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마술입니다. 스토리를 바탕으로 둔 마술이죠. 그 마술에 홀리기 위해서 우리는 돈을 지불하고 영화를 봅니다. 코로나19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서 저 장면은 어떻게 찍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참 많이 듭니다. 이 궁금증과 함께 영화 제작 과정의 이야기가 참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영화 제작 뒷 이야기를 다 밝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일부만 공개되죠. 민감한 문제 예를 들어 주연 배우 사이에 싸움이 있거나 문제가 있으면 숨기려고 하죠.
영화는 영화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영화 뒷 이야기도 참 궁금합니다. 마치 마술도 재미있지만 마술의 비법을 공개한 영상이 큰 인기를 끄는 것처럼 영화라는 마술의 비법을 공개한 넷플릭스 다큐를 소개합니다.
80년대 인기 영화 제작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다큐 <무비 :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2019년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 <무비 :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은 80년 대 인기 영화인 <더티댄싱>, <나홀로 집에>, <고스트 바스터즈>, <다이하드> 이 4편의 제작 과정과 비화를 이 영화를 제작하고 감독한 제작자 감독, 각본가, 다양한 스텝들이 직접 출연해서 당시의 제작 뒷 이야기와 제작 과정에서 생긴 다양한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잔뜩 풀어놓습니다. 별 기대 없이 봤는데 꽤 재미있게 만들어 놓아서 넋 놓고 봤네요.
다큐 스타일은 유머입니다. MBC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이철용 성우가 진행하는 코너처럼 찰진 멘트와 적절하고 확실하고 재미진 영상 클립을 적극적으로 넣고 재미있는 편집과 구성으로 담았습니다. 이 중에서 2편을 봤는데 2편 모두 아주아주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 있네요.
더티라는 제목이 들어가서 지금까지 한 번도 안 본 <더티댄싱>은 80년대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영화입니다.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영화 클립은 잘 알고 있고 무엇보다 영화 O.S.T가 대박을 쳐서 숱하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더티댄싱>은 20세기 폭스사나 뮤지컬 영화에 강점이 있는 MGM이 아닌 홈비디오 사업을 하는 '베스트론'에서 450만 달러라는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이 더티댄싱은 제목도 제목이지만 여자가 주인공인데 그것도 낙태를 한 여자 주인공이라는 점이라서 메이저 영화사들에게 거절을 당합니다. 그렇게 여기저기서 퇴짜를 맞던 이 시나리오는 홈비디오 사업에서 영화 제작사로 변신을 꾀하던 '베스트론'에서 초저예산으로 제작을 합니다. 감독은 댄스에 관한 단편 다큐를 만든 감독이 맡았습니다. 제작자도 큰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우여곡절 끝에 '패트릭 스웨이즈'와 '제니퍼 그레이'가 남녀 주인공을 맞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이전 영화에서 불화가 있었고 서로를 무척 싫어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촬영하면서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실제로 화해를 하는 등의 영화와 실제가 묘하게 비슷해지는 일이 일어납니다. 넷플릭스 다큐 <무비 :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는 두 주연 배우는 출연하지 않지만 생존해 있는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등등의 당시 스텝들이 그 시절을 회상하고 추억하고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촬영 장소를 다시 방문해서 추억에 젖는 제작진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 추억의 책장도 잠시 열어보게 됩니다.
더 흥미로운 건 <다이하드>입니다. 액션 영화는 <다이하드>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다이하드>는 88년 개봉 당시 센셔이션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 남는 것이 고등학교 당시 중간고사 끝나고 이 영화를 단성사에서 봤는데 봤던 친구들이 너무 재미있다면서 2번 이상 보러 간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지금이야 대스타가 된 '브루스 윌리스'였지만 당시는 국내에서 큰 인지도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사설탐정 미드였던 <블루문 특급>을 통해서 능글맞은 연기를 했던 브루스라서 인지도가 있었지만 액션 스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다이하드>는 <블루문 특급>의 캐릭터를 그대로 녹여서 죽도록 고생하면서도 농담을 던지는 주인공의 매력적인 모습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전의 액션 영화 스타는 '실베스타 스텔론'이나 '아놀드 슈왈제네거'처럼 근육진의 일당백 캐릭터가 대세였습니다. 그러나 '브루스 윌리스'는 깨방정을 떨면서도 평범한 인물이 죽도록 고생하는 모습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큰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마치 내가 고생하는 것처럼 느껴지다 보니 영화의 몰입감이 대단했죠. 이 <다이하드>는 무려 6개월 이상 장기 상영하면서 한국에서도 대박이 납니다.
이후 영화들은 <다이하드>처럼 주인공들이 죽도록 고생하는 액션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다이하드>는 원작부터 각본 그리고 액션 영화 장인인 '존 맥티어난' 감독 섭외와 TV 드라마 스타인 '브루스 윌리스'를 캐스팅한 비화가 가득 나옵니다. 역시 '브루스 윌리스'는 나오지 않지만 파트너였던 흑인 경찰이 자신을 세상에 알리고 집안을 일으킨 영화라면서 회한에 젖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 스네이프 교수로 유명한 당시는 연극 배우이자 무명이었던 악당 한스 그루버를 연기한 '알란 릭맨'이 추락하는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 장면은 영화의 화룡점정이었고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가장 공포감을 잘 드러낸 추락 장면입니다. 보면 표정이 살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표정은 연기가 아닌 진짜 겁을 먹은 표정입니다.
원래 스턴트 코디네이터와 합을 맞추길 3,2,1에 손을 놓는다고 했는데 3,2 그리고 손을 확 놓습니다. 깜짝 놀란 '알란 릭맨'이 순간적으로 공포에 휩싸인 얼굴을 보입니다. 물론 안전장치가 되어 있고 밑에 있던 에어 매트에 떨어져서 안전에는 위험이 없었고 생생한 공포감은 제대로 담겼습니다.
그리고 다이하드의 유명 대사 중 하나인 '이피카이에이'가 나온 이유나 '다이하드' 포스터에 대한 이야기 나옵니다. 브루스 윌리스가 워낙 코믹 배우로 유명해서 사람들이 예고편을 보고 박장대소를 하자 20세기 폭스사는 빌딩만 넣은 포스터를 만들었다가 서서히 브루스 윌리스를 액션 배우로 인정해주자 포스터에 서서히 나오기 시작합니다.
2편을 봤는데 2편은 아껴봐야겠습니다. 정말 흥미롭네요. 시즌 1이 4편으로 끝나는데 부디 하루빨리 90년대 유명 영화 촬영 뒷이야기를 담은 시즌 2가 나왔으면 하네요. 뭐 그냥 과거 자료와 영상만으로 담으면 후딱 만들 수 있지만 촬영 당시 제작자나 각본가 감독 및 촬영 현장을 직접 찾아가야 하기에 제작 기간이 좀 필요하겠네요. 영화 후일담에 흥미가 많은 분들이나 위 4편의 영화를 본 분들은 재미있게 볼만한 넷플릭스 다큐 '무비 :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