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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우연히 들어가 본 종로 계동의 배렴가옥 한옥 체험공간 본문

여행기/서울여행

우연히 들어가 본 종로 계동의 배렴가옥 한옥 체험공간

썬도그 2020. 5. 11. 11:51

종로가 서울 속의 서울이라고 느끼는 이유는 이 곳은 여전히 한옥이 많습니다. 한옥 자체는 살기 참 불편합니다. 구식 건물이라서 수도 배관이나 전기선이나 유지 보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옥 살기를 불편해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보기는 참 좋습니다. 마당에 작은 꽃을 키우고 실내와 실외를 한 집에서 느낄 수 있는 마당도 있습니다. 마당이 없으면 한옥이 아니죠. 

반면 아파트는 꼴보기 싫을 정도로 못 생겼지만 생활하기에는 아파트만 한 곳이 없습니다. 주차, 경비, 수도, 전기, 인터넷 등등 온갖 편의성이 집대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불편해도 관리가 어려워도 한옥에서 살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나이 들수록 자연의 생기가 좋고 자연을 보면서 많은 피곤을 달래고 있습니다. 그 자연과 외부의 공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한옥입니다. 

피곤하고 지치면 종로에 자주 나갑니다. 종로는 각종 전시를 볼 수 있고 한옥 건물들이 많아서 복잡한 마음을 정갈하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북촌한옥마을을 자주 많이 찾는데 요즘은 워낙 관광객이 많아서 자주는 안 갑니다. 대신 덜 복잡한 곳인 주변을 더 많이 돌아다닙니다. 그 주변 중 걸기 좋은 길이 계동에 많습니다. 

재동초등학교 뒤쪽에 있는 계동길은 중앙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길인데 이 길이 참 걷기 좋은 길입니다. 오랜만에 찾았는데 몇몇 가게에 임대 딱지가 붙은 걸 보니 여기도 코로나 19에 직격탄을 맞은 듯합니다.  계동길을 걷다가 우연히 문이 열린 한옥을 봤습니다. 

응? 여기는 뭐지? 종로구에는 한옥이 많지만 대부분은 민가여서 안에 들어가 볼 수 없습니다. 체험공간 같은 경우 들어갈 수 있고 백인제 가옥이나 몇몇 한옥을 서울시가 서울시 세금으로 사서 공개하는 공간이 있긴 합니다. 여기는 게스트 하우스로 운영하던 곳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를 개방했네요. 

설명을 보니 계동 배렴가옥으로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곳이네요. 그렇죠 2016년까지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었어요. 그러다 2년 전에 일반 공개로 바뀌었나 보네요. 

안에 들어가보니 전형적인 한옥 건물로 마당이 있는 ㅁ자형 한옥입니다. 이렇게 가운데 중정이 있으면 각 방에 기거하는 사람들을 쉽게 보고 삶을 공유하기 좋습니다. 마사토가 깔려 있어서 배수가 잘 되고 비가 와도 흙이 신발에 묻지 않으며 도둑이 들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나서 침임을 알 수 있어서 궁에도 잔뜩 깔려 있습니다. 

배렴 가옥에 대한 설명을 읽어봤더니 이 가옥은 민속학을 개척한 민속학자 석남 송석하가 살았던 곳입니다. 건물은 194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지어진 건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오래된 고택 느낌은 나지 않고 개량 한옥 느낌입니다. 이후 1959년부터 1968년까지 제당 배렴 한국화가가 살던 곳입니다. 

개량 한옥과 조선초중기 한옥의 차이점은 유리입니다. 근처에 있는 백인제 가옥도 일제강점기 시절에 지어져서 창문에 창호지가 아닌 유리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현판들을 보면 조선 후기 사용하는 필체를 사용하고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기와 밑에 철인지 양철인지 모르겠지만 금속 빗물받이가 있습니다. 

북촌한옥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통 한옥과는 좀 거리가 있어요. 모두 일제강점기에 재건축된 느낌들이 많을 정도로 개량 한옥들입니다. 

마당 가운데 나무가 있는 것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작은 정원이네요. 제가 이런 마당이 있는 주택을 좋아하는 이유는 식물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좋아요. 아파트도 베란다가 있긴 하지만 인공의 공간이라서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빗물받이가 있어서 툇마루에서 비 떨어지는 걸 볼 수는 없네요. 비 떨어지는 풍경이 좋긴 한데 지저분해지죠. 툇마루 구석에 동물 모양의 입에서 빗물이 모아서 떨어지는데 그 밑에 물받이가 있네요. 

한쪽에 손소독제가 있네요. 둘러보는데 관리소에서 절 부르더라고요. 가봤더니 방명록 적어야 하고 손 소독해야 한답니다. 이름, 연락처, 싸인까지 다 썼습니다. 철저하네요. 이게 맞죠. 이래야 합니다. 만에 하나 확진자가 이 공간을 다녀갔다면 그 시간대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연락을 받고 코로나 19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태원 클럽 사태의 문제점은 연락이 안 되는 사람이 2천 명이 넘고 가짜 연락처를 적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겁니다. 자기의 행동이 떳떳하지 못하다는 방증이겠죠. 

이런 한옥 공간이 서울 곳곳에 있으면 얼마나 좋아요. 온통 종로구에만 있어요. 그래서 한옥 공간 체험하려면 종로에 가야 합니다. 

신발을 벗고 안에 들어갈 수 있는데 제당 배렴 한국화가에 대한 전시물이 있습니다. 많지는 않습니다. 

양탄자, 장판 다 필요 없습니다. 이런 마룻바닥이 최곱니다. 냄새도 좋고 여름에도 시원하고요. 

천장에는 서까래가 가득하네요. 이것도 한옥의 매력이죠. 단열은 안 좋아서 웃풍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명을 잔뜩 달아놓았네요. 

제당 배렴의 사진입니다. 

어! 이 그림 알아요. 어린 시절에 자주 봤던 그림인데요. 이게 실경수묵산수화라고 하네요. 현대문학이라는 계간지 표지화를 많이 그렸네요. 채색이 있어서 컬러풀하면서도 수묵화의 장점도 살린 그림입니다. 

양탄자 팔요 없다고 했는데 필요한가 봅니다. 여기는 양탄자 깔아 놓았네요. 하기야 마룻바닥의 단점은 딱딱함이죠. 

 

인사동 구경하시고 바로 윗동네 계동에서도 계동길을 걸으시면서 배렴 가옥도 들려보세요. 큰 공간도 볼 것이 많은 공간은 아니지만 한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한옥이 고궁의 한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민간인이 거주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많아요. 화장실도 있는데 근처에 이런 작은 화단도 있네요. 아주 예쁜 화단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u3PVnKVX8I&t=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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