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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도새재생 뉴딜사업이 뭘까? 독산동 도시재생을 돌아보다

by 썬도그 2020.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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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사람처럼 태어나고 늙고 병들어 갑니다. 다만 이 늙어가는 속도가 느리거나 빠르거나 아니면 계속 청춘처럼 지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도시는 오래될수록 도시의 외형을 담당하는 건물이 낡아지면 슬럼화 되어갑니다. 유동 인구가 많고 살고 싶은 사람이 많은 곳이가 각종 인프라가 계속 추가되는 곳은 낡은 건물들은 바로바로 새 건물로 탈바꿈하거나 최소한 리모델링을 합니다. 

그러나 인프라가 잘 구축되지도 않고 낡은 이미지가 켜켜히 쌓이면 젊은 사람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고 노인층만 거주하게 되면 그 지역은 계속 슬럼화가 됩니다. 다 쓰러져가는 건물이나 빌라에서 살아도 리모델링할 돈도 없고 재건축을 하려는 민간 건설업자들도 없으면 늙어가고 낡아가는 속도는 더 가팔라집니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습니다. 아니 꽤 많습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란?

이명박 정부는 슬럼화된 도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 블록 전체를 몽땅 개발하는 불도저식 개발인 뉴타운 사업을 펼쳤습니다. 이런 식으로 재개발이 이루어진 곳들이 서울에 꽤 많습니다. 유년 시절 추억이 있는 신길동 골목길은 신길 뉴타운 사업으로 몽땅 사라졌습니다. 

서울은 이런 식의 개발이 참 많습니다. 이런 불도저식 재개발은 추억의 공간을 모두 지워버리는데 큰 역할을 했고 그래서 서울 태생 분들은 추억이 깃든 장소가 많지 않습니다. 편의를 위해서 추억을 파괴하는 도시가 서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의 한 블록을 몽땅 밀고 재개발을 하면 돈 없는 원주민들과 세입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고 돈 많은 부동산으로 큰돈을 버는 외부인과 부동산 전문 업자들만 돈을 법니다. 

돈이 돈을 버는 전형적인 야수 자본주의의 형태죠. 수 많은 연예인과 고위직 공무원 가족들이 은행에서 큰돈을 대출받아서 거액을 지불하고 건물을 사서 큰 수익을 내는 것이 대한민국의 부의 롤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불도저식 도시 재개발 사업의 문제를 인지하고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시작합니다. 

도시 재생 뉴딜 사업의 사전적 정의는 지역이 주도하여 주거 복지를 실현하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여 원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살기 좋게 만드는 도시 혁신 사업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는 사업이 도시 재생 뉴딜 사업인지 한 번에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서울시 1호 도시재생 뉴딜사업 창신동>

그러나 이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기존의 이명박식 도시재개발 사업은 원주민의 이탈률이 너무 높았습니다. 도시재생은 높은 재개발 비용으로 원주민이 떠나지 않게 하면서도 낡은 이미지를 싹 지울 수 없지만 조금씩 걷어내서 슬럼화를 막고자 하는 것이 도시재생입니다. 

2014년에 서울시가 선정한 도시재생 사업 1호가 창신, 숭인지역입니다. 여기에 400억 가까운 서울시 세금이 투입되어서 도시재생을 했습니다. 실제로 가보면 이 지역은 서울성곽 바로 옆 동네라서 높은 아파트 건물 개발 허가도 허가지만 원주민들이 원하지 않아서 아파트 올리는 재개발 사업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건물들이 30년 이상 된 건물이 많아서 낡은 이미지가 많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CCTV를 곳곳에 설치하고 도로 개선도 하고 이움 피움 봉제박물관을 지어서 창신, 숭인 지역에 있는 수많은 봉제 공장들에 활력을 넣었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를 지역 주민에게 물어보니 크게 있어 보이지는 않네요. 특히 많은 돈을 들여서 만든 봉제박물관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저 같은 외지인들이나 좀 찾아오지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도서관도 아니고 박물관이라서 한 번 찾고 두 번 이상 계속 찾지는 않다고 하네요. 

