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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투박한 연출이 무척 아쉬웠던 추천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by 썬도그 2019.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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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했습니다. 곽경택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보면 투박하게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기대 했던 것 이상으로 연출이 매끄럽지 못하네요. 연출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이 좋은 소재, 아니 세상 사람들이 많이 알아줬으면 하는 장사리 전투를 이렇게 투박하고 빈틈이 많게 담은 자체가 무척 아쉬웠습니다. 아쉽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 한 전투이고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전투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입니다. 그러나 이 소재를 너무 투박하게 담았네요


기억해야 할 학도병들의 상륙작전을 담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1950년에 일어난 6.25 전쟁은 부산 대구까지 파죽지세로 밀리던 한국과 미군은 연합군의 지원을 받아서 상륙 작전을 계획합니다. 이런 대규모 상륙 작전을 김일성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디에 대규모 병력이 상륙할지는 몰랐습니다. 

맥아더 장군은 부하들에게 군산인척 거짓 정보를 흘리고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날에 군산, 원산 등에 함포 사격을 통한 위장을 합니다. 그리고 9월 14일~15일에 포항 근처에 있는 장사리에 상륙하는 장사리 상륙작전을 펼칩니다. 이 장사리 상륙작전은 놀랍게도 해병대가 아닌 군사훈련을 단 2주만 받은 것이 전부인 평균연령 17살인 학도병으로 주축이 되었습니다. 

이 장사리 상륙작전의 성공으로 김일성은 장사리에 연합군이 상륙한 줄 알고 대규모 병력을 장사리에 보냅니다. 그러나 다음날 연합군은 인천에 상륙하고 한방에 전세가 역전이 됩니다. 장사리 상륙작전이 실패를 했다면 완벽한 인천상륙작전은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장사리 상륙작전은 철수를 하는 과정에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합니다. 

772명이 참전해서 139명이 전사하고 92명이 부상을 당한 장사리 상륙작전. 군번도 없는 학도병들의 거룩한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도 없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맥아더 장군은 이 장사리 전투에 참여한 군인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편지를 통해서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액션의 구성과 연출은 아쉽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이 잊혀진 영웅들을 담은 전쟁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상륙정인 문산호를 보여줍니다. 좀 당혹스러웠습니다. 보통의 전쟁 영화는 첫 전투 장면을 초중반에 배치합니다. 초반에 군인들의 캐릭터를 확실히 잡아주고 주인공과 조연 사이의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야 전투 장면에서도 그 관계에서 나오는 감정이 더 커집니다. 

그런데 이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바로 상륙 작전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CG티가 살짝 나지만 어두운 밤 장면이라서 크게 티가 나지 않는 문산호에서 내린 학도병들은 북한군의 포격을 받고 선두가 전멸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상륙 작전에 성공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 액션 장면부터 아쉬운 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문산호가 학도병들의 안전한 상륙을 인해 최대한 해변으로 접근하다가 좌초된 후에 주인공 학도병인 최성필(최민호 분)가 해안가에 밧줄을 묶어서 다른 학도병의 상륙에 큰 도움을 줍니다. 여기까지는 액션 장면도 전투 장면도 꽤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포탄만 마구 터지지 액션의 스토리가 약합니다. 새벽녘이 되자 북한군은 뒤로 후퇴합니다. 이 과정의 긴장감도 없고 전투 상황이 어떻게 되는 지를 알려주는 가이드 영상도 없습니다.


이후 전투는 낮 전투로 바뀌면서 북한군과 학도병 사이의 전투가 담기는데 이 전투 장면은 꽤 그런대로 잘 담겼습니다. 그러나 유명한 전투 장면이 담긴 영화들과 비교하면 무척 떨어지는 전투 액션 연출입니다. 

영화 중반 장사리를 되찾기 위해서 소련제 탱크를 몰고 오는 북한군과의 전투 규모와 영화 마지막 전투 장면은 규모가 좀 있지만 역시나 전투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보여주는 부감 장면이나 상황 설명 장면이 무척 많이 부족해 보이네요. 전투 장면은 아주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지도 못합니다. 

여기에 당시 재현 디테일도 많이 떨어집니다.  장사리 전투원들은 7번 국도를 점령해서 보급로를 끊는데 성공합니다. 문제는 이걸 지속할 수 없습니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했고이 맡은 임무를 다 수행합니다. 놀랍습니다. 어떻게 정규군도 아닌 군번도 없는 학도병들이 해병대나 유격대가 해야 할 일을 훌륭하게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철수를 하려면 다시 상륙정을 타야 하는데 바다 사정이 좋지 못해서 상륙정 도착이 늦어집니다. 이때 이 학도병들을 통솔하던 이명준 대위(김명민 분)이 헬기를 타고 보급품을 가져옵니다. 

