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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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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컴퍼니라는 자본주의 민낯을 보여준 시크릿 세탁소

썬도그 2020. 1. 10. 12:38

넷플릭스를 진지하게 1달을 사용해보니 이 넷플릭스는 영화관과 TV의 중간 지점에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박이 난 영화들보다는 중대박을 친 영화들을 업로드합니다. 영화들은 매달 또는 매주 상영 리스트를 변경해서 지난달에 본 영화를 다시 볼 수 없습니다. 단기 영화 대여를 하더군요. 그러나 이보다 넷플릭스의 매력은 자체 생산 영화와 드라마 다큐가 엄청나게 재미있는 것이 많습니다. 규모는 할리우드 영화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방송사 다큐나 드라마보다는 자본력이 좋아서인지 돈을 좀 더 씁니다. 또한 드라마나 영화 제작에 전혀 관여를 안 하기에 감독이나 연출자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영화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창의성이 높은 영화나 드라마가 많습니다. 

이 <시크릿 세탁소>도 영화나 방송국에서 제작하기 어려운 기법과 시간 그리고 배우들로 만든 다큐성 드라마입니다.

자본주의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는 시크릿 세탁소  

영화가 시작되면 눈에 익숙한 배우들이 나옵니다.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게리 올드만'과 꽃미남 스타로 명성을 날렸던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나오더니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원시시대의 물물교환을 대신해서 휴대하기 쉽고 작고 가벼운 돈의 탄생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원시인에게 돈을 주니 원시인이 돈을 먹으려고 합니다. 

아주 실험적인 장면이죠. 이 두 사람은 세트장을 벗어나서 돈이라는 이름의 다른 이름들인 주식, 펀드, 보험 등등 다양한 형태의 돈의 이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온유한 자들은 사기 당한다'라는 챕터 1을 엽니다.

장면은 바뀌어서 한 노 부부가 신혼여행지를 다시 찾기 위해서 배를 타는데 이 배가 호수의 큰 파문으로 인해 전복되고 남편이 죽습니다. 남편은 죽고 혼자 살아남은 엘렌 마틴(메릴 스트립 분)은 배를 운전하는 선장이 든 보상금과 남편이 들었던 보험금을 받아서 남편과 처음 만났던 거리가 내려다 보이는 라스베이거스의 아파트를 삽니다. 그러나 보상금을 받지 못한다는 소리에 절망을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유람선 선장(로버트 패트릭 분)이 든 선박 보험이 '유나이티드 재보험'에 들었는데 이 회사의 정체를 알 수 없었습니다. 이에 그 보험금을 받아야 할 선박 사고 피해자인 '엘렌 마틴'이 직접 '유나이티드 재보험'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지만 그런 회사는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왜냐하면 '유나이티드 재보험'은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이니까요. 

페이퍼 컴퍼니 사건을 담은 <시크릿 세탁소>

무슨 영화인지 전혀 모르고 봤습니다. 오션스 일레븐을 만들었던 '스티브 소더버그' 감독이 연출한 비교적 짧은 95분짜리 경제 관련 영화인 것만 인식하고 봤습니다. 이제는 한 물 간 왕년의 스타들이 대거 나와서 본 것도 있습니다. '메릴 스트립', '게리 올드만',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샤론 스톤', '제임스 크롬웰', '로버트 패트릭' 등등 배우들이 나옵니다. 

이 스타들이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들어보니 페이퍼 컴퍼니 이야기를 합니다. 페이커 컴퍼니는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천연자원도 인적 자원도 없는 자연 그 자체인 나라들이 세금이 저렴하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세금 절세의 목적으로 세운 회사로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입니다. 

얼마 전 개봉해서 많은 분들이 찾아본 한국 영화 <블랙머니>도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서 자금 세탁을 한 전직 금융 관리들의 사악함과 비도덕적인 모습을 고발한 영화입니다. 이 <블랙머니>의 블랙 코미디 버전이 <시크릿 페이퍼>입니다. 

'유나이티드 재보험'을 관리하는 실질적인 운영자는 영화 초반에 관객들에게 훈계를 하고 자본주의의 속성을 가르친 게리 올드만과 그의 파트너인 안토니오 반데라스입니다. 그들의 이름은 '위르겐 모 사크'와 '라몬 폰세카'로 '모사크 폰세카'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서 절세를 하는 업체를 운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탈세냐 절세냐입니다 교회에서 보험 피해자인 '엘렌 마틴'은 어떻게 이런 세상이 있냐며 온유한 사람들을 등쳐 먹는 세상에 대해서 창조주에게 하소연을 하는데 모사크와 폰세카는 조세 회피처에 페이커 컴퍼니를 만들고 절세를 하는 것은 탈세가 아니라면서 절세와 탈세의 차리를 '교도소 담장 두께 차이'라고 말합니다 

세상 일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돈 많은 갑부들은 연봉 높은 세무사나 변호사를 고용해서 절세하는 방법을 얻어냅니다. 법이라는 것이 세상 모든 상황에 딱 들어맞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갑부들의 로비로 만들어진 법이라서 탈세인 것도 절세로 바꿉니다. 