원래 이 박물관이나 전시관들을 짓는 목적은 지역 주민들이 내 동네다!라는 지역 자부심과 애착심을 키우기 위함인데 가산동에 있는 '구로공단 노동자생활체험관'처럼 근처 학생들이나 견학을 오지 지역 주민들이 사랑 하고 자주 찾는 공간은 아닙니다. 지역 주민의 애착심을 끌어올린다면 이런 외지인들이나 들일만한 박물관 대신에 차라리 도서관이나 작은 쉼터나 지역에 없는 공간을 공공이 제공해주는 것이 더 낫겠죠. 하다 못해 창신동에 거의 없는 작은 공원을 더 확충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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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75억원이 투입되는 독산동 도시재생 사업을 돌아보다. 

독산 1동은 2개의 이미지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금천구청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왼쪽에 있는 12억을 호가하는 롯데캐슬 1,2,3단지가 있습니다. 무려 4천 여 세대가 사는 아파트 단지로 금천구를 대표하는 대장주 아파트입니다. 그러나 이게 원래 독산 1동의 이미지는 아녔습니다. 이 롯데 캐슬 아파트가 올라가지 전인 2015년까지만 해도 

 이런 이미지였습니다. 오래된 건물이 많고 공장이 많은 지역이었죠. 그러나 지금은 반은 신도시 느낌이 나고 반은 낡은 이미지가 많습니다. 독산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오른쪽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즐기한 전형적인 주거 공간으로 변신을 했고 왼쪽은 여전히 공장이 많은 준공업 지역입니다. 

쉽게 말해서 독산 1동은 우시장이 있는 범안로를 기준으로 신도시 이미지와 구도시의 이미지를 동시에 갖추고 있습니다. 정부와 서울시가 도시재생 지역으로 선정한 지역은 이 구도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대표적인 공간은 독산 우시장입니다.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잘 아는 독산동 우시장. 여기는 소 도축장이 있던 곳이지만 지금은 지방으로 이전하고 소나 돼지의 고기가 아닌 특수 부위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입니다. 

우시장이 있어서 소고기 돼지고기 싸서 자주 먹겠다고 할 수 있지만 여기서 거주한지 20년 동안 우시장 안에 들어가서 고기를 먹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거의 찾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나 돼지의 특수 부위를 세척하면서 나오는 핏물과 고약한 냄새 때문에 민원이 엄청난 곳입니다. 저도 가끔 영화관 가려고 지름길로 갈 때 지나가면서 코를 막고 갈 때가 많습니다. 고기 비린내와 소의 특수부위가 길가에 나와 있으니 급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지나가고 싶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역민에게는 상생의 공간이기보다는 공장처럼 고약한 냄새를 내는 공간으로 많은 민원을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이런 민원을 알기에 구청장은 수시로 이 지역에서 청소를 하는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줍니다. 그러나 독산 1동 지역민들은 이 우시장 전체가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큽니다. 워낙 냄새가 심해야죠. 

서울시와 정부는 이 독산 우시장 지역 일대를 우시장 상권 재생, 문화 재생, 산업 재생이라는 도시재생 사업을 위해서 5년간 시비 225억원 국비 150억 원 총 375억 원을 투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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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에 정부와 시 세금이 375억이나 투입이 되니 지역민들은 반가워합니다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게 반가운 소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정부나 서울시는 이 우시장 일대를 리모델링을 해서 냄새도 없고 고기 핏물도 안 보이는 쾌적한 공간을 만든다면서 그린 푸줏간 사업이니 iOT니 하면서 계획을 세우고 있고 이 공간 속에 문래동처럼 문화 창작 공간을 투입하는 등의 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역민들은 이 공간 자체를 가기 꺼려하기에 정부와 구와 시에서 뭘 하든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냄새 덜나게 하는 우시장을 만들겠다는데 반대할 일도 없습니다. 다만 말은 대놓고 못해서 그렇지 우시장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죠. 그러나 이런 말을 쉽게 꺼내기 쉽지 않습니다. 아니 지금까지는 꺼내지 않았지만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많아지고 주거민이 갑자기 1만 명 이상이 늘어가자 이 우시장을 혐오시설로 민원을 계속 넣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을 도시재생으로 살린다고 하니 지역민들이 딱히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독산 1동 도시재생 공간은 독산 1동 중에서도 독산 홈플러스와 코카콜라 공장 자리에 올라선 거대한 현대지식산업센터 건물 뒤쪽입니다. 독산 1동 중에서도 일부입니다. 이 지역이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입니다. 독산 1동 도시재생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궁금해서 이 지역을 돌아다봤습니다. 