그런데 헬기가 UH-1입니다. 이 헬기는 월남전 때 대활약을 한 헬기로 헬기의 유용함을 알게 한 헬기입니다. 그런데 이 헬기가 1950년 6.25 전쟁에 나온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이 헬기는 실전 배치된 것이 1957년입니다. 6.25전쟁이 끝난 후에 배치가 된 헬기를 영화에 투입합니다. 이는 영화의 큰 오점입니다. 특히나 남자들이 좋아하고 많이 보는 전쟁 드라마에서 말도 안 되는 장면을 넣으면 관객이 설득이 될까요? 이 한장면으로 인해 이전 전투 장면까지 훼손되는 느낌이네요. 

전투 장면 연출도 허술하고 영화 전체적으로 연출이 허술합니다. 감독이 2명인데 아마도 전투 장면 연출은 드라마 아이리스2를 연출한 김태훈 감독이 하고 드라마 연출은 곽경택 감독이 한 듯합니다. 액션 전문 감독이라고 하기엔 연출이 아주 좋다고 할 수 없네요. 


드라마는 그런대로 괜찮았던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이 작전이 얼마나 중요하고 이 작전 성공으로 6.25 전쟁의 전세가 역전이 되고 적군인 북한군이 분노하는 장면을 넣어도 될 정도로 장사리 상륙 작전은 6.25 전쟁 전체에서도 아주 중요한 전투입니다. 비록 많은 희생자가 나온 실패한 작전이라는 오명이 있다고 해도 그 학도병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인천상륙작전의 장담도 보장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가 이 장사리 전투의 희생자들을 위해서라도 맥아더나 고위층들의 감사함이나 이 전투가 얼마나 중요한 전투인지를 알게 해주는 영상들을 넣어줬으면 좋겠으나 그런 장면이 1도 없습니다. 

오히려 방해만 되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메간 폭스가 연기한 종전 기자 매기는 이 장사리 전투를 전 세계에 알리려고 노력합니다.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할 수 밖에 없는 군대 생태계와 달리 어린 고등학생들이 죽어가는데도 신경 안 쓴다고 분노를 하는 역할입니다. 유일하게 민간인의 시선으로 이들을 어여삐 여기는 시선입니다. 이 시선은 분명 필요하긴 하지만 기자가 아닌 이명준 대위가 그 역할을 더 충실하게 했어야 영화에 대한 집중도가 좋습니다. 그러나 매기 기자가 자꾸 끼어드는 것이 오히려 극 몰입에 방해만 됩니다. 

반대로 이명준 대위는 이들을 대구, 부산에서 소집하고 군사 훈련까지 시킨 장본인입니다. 자기 새끼라고 할 정도로 이들의 목숨에 큰 책임이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준 대위는 좀 심하게 말하면 별 역할이 안 보입니다. 영화에서의 비중도 높지 않습니다. 

기간병과 학도병 사이의 가교 역할이자 가장 멋진 역할은 김인권이 연기한 류태석 특등 상사입니다. 어린 학생들을 자기 동생이나 조카처럼 대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네요. 이 좋은 캐릭터를 더 키웠어야 했습니다. 드라마도 아주 만족스럽지는 못합니다만 


종손인 오빠 대신 참전했다는 문종녀 캐릭터와 주인공인 최성필이 참전한 이유 등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특히 영화 초반 경기고등학교 학생이 인민군에 끌려서 장사리까지 내려온 사연은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신파가 없으면서도 학도병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와 사연은 마음을 아리게 합니다. 

학도병 사이의 드라마는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특히 최성필과 기하륜 사이의 티격태격하는 케미는 설익은 부분이 많지만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전체적으로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운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입니다. 곽경택 감독은 말아 먹은 영화도 많은데 계속 연출을 맡는 것이 신기하네요. 이 영화도 다른 감독이 만들었으면 이보다는 좀 더 잘 만들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전체적인 연출도 구성도 아쉽네요. 

학도병을 연기한 배우들은 아주 연기 잘 했습니다. 최민호는 아이돌이지만 꽤 연기가 좋네요. 아이돌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주저했는데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될 정도로 잘 합니다.  여기에 기하륜을 연기한 김성철 배우도 연기가 좋네요. 

기간병 같은 감독이 문제지 배우들은 모두 연기 잘 했습니다. 호평 보다는 혹평이 많지만 이 영화가 담고 소개하고자 하는 장사리 전투를 담았기에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수작은 아니지만 졸작도 아닙니다. 다만 아쉬움이 많을 뿐입니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컸거든요. 그런데 그냥 평범한 작품으로 만들어 놓았네요. 아쉽네요. 그럼에도 추천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잘 익지 못했지만 학도병을 위해서라도 추천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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