 상위 1% 소득이 하위 50%보다 자산이 100배 더 빠르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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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돈을 버는 시대입니다. 백날 전날 회사 다니고 장사해봐야 큰돈 벌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포방터에서 연돈 돈가스를 팔던 분은 큰돈을 벌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재료비가 비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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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글을 통해서 부자들의 연소득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했는지를 소개했습니다. 부자들은 각종 로비를 통해서 소득이 높을수록 세금률이 줄어드는 역진세를 도입하게 만들고 절세 같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세금을 덜 내는 방법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가에서 세금 내라는 대로 다 내고 있습니다. 

이런 세금 포탈의 모습을 보면서 슬슬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영화 중간에는 흑인 갑부 가족 이야기를 통해서 이 페이퍼 컴퍼니가 얼마나 말장난인지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흑인 갑부가 딸의 친구와 러브러브 하는 걸 딸이 목격하고 토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딸에게 엄청난 가치가 있는 회사를 물려주겠다면서 엄마에게 말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엄청난 가치의 회사를 증명하는 서류가 몇 백 달러밖에 가치가 없다는 말에 분노를 합니다. 이 딸의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그 종이 쪼가리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 지를 크로스 체크하고 검증을 해야 하는데 아버지의 변호사가 아버지 말이 맞다는 말에 쉽게 믿어 버립니다. 돈이나 사람이나 우리는 신뢰를 바탕으로 그걸 믿습니다. 그런데 그 권위자가 그 돈이 신뢰를 잃으면 그냥 종이 쪼라기일 뿐입니다. 

사크 폰세카 (Mossack Fonseca)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크린 세탁소>

영화 <시크릿 세탁소>는 영화 시작 초반에 "실제 비밀에 기반함"이라는 문구로 시작됩니다. 실화라는 소리인지 아닌지 홈 헛깔리네요. 그렇게 영화를 보다가 영화 후반에  페이퍼 컴퍼니를 운영하는 모사크와 폰세카가 내부 고발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존 도'라는 해커가 회사 메일을 해킹한 후 세상에 공개합니다. 그리고 체포됩니다. 실제 뉴스 영상이 나와서 혹시나 하고 검색을 해봤습니다. 

'모사크 폰세카' 사건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2016년 파나마에 있는 대형 로펌이자 페이퍼 컴퍼니를 운영하던 '모사크 폰세카'가 체포되면서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습니다. 이 사건으로 조세 회피처를 통해서 돈 세탁을 하고 절세를 한 전 세계 유명인들이 대거 들통이 납니다. 영화 <블랙 머니>에서 뉴스타파가 폭로한 파나마 조세회피처에 유령 회사를 세운 전 경제계 인물들을 폭로한 것도 '모사크 폰세카' 로펌 회사 서버가 털렸기 때문입니다. 

 <시크릿 세탁소>에서는 뜬금 없이 중국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사크 폰세카'에서 털어낸 자료에는 중국 고위층들이 만든 유령회사들도 수두룩했습니다. 이 중에서 중국 충칭시 당서기였던 보시라이의 아내였던 구카이라이도 연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이 구카이라이는 살인 혐의까지 있습니다. 중국 부분에서는 갑자기 잔혹한 장면이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청불인가 봅니다. <시크릿 세탁소>는 돌려 말하지 않고 '모사크 폰세카'라는 두 명의 사기꾼이 직접 관람객에게 설명을 하면서 자신들이 누군지 어떻게 세상을 등쳐 먹는지와 자신들을 처벌할 수 없는 세상임을 조롱합니다. 다소 직설적이라서 거북스러울 수 있지만 전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영화 <블랙 머니>와 함께 보면 좋은 영화가 <시크릿 세탁소>입니다. 두 영화 모두 조세회피처인 파나마 대형 로펌 '모사크 폰세카' 서버에 들어 있던 자료에서 폭로가 시작되었습니다. 

경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꽤 좋은 영화입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라임 자산운영 펀드 사건이 나오더군요. 이런 경제 범죄는 매년 터지고 매번 터집니다. 뭐 은행이라는 신뢰가 생명인 곳에서 고객들을 기만해서 파는 것이 1차적인 책임이지만 가입하는 금융 상품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우리들도 경제 공부를 좀 해야 합니다. 

이상하게 다른 범죄보다 경제 사범들은 형량이 적고 오히려 경제 사범이라서 경제를 많이 안다면서 강사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도 경제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기꾼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또한, 자본가들이 탈세에 가까운 절세를 하기 위해서 파나마 같은 섬나라에 유령 회사를 세워서 자금 세탁을 하는 사람들도 많죠. 그 이야기가 가득 담긴 <시크릿 세탁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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