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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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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 사과드립니다. 꿈에도 상상도 못했던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썬도그 썬도그 2020. 2. 10. 15:01

급 사과드립니다. 정말 사과하면서 웃고 있습니다. 일전에 제가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을 수 없는 이유라는 글을 제 블로그에 적었습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을 수 없는 이유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을 수 없는 이유

2019년 최고의 영화는 <기생충>이었습니다. 이는 제 개인적인 평가도 1위지만 전 세계에서 <기생충> 열풍이 불 정도로 평론가들의 극찬과 함께 대중들의 극찬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사로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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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이렇습니다.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현 국제장편영화상)은 받을 수 있지만 본상들인 각본상, 감독상 같은 상들은 받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각 부분의 시상은 감독 조합, 작가 조합들이 투표로 선정하는데 그 작가들이나 감독 대부분이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분들입니다. 이러다 보니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외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외국어 영화 보다는 자막 없이 볼 수 있는 영어로 된 할리우드 자본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주로 수상을 합니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도 아카데미상에 대한 인터뷰에서 '로컬'이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아카데미 미국영화상의 한계였죠. 그럼에도 작년에 '로마'같은 넷플릭스 영화가 영어가 아닌 멕시코어를 사용한 외국어 영화에 감독상을 주는 것을 보고 변화가 조금은 감지 되었지만 결고 작품상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작품상은 아카데미 회원 8천 명이 투표를 하는데 결선 투표제 방식입니다. 8천명이 투표를 하고 최저 투표를 받은 영화들을 하나씩 지워합니다. 그렇게 10개의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중에 최저 투표를 받은 영화는 지우고 그 최저 투표 영화에 투표한 사람들은 남아 있는 다른 후보에 투표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50% 이상 즉 8천 명 중에 4천 명의 아카데미 회원들이 선택을 받아야 작품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 이 아카데미 회원들이 누구냐? 대부분이 할리우드 관계자들과 스텝, 제작자과 관련 종사자입니다. 물론 한국 감독, 배우들을 포함 40명 정도가 한국인 아카데미 회원이지만 대다수가 미국인이고 할리우드 영화 공장과 관련된 사람들입니다. 이러다 보니 미국 영화들이 지난 92년 동안 딱 1작품 빼고 작품상을 쓸어 갔습니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은 로컬 영화제라고 말을 했고요. 이게 결코 폄하가 아닙니다. 실상이 그렇습니다. 8천 명의 미국 영화 관계자들이 투표를 하는 방식이라서 이건 제도의 문제이기도 하고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건 혁명입니다. 

감독상 받을 때도 놀랬습니다. 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워낙 기생충이 최근 기세가 대단했으니까요. 그리고 거기서 멈출 줄 알았습니다. 각본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이면 충분하고 넘칩니다. 과분하다고 겸손은 떨지 않겠지만 이 정도면 역사적인 일이자 대한민국 만만세! 봉준호 만만세!입니다. 

그리고 수순대로 작품상은 1917에게 갈 줄 알았습니다. 1917은 보지 않았지만 대단한 영화라는 소문이 쫙 퍼졌고 아카데미 영화상 전에 많은 시상식에서 수상을 했으니까요. 이게 가장 보편적인 결과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 92회 아카데미 작품상에 기생충이 수상을 했습니다. 말도 안 됩니다. 말도 안 돼요. 이건 제 예상에 없던 결과입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다만 진행을 하던 이동진 평론가가 아카데미 회원들이 아카데미가 로컬 영화상이라는 한계를 부셔버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면 수상이 가능하다는 외국 기자의 말을 인용할 때 혹시라는 생각을 살짝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혁명 같은 일이 일어났네요. 잠시 이게 가능한가? 꿈인가? 라는 생각도 잠시했다가 아!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못 받는 이유를 적은 글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급하게 씁니다. 

정말 이런 사과라면 100번도 하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지금도 어리둥절합니다. 아무튼 저녁에 술 사서 축하파티 해야겠네요. 한국 영화 팬으로서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동시에 아카데미 회원들의 강렬한 의지, 그 놀라운 변화 의지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아카데미 영화제는 국제 영화제로 변신을 했습니다. 기생충이 만든 변화를 전 세계 영화인들이 함께 누렸으면 합니다. 

생각해보니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는 로컬 영화라고 한 말이 아카데미 회원들을 자극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는 다 계획에 있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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