독산 우시장에 오피스텔 건물이?

이 지역은 독산1동 우시장 도시재생사업지역은 아니고 그 인근 지역입니다. 여기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네요. 전형적인 상업과 주거 혼재 지역으로 차량이 수시로 다녀서 사람이 피해 다녀야 하는 걷기 편한 지역이 아닙니다. 다만 주변에 빌라 주택이 계속 늘고 있어서 주거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공장도 많아서 공해 오염물질이 많습니다. 금천구청에서는 기준 이하의 공해 물질이 배출된다고 하지만 그게 숫자 놀음이지 누적된 공해 피해는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곳은 공해 배출 공장은 시 외곽으로 이전해서 주거지역과 분리를 해야 합니다. 누가 공장 옆에 살고 싶어 하겠어요.  

20년 아니 30년 이상 변화가 없던 지역에 신축 빌딩들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도 공사가 시작되고 있고요. 너무 갑자기 공사를 하는 모습에 좀 놀랬습니다. 공사 간판을 보니 오피스텔이 올라가네요. 독산1동은 지난 3년 안에 지어진 오피스텔 건물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독산 홈플러스 옆에 있던 공장 자리도 초대형 오피스텔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건 2가지 이유입니다. 

하나는 가산디지털단지입니다. 집 근처라서 가끔 가산디지털단지에 가면 대나무처럼 쭉쭉 올라가는 아파트형 공장(현 지식산업센터)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마치 강남 테헤란로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강남과 달리 교통편이 엄청나게 열악합니다. 서울에서 가장 막히는 도로가 가산동 일대입니다. 수출의 다리 건너는데 1시간 걸리면 말 다했죠. 

그 많은 건물 속에 수십 만명의 직장인들이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하루 유동인구가 20만 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갑니다. 전철 승하차 인원도 2008년에는 10위였는데 2019년에는 출근 시간 승하차 인원 1위가 가산디지털단지입니다.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가산디지털단지에 지어지는 건물이 엄청 많습니다. 

 교통대책 마련도 없이 너무 건물만 올려서 제가 금천구청 건축과에 항의까지 했네요. 그런데 대책이 특별한 게 없고 1호선 전철과 경부선 선로 밑으로 토끼굴 하나 파는 게 전부더군요. 이렇게 유동인구나 회사는 늘어가는데 교통편이 최악이다 보니 출퇴근 할 때 받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가디 근처에 집을 사거나 오피스텔을 얻어서 혼자 사는 회사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건 거대한 오피스 배후 지역이 있다 보니 독산 1동은 최근 오피스텔 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시로 저를 잡고 오피스텔 분양 상담받으라는 분들이 많네요. 

또 하나는 신안산선입니다. 신안산선은 안산에서 출발해서 금천구 시흥대로를 타고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전철 노선으로 작년에 착공을 했습니다. 2024년 완공 예정입니다. 이 신안산선을 타면 여의도까지 2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독산동 도시재생지역의 대표적인 공간인 우시장입니다. 그런데 플랜카드가 보이네요. 처음에는 우시장 도시재생 환영인 줄 알았는데 소음 먼지? 항의네요. 그래서 전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걸어 놓은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우시장 상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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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이 왜 플랜카드를 걸었을까요? 

놀랍게도 우시장 그것도 초입에 어마어마하게 큰 오피스텔 건물이 올라갑니다. 지상 15층 지하 3층 규모의 거대한 주거공간이 올라가네요. 도시재생지역이자 우시장의 노른자 땅인데 여길 개발한다고요? 개발은 할 수 있습니다. 땅 주인과 건물주가 팔면 그만이니까요. 정부가 도시재생지역이라고 선정을 해도 민간인들의 재산을 가지고 개발하라 말라 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 우시장 지역이 주거 공간으로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냄새와 소와 돼지 특수부위를 지나가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주거시설이 들어온다고요?

