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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비밀의 숲 시즌 1. 몰입도가 좋은 드라마 그러나 먼치킨 캐릭터가 아쉽

by 썬도그 2020.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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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시즌2가 방영 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극찬을 마다하지 않은 비밀의 숲 시즌1을 안 봤습니다. 안 보고 시즌2부터 달렸는데 1,2화를 다 보고 나서도 너무 재미가 없어서 이게 극찬받은 드라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없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뉴스에서나 다루는 검경 수사권 갈등을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검찰, 경찰이 서로 수사권을 두고 다투는 건 시사를 좋아하는 저도 크게 관심이 없고 관심이 있어도 경찰이나 검찰이나 둘다 견찰로 바라보는 국민들이 많아서 동네 개싸움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인기 없는 소재를 드라마로 만드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느끼지만 재미가 너무 없어서 이 드라마를 계속 봐야 고민하고 있네요. 

이런 제 심정을 페북에 올리자 시즌2는 좀 기다려봐야겠지만 시즌1은 정말 재미있다는 소리에 지난 3일 동안 16화를 다 봤습니다. 

감정이 없는 열혈 검사의 비리 공화국 파헤치기를 담은 '비밀의 숲'

2017년 tvN에서 방영한 <비밀의 숲>은 시청률 자체는 높은 드라마는 아니였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도 이 드라마를 극찬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사람들 사이에 회자가 되는 드라마들이 있습니다. 최근에 끝난 <사이코지만 괜찮아>도 시청률은 10%를 넘지 못했지만 전 세계가 좋아했던 드라마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밀의 숲>은 몰입도가 상당히 좋고 잘 만든 드라마입니다. 다만 저에게는 극찬을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분명 우수 드라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몰입도가 좋아서 3일 만에 16부를 다 봤네요. 

드라마 <비밀의 숲>이 시작되면 황시목 검사의 어린시절이 나옵니다. 뇌에서 감정을 다루는 부위가 너무 발달해서 외부 자극에 너무 민감하고 그 민감함이 고통과 폭력적인 성향으로 나타나자 뇌 절재술을 받습니다. 이후 황시목 검사는 감정이 사라진 로봇과 같은 사람이 됩니다. 

드라마 내내 거의 웃지 않는 황시목 검사라는 캐릭터는 뛰어난 수사 능력을 가졌지만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셜록'과 닮아 보입니다. 그래서 이 검사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지능범들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수사물인 줄 알았는데 이런 설정은 이 무뚝뚝하고 감정 없는 황시목 검사를 치장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일 뿐 중요 장치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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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비밀의 숲>은 대한민국이라는 비리공화국을 움직이는 정계, 재계, 검찰과 경찰의 끈끈한 경제인과 검찰과 경찰의 유착 관계를 고발하는 드라마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새로운 이야기도 놀라운 이야기도 아닙니다. 지금도 한국 검찰과 경찰 그리고 법원이 정치인과 특히 재벌가들에게 너그러운 온기 넘치는 배려심 넘치는 판결과 수사를 하고 있기에 드라마가 주는 소재의 신선도는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몰입도가 좋은 이유는 드라마 초기 일어난 브로커 박무성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살인 사건을 조사하면서 이 살인에 거대한 힘의 작용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황시목 검사가 거대한 검은 권력을 추적하는 재미가 아주 좋습니다. 

주인공인 황시목 검사(조승우 분)는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감정이 하나도 없는 모습이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진실을 향해서 진군하는 독야청청 캐릭터입니다. 얼마나 감정이 없는지 인간적인 교류가 전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 따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기 할 말만 똑 부러지게 합니다. 이런 감정 없는 황시목은 인간관계를 자연스럽게 잇지 못하다 보니 검찰 내에서도 왕따로 지냅니다. 그러나 이런 친목하지 않는 인격 때문에 황시목은 누구보다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검사장까지 비난을 합니다. 

자신을 키워준 서부지검 이창준 차장검사(유재명 분)가 박무성 브로커의 죽음의 배우에 이창준이 있다고 생각하고 꼭 잡어 넣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오늘만 사는 황시목입니다.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고 수사 능력도 좋아서 상대의 수를 꿰뚫어보는 능력까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드라마 중반 이후 크라이막스 전까지는 큰 쾌감을 주지만 동시에 뭐든 황시목 손아귀 안에서 노는 모양새로 보여서 긴장감은 별로 없습니다. 보통 이런 수사물이나 검은 권력을 그린 드라마는 권력자의 신의 한 수와 그걸 받아치는 주인공의 행동에 감동하고 박수를 치는데 워낙 황시목이 먼치킨 캐릭터라서 긴장감이 없습니다. 

보다 보면 또 황시목이 계획한 것이겠지 라는 생각마저 하게 되고 실제로 황시목의 계획이었다는 주변 인물들의 리액션과 함께 저도 또 황시목의 계획이야?라고 닭살이 돋습니다. 너무 주인공이 철두철미합니다. 인간미가 좀 있어야 긴장도 있고 황시목을 무등 태워서 응원을 하는데 워낙 수완이 좋아서 큰 걱정이 안 됩니다. 

