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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한국의 골목길을 더 아름답게 하려면 길거리 화분을 바꿔야 한다

by 썬도그 2020.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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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름 이만열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라는 미국인 학자가 2017년 쓴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은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책 자체는 귀담아들을 내용이 많지 않고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니지만 한 대목이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한국인들은 자기 주변의 나무나 꽃들을 자기 책임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잘 돌보지 않는다. 도시 환경 개선을 위해 나무를 심는 사업을 벌이지만 가로수가 방치 속에 그냥 죽어가는 일도 일어난다. 낡은 집에 사는 한국인들은 페인트를 칠할 생각이 별로 없다. 몇 년 안에 철거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옛날 골목은 아주 재미있는 관광지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서울에서 북촌 정도만 제외하면 옛 골목들은 외국인들에게 더러운 환경으로 보인다. 

<한국인도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88페이지 중에서>

한국은 내것과 네 것의 차이가 극명한 것인지 집 안은 그렇게 공을 들여서 잘 꾸미면서 집 밖의 모습은 거의 꾸미지 않습니다. 마을이라는 형태가 붕괴되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 큰 관심이 없습니다. 마을에 누가 새로 이사 오면 들여다 보고 또래면 같이 친구 먹으면서 새로운 인물, 새로운 사람,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기쁨이 있었는데 요즘은 동네 친구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아파트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고 일반 주택가도 수시로 이사를 가고 오기 때문이고 굳이 동네 친구나 동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아도 SNS나 다양한 매체로 고립감을 덜 느끼기 때문인지 동네를 주거지역으로 생각하지 마을로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한국의 골목길을 요즘 오즈모 포켓 짐벌 카메라로 담고 있는데 한국의 골목길이 많지 않지만 그 골목길들이 생각보다 지저분한 곳들이 꽤 많습니다. 

유럽의 골목이 아름다운 이유 정갈함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E6_JLRwoTqw

유럽의 관광명소를 4K로 이동하면서 담은 WALKING 채널을 자주 봅니다. 보면서 느끼는 것이 아웃테리어들이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이탈리아 부라노같이 일부러 원색으로 외벽을 칠한 동네 뿐 아니라 유럽 관광 명소로 유명한 동네들은 참 아름다운 골목들 가지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외벽을 저렇게 정갈하게 칠하는 것이 관광지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명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동네를 잘 가꾸는 느낌입니다. 반면 우리는 외벽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게다가 경제성만 내세운 건물이라서 복사 앤 붙여 넣기 아파트나 빌라들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또 하나 눈여겨 본 것은 화분입니다. 화분들 보세요. 컬러풀한 화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테라코타 화분으로 색이 비슷합니다. 색만 테라코타 색이지 좀 더 저렴한 플라스틱 화분일 수도 있지만 색을 통일해서 더 정갈해 보입니다. 

조그마한 짜투리가 있으면 나무를 심고 식물을 심은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아예 덩굴 식물을 심어거 가꾸기 위해서 맞춤형 화분을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한국 골목의 고무통 화분과 쓰레기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 골목에서 자주 보는 화분입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화분도 있고 고무통도 있습니다. 저 빨간 고무통에 김장김치 담가먹기도 했는데 재활용 고무통은 위생상 좋지 못해서 플라스틱 대야로 바뀌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싸서 화분 대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풍경은 흔하고 흔합니다. 작은 텃밭을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식물을 심어서 지나가는 사람의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다만 플라스틱 재질이 주는 싸구려 느낌도 많이 나고 색도 통일되지 않아서 정갈하다는 느낌보다는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화분들을 가꾸는 공간이 더 낫지 아무런 화분도 식물도 없는 공간은 더 삭막합니다. 

같은 동네 바로 옆 건물의 화분입니다. 플라스틱 재질의 화분이지만 크기와 색을 통일 시키니 훨씬 정갈해 보입니다. 상추를 심어 놓았네요. 

이런 화분도 좋습니다. 건물벽에 맞춰서 화분을 만들어 놓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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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의 골목길을 4K 짐벌로 담아서 유튜브에 올리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d2Zf9v6ILsO9UyqJhk4Rcw?view_as=subscriber

 

워킹맨

 

www.youtube.com

아직 초기라서 중구난방으로 담고 있습니다. 서울의 골목이란 골목은 다 다녀볼까 합니다. 돌아다니면서 생각보다 아름다운 서울의 골목길이 꽤 많았습니다. 뭐 주로 한옥 가옥이 많은 종로구 쪽에 몰려 있는 것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유럽 거리 못지않게 잘 꾸며 놓은 골목길도 있습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P5fxiardRD4&t=3s

북촌 한옥마을 근처의 한 골목길을 탐험(?)하다가 너무나 아름다운 골목을 만났습니다. 이곳도 플라스틱 화분이 있지만 색이 통일되어 있고 도자기 화분과 꽃이 핀 식물이 있어서 그런디 더 아름답네요. 우리도 거리에 예쁜 화분에 다양한 꽃을 심는 주민들이 많으면 거리가 더 아름다워 지지 않을까요?

이 텃밭은 방통대 대학교 교정에서 봤습니다. 여느 텃밭과 다르지 않지만 긴 화분에 다리가 있습니다. 

다리가 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긴 화분이 높이 있으니 쭈구리고 앉아서 볼 필요 없이 허리만 살짝 숙이면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좋네요. 서울시에서 골목 가꾸기 지원 사업을 통해서 화분을 무상 제공하거나 하는 등으로 화분의 색만이라도 통일해도 꽤 정갈한 골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이나 한국 골목길을 망치는 또 하나의 주범은 쓰레기입니다. 해외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다세대 주택 지역을 걸어 다니면 전봇대 옆에 쓰레기봉투들이 항상 나와 있습니다. 청소 차량이 새벽에 치워가지만 그 사이에 길을 걷는 사람들이 꼭 보게 됩니다. 비닐봉지에 넣어져서 나와 있는데 가끔 길냥이들이 풀어 헤치면 쓰레기봉투가 배가 터져서 아주 지저분하게 보입니다. 다행히도 요즘은 캣맘, 캣 대디들이 길냥이들을 잘 보살펴서 배 터진 쓰레기봉투가 덜하지만 쓰레기봉투를 길가가 아닌 안 보이게 하거나 숨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아무래도 청소 차량이 지나가면서 쉽게 처리할 수 있게 길가에 나와 있는 것은 알겠지만 도시 미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가리고 숨기면서도 청소의 편의성도 해치지 않는 모습도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 

종로구 계동길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런 잘 가꾼 덩굴 식물들이 많아서 참 좋습니다. 우리가 우리 동네를 잘 가꾸면 서울시 전체가 관광지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신대방동 골목을 지나다가 본 집입니다. 이 집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집 주인분이 집을 너무 잘 꾸며 놓았습니다. 이런 정성 쉽지 않은데 별 특색 없는 집들 사이에서 꽃처럼 피어났네요. 

화단도 아주 잘 가꾸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 있는 이런 화분들이 골목의 정취를 살짝 헝클어 놓네요. 화분들만 테라코타 화분들로 정렬되어 있고 좀 더 다양하고 화려한 식물들이 심어져 있다면 우리네 골목들도 좀 더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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