이 독산 우시장 바로 맞은편에는 최근에 지어진 e편한세상 독산 아파트가 올라갔습니다. 이 아파트 올라갈 때도 우시장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을까 했는데 들어섰고 놀랍게도 주변의 우시장 상인들의 건물이 깔끔해지거나 사라졌습니다. 바로 뒤에는 또 하나의 오피스텔 건물이 올라서고요. 이렇게 주거지역이 서서히 늘다 보니 우시장 건물주들이 이 땅을 다 팔고 있습니다. 이러면 도시재생을 할 필요가 없죠. 

보통 도시재생은 지역 개발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지역, 즉 민간 건축 업자들이 돈 안 되고 여기는 지역의 낙후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 도로로 새로 깔고 각종 편의공간이나 생활 편리성에 관한 인프라를 구축해서 자연스럽게 서서히 개발을 유도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오피스텔이 죽순처럼 오르면 우시장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 오피스텔 건물 올라서면 거기에 사는 주거민들이 가만 있을까요? 수시로 민원을 넣어서 위생 및 냄새 고기 핏물에 관한 집단 민원을 넣고 가뜩이나 여러 민원에 시달리고 장사도 안 되면 다른 지역으로 다 이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독산동 우시장이 도시재생으로 지정이 되어서 이런 재개발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건지 아니면 그런 세금 투입과 관계없이 가산디지털단지 직장인들이 걸어서 출근하거나 퇴근할 수 있는 거리에 오피스텔을 마구 공급하는 것인지 아니면 1%도 안 되는 은행 금리로 인해서 유동자금이 넘치다 보니 부동산 투기 자본이 몰려들어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뭐든 확실히 이거다 하기 어려우니까요. 

다만 도시재생을 무색하게 너무 개발이 빨리 일어나는 느낌도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독산동 우시장 재생사업을 이리저리 좌고우면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더럽고 낡은 도로 정비나 가로수 정비 거리 정비나 빨리 했으면 합니다. 주택가도 잘 안 가꾸는 우리인데 공장 지역 도로를 시나 구에서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합니다. 가장 확실한 건 공장들 다 떠나고 거기에서 빌라나 주택가가 생기면 좋겠죠. 그러나 그건 또 도시 재개발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깁니다. 

도로 정비만 해도 건물주가 좋아하는데 도시 재생이 효과가 있을까?