에스프레소 같은 황시목을 라떼로 만들어주는 우유 같은 형사 한여진

황시목이 얼마나 감정이 없고 매몰찬지를 보여주려면 전혀 다른 캐릭터를 배치해야 합니다. 열혈 여형사 한여진(배두나 분)은 황시목 검사와의 인연으로 황시목과 함께 브로커 박무성의 죽음을 쫓습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자기 조직에 대한 비판까지 서슴지 않은 내부고발자이자 다들 뒤로 해 먹는 추악한 검사와 경찰 사이에서 핀 장미 같은 존재입니다. 가시가 있어서 동료 검사나 형사를 찌를지언정 고귀한 성품으로 거대한 권력과의 전투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전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여진은 황시목과 함께 브로커의 죽음을 조사하면서 황시목의 수사를 돕습니다. 상당히 밝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무뚝뚝한 황시목과 참 많이 비교됩니다. 황시목을 웃게 만드는 유일한 캐릭터입니다. 마치 멀더와 스컬리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 <비밀의 숲>을 쓴 작가가 <X 파일>을 참고했을까요?

선도 악도 아닌 주변 캐릭터들의 향연

황시목은 보수 거대 언론사가 터트린 검사들의 향은 비리를 조사하는 특별 수사팀을 이끕니다. 동료 검사들을 조사하면서 힘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황시목 주변에는 악인지 선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의뭉스러운 캐릭터들이 참 많이 배치됩니다. 

가장 눈에 띄고 시즌2에서도 황시목과 함께 검찰을 대표하는 팀에 합류하게 되는 서동재 검사(이준혁 분)입니다. 이준혁은 전형적인 기회주의자 검사이자 검사 양아치 같은 캐릭터입니다. 후배인 황시목이 치고 올라오자 이창준 검사장의 딸랑이가 되어서 온갖 아양을 다 떱니다. 그러나 자신의 현 위치와 자신이 살아갈 방법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 나고 어떤 태도와 누구에게 붙어야 목숨을 연장할 수 있는 지를 잘 압니다. 선과 악의 경계선에서 줄넘기를 하는 캐릭터입니다. 

가장 묘하면서도 흥미로운 캐릭터는 영은수 검사(신혜선 분)입니다. 영은수 검사는 전 장관이었던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장관직에서 내려오는 불명예를 회복하고자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듭니다. 영은수 검사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뇌물죄를 뒤집어 씌운 이창준 검사장이 모든 사건의 범인이고 이창준 검사장을 감옥으로 보내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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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아버지에 대한 복수라고 해도 너무 나대고 물불 가리지 않고 이성적이지 못하는 행동이 좀 이해가 안 가기도 하지만 가장 인간적인 매력이 좋은 캐릭터입니다. 드라마 초반부터 중반까지 이 영은수 검사가 아니었다면 수시로 보다 말다 보다 말다 했을 텐데 영은수 검사를 응원하게 되면서 꾸준히 보게 되었네요. 

그리고 이 드라마의 핵심인물인 이창준 서부지검장은 이 드라마에서 황시목의 대척점에 있는 캐릭터로 황시목이 제거하려는 대상 1호입니다. 모든 부정부패가 이 이창준 검사장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모든 것이 이창준으로 향합니다. 

살인범은 누구일까? 그리고 반전

<비밀의 숲>은 검찰 같은 거대 공권력을 떡 주무르듯 하고 청와대 인사까지 좌지우지하는 거대한 재벌권력과 왕따 검사와 열혈 형사가 이 검은 권력을 발본색원하는 이야기로 흘러가다가 후반에는 2건의 살인과 1건의 살인 미수를 누가 저질렀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흥미를 유도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거대한 반전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드라마의 반전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거대한 반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봤는데도 반전을 맞추지는 못했습니다. 기존의 드라마나 영화에서의 반전과는 좀 결이 다릅니다. 더 이상 거론하는 것은 스포가 될 수 있어서 말은 줄이겠지만 대부분은 반전을 맞추지는 못할 겁니다. 다만 이 반전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크게 재미있는 요소나 큰 충격을 주는 요소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비밀의 숲>은 좋은 드라마 몰입감 있는 드라마입니다. 특히 사족 같은 주인공 사이의 감정 교류를 배제하고 수사 교류만 찰지게 담아서 수사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고 깔끔했습니다. 추천하는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시즌 2는 왜 이리 재미가 없는지 모르겠네요. 검경 수사권 다툼을 왜 드라마로 봐야 하는지 재벌 2세 같은 인물이 바닷가 접근 금지 줄을 끊었다는 걸로 어떤 이야기를 펼쳐갈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시즌 1과 달리 초반에 끌리는 이야기를 내놓지는 못하네요. 

<비밀의 숲>는 넷플릭스에서 시즌1, 시즌2 모두 볼 수 있습니다. 

www.netflix.com/n/69c1d3b6-395d-43b2-9e71-f91eb75a99d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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