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사진은 권력이다

영화 같은 일이 현실로 기생충 아카데미 6개 부분 최종 후보에 오르다 본문

세상 모든 리뷰/영화창고

영화 같은 일이 현실로 기생충 아카데미 6개 부분 최종 후보에 오르다

썬도그 썬도그 2020. 1. 14. 12:30

영화라는 것이 꼭 영화관에서만 상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관이 아닌 현실이 영화 같은 경우도 드물지만 가끔 발생합니다. 그 영화 같은 일이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기생충

"넌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명대사가 생각날 정도로 기생충의 놀라운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이건 계획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이걸 계획을 합니까? 이건 봉준호 감독 머릿속에도 이런 계획은 없었을 겁니다.

영화 <기생충>이 2019년 칸 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을 때도 기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전 세계 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연기상을 수상할 때도 '황금종려상'의 후광이겠지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아카데미상은 봉준호 감독이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로컬 영화제라서 후보에도 못 오늘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정말 후하게 평가해도 외국어 영화상에서 이름을 바꾼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을 받는 정도가 최고의 영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역대 아카데미 영화상을 수상한 동양 영화들 

1. 1952년 외국어 영화상 : 일본 영화 <라쇼몽>
2. 1955년 외국어 영화상, 의상상 : 일본 영화 <지옥문>
3. 1956년 외국어 영화상 : 일본 영화 <마야모토 무사시>
4. 1986년 의상상 : 일본영화 <란>
5. 2001년 외국어 영화상, 미술상, 촬영상, 음악상 : 중국, 대만 영화 <와호장룡>
6. 2003년 장편 애니메이션 : 일본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7. 2009년 외국어 영화상 : 일본 영화 <굿바이>
8. 2009년 단편 애니메이션 : 일본 애니 <작은 벽돌로 쌓은 집>
9. 2012년 외국어 영화상 : 이란 영화 <써민과 나데르의 별거>

보시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일본 영화가 1950년대 강세를 보이면서 총 4회를 수상했고 대만, 중국 1회. 이란 1회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던 아시아 영화도 후보에만 오르고 수상을 하지 못한 영화들이 많습니다. 

장예모 감독의 <영웅>, <연인>도 최종 후보에만 오르고 수상을 하지 못했을 정도로 아카데미 상에서 수상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카데미 영화상 각 부분은 8천 명에 달하는 아카데미 회원들이 선정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감독상의 경우 최근 10년 간 최소 2 작품 이상을 연출한 감독에게만 아카데미상 회원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럼에도 일본 영화 <지옥문>이나 <란>, <와호장룡>이 외국어 영화상이 아닌 미술상, 음악상, 촬영상, 의상상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비록 외국 영화지만 그 가치가 높다고 생각해서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상을 줬습니다. 이중에서 중국, 대만 자본으로 만들어진 <와호장룡>이 200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넘어서 미술상, 촬영상, 음악상을 받은 것은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하지만 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의상상이 좀 많죠. 주요 상인 감독상, 남녀주연상, 편집상, 각본상, 작품상에는 최종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특히 작품상은 오르기가 어려운 것이 아카데미 회원 8천 명이 모두 투표를 하기에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이 8천 명 중 대다수가 할리우드 영화공장에서 작업을 하는 할리우드 분들이라서 자신들이 공장에서 만든 미국 자본의 영화에게 투표를 많이 합니다. 게다가 이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오른 대략 10편의 작품은 결선투표제라고 해서 가장 낮은 투표를 받은 영화를 제외하고 다시 투표를 하고 하고 해서 작품상을 받을 작품이 51%의 득표를 해야 수상을 하는 제도라서 아카데미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올라도 작품상을 받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카데미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오른다는 자체도 기적같은 일이자. 아시아 영화 중에 최종 후보에 오른 영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기생충. 기적이 일어나다 

매년 챙겨보는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은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쇼가 있는 영화제 시상식입니다. 비록 미국 영화들에게 상을 주는 경향이 심해서 로컬 영화제라는 평가가 있고 이게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가끔 외국 자본에 비 영어권 국가 영화들이 후보에 올라서 수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끽해야 '외국어 영화상(현 국제 장편 영화상)'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기생충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몇 개 부문에 후보에 오를 지 궁금했습니다. 1월 13일 어제저녁 늦게 아카데미는 2월 9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호명될 최종 후보를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에는 한국계 배우 '존조'가 소개를 했네요. 계획이 있었던 것일까요?

깜짝 놀랐습니다. 단편 다큐멘터리 부분에 한국 단편 다큐인 이승준 감독의 30분 짜리 다큐인 <부재의 기억>이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런 경사가 있나요. 부디 수상을 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세월호의 슬픔을 함께 공유했으면 합니다. 

국제 장편영화상에 PARASITE(기생충)이 올랐습니다. 이건 누구나 다 예상했고 아마도 별 이변이 없는 한 한국 최초로 최종 후보에 오름과 동시에 수상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쉽게 오른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창동 감독의 <버닝>도 최종 후보에 못 오를 정도로 경쟁이 강합니다. 

기생충은 편집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여기서부터 놀라기 시작했습니다. 편집상은 주요 부문 수상입니다. 영화는 편집의 예술이라고 하잖아요. 우리는 시간을 편집할 수 없지만 영화는 시간과 사건을 편집을 통해서 재조립하고 조합할 수 있습니다. 

<기생충>의 배우 최우식이 부른 '소주 한 잔'에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리에 사람들이 많이 놀랐고 최종 후보에 오르면 최우식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수가 있어서 관심이 많았습니다. 최우식 본인은 가수도 아닌데 세계적인 무대에서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긴장했을 것 같네요. 그러나 최종 후보에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각본상에 <기생충>이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와! 탄성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기생충>은 감독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 정말 불가능에 가깝지만 미국 현지 반응을 보면 감독상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최종 후보에 오를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작품상 후보에 <기생충>이 올랐습니다. 존조가 발표하면서도 좋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동양 영화 최초가 아닐까요?

2020년 2월 9일에 열리는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 9편 중에 기생충도 있습니다. 9개 작품을 보면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쉬 맨>, <조조 래빗>, <조커>, <리틀 우먼>,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기생충>이 올랐습니다. 수상 가능성은 높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해도 최종 후보에 오른 자체가 기적입니다. 

영화광으로서 한국 영화는 언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받나?라는 자조어린 질문들을 했는데 그 절망 어린 질문이 아둔한 질문이 되어 버렸습니다.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제 바람을 다 이루고 있습니다. 기적이 일어났네요. 2월 9일 봉준호 감독의 얼굴을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볼 수 있겠네요.  정말 너무 기쁘네요. 

영화 <기생충>은 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에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미술상, 편집상 이렇게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제는 정말 팝콘 각 이네요. 

4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