도시재생은 개발을 반대하는 것이 아닌 서서히 개발이 되거나 개발이 되어서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원주민이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한 슬로우 개발을 지향합니다. 따라서 개발을 위해서 도로 정비, 가로수 정비, 보도블록 정비 및 문화 사업을 넣어서 문화의 향기도 넣습니다. 그 롤모델이 서울시 세금을 많이 투입한 세운상가 도시재생입니다. 가보면 청년들이 꽤 많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산 도시재생 지역에도 문화의 향기를 느끼게 하려고 하더군요. 금천예술공장이라는 서울문화재단 소속의 예술가 레지던시 공간과 함께 뮤지컬 스쿨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시재생 스마트기술 지원 사업을 시행해서 생활 악취를 감소하는 스마트 빗물받이 설치, 보행자 알림이 설치, 활주로형 횡단보도 설치, 가로등을 밝게 하는 스마트 특화 거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지역 인프라 개선 사업입니다. 문제는 이런 지역 인프라 개선을 하면 가장 좋아할 사람들은 집주인과 건물주 같은 부동산 소유자들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지역 인프라도 큰 영향을 주는데 이렇게 도로 정비 가로수, 가로등 개선 등등만 해도 부동산 가격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줍니다. 이렇게 주면 환경 개선을 시나 정부에서 해주면 부동산 업자들은 여기 개발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해서 부동산 개발을 하고 이 규모가 크면 이명박식 블록 전체를 갈아엎고 개발을 하는 재개발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 재생이 도시 재개발의 마중물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도 이 독산1동 우시장을 도시 재생으로 선정한 이유가 민간 개발업자들도 포기한 동네, 가망이 없은 동네라서 슬럼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정부나 지자체가 투입이 되어서 도시 기반 인프라를 구축했는데 흥미롭게도 독산동 도시재생 사업이 지정된 후에 여기저기서 오피스텔이 올라가고 있네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게 도시재생 지역으로 선정되어서 갑자기 부동산 개발 붐이 일어난 건지, 신안산선 착공 때문인지 아니면 가산디지털단지 때문인지 알 수가 없지만 이런 식으로 재개발이 일어나면 독산동 도시재생 사업의 목적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이 독산 도시재생 지역은 주택, 아파트, 빌라, 소규모 공장, 자동차 정비소들이 혼재되어 있고 아무리 정부와 시 예산으로 가꾸고 가꾸어도 공장들 자체가 외관을 고치거나 공장 외형을 꾸민다거나 공해 물질 배출을 덜 한거나 하지 않습니다. 을지로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번 돈으로 누가 인테리어나 공장 리모델링을 하겠습니까. 비만 안 새면 된다 생각하고 낡은 모습 그대로 공장을 운영하죠. 따라서 아무리 환경 개선을 한다고 해도 이미지의 큰 축을 담당하는 공장 건물이 모든 것을 상쇄하기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라리 주택과 공장 지역을 분리해서 준공업 지역 해제를 해서 공장들을 산업 공단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게 낫겠죠. 공장도 공장끼리 있어야 관리도 쉽고 시너지 효과가 나지 주택과 공장이 혼재된 공간 자체가 쉽게 개발되기 어렵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독산동 땅값 부동산 값이 오르자 공장들이 큰돈을 받고 떠나기 시작했고 떠나는 곳마다 어김없이 오피스텔이라는 주거 공간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준공업지역인 독산동이 점점 주거지역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 재생의 목표 중 하나인 생활 여건 개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을 억제하면서 생활 여건 개선을 하는 도시 재생이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았는데 주변 개발과 함께 덩달아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공장이 점점 사라져 여느 서울 지역처럼 상업 공간과 주거공간만 있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네요.

<주변에 오피스텔 건물이 올라가자 몇몇 상인들이 떠나고 있다>

도시재생에 관한 많은 토의와 토론을 하고 엄청난 노력들을 하지만 근본적으로 정부나 서울시가 바라는 도시재생은 일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세운상가에 서울시 세금 수백억 원 들여서 리모델링을 하면서 세운상가 상가주에게 임대료 많이 올리지 말라고 상생 협약을 했다는데 이게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독산 1동 도시재생지역에 집주인이 월세나 전세를 확 올려도 정부가 막을 수가 없습니다. 다만 부탁조로 할 뿐이죠. 

전 도시재생이라는 말만 번지르하고 실속이 없는 이런 사업은 간판을 달지 말고 그냥 알아서 필요한 지역에 인프라 구축을 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 합니다. 돈 투입되는 곳은 필연적으로 살기 좋아지고 살기 좋아지면 아파트, 주택 가격이나 부동산 가격은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재개발이건 도시재생이건 말과 개발 속도만 다르지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독산동 도시재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엄청나고 화려한 간판을 달았지만 지금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도 없고 변화된 것도 거의 안 보이네요. 뮤지컬 스쿨 같은 뜬금 없는 기획 하지 말고 차라리 도시 재생할 예산으로 공원이나 더 많들어줬으면 하네요. 서울에서 공원면적이 가장 적은 구가 금천구이고 이 우시장 주변은 조그마한 근린공원도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시 재생한다면서 별 특색도 없는 벽화 그리는 행동은 이제 좀 잦아들었네요. 

민간 개발업자도 포기한 독산동 우시장 일대에 들어온 도시재생. 사업 초기이지만 이명박식 도시재개발 보다는 약한 수준의 도시 재개발이 일어나고 있네요. 같은 동네라서 공장 보다는 주거 지역 늘어나는 것이 좋고 그런 면에서 도시재생은 긍정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시장이 떠나는 것도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지역주민의 바람이기에 부합되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나 지자체는 우시장을 개선을 하려고 하네요. 공장, 주거, 상업시설이 혼재된 독산동 우시장 지역. 도시재생도 목적과 결과가 마구 엉켜 버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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