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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가로수길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하는 합정동 본문

여행기/서울여행

가로수길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하는 합정동

썬도그 2019.06.07 00:17

가로수길을 처음 갔던 것이 2008년 전후로 기억됩니다. 은행나무 가로수가 길 양쪽에서 크고 노란 함성을 지른다고 해서 사진 출사지로 유명했습니다. 당시에는 몇몇 갤러리도 있고 한적한 동네였습니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많아서 인기가 높았죠. 지금은 안 갑니다. 유동인구는 더 많아졌고 애플스토어도 있고 유명 기업의 팝업스토어가 엄청나게 있지만 안 갑니다. 

안 가는 이유는 복잡해서 안 갑니다. 명동바닥이 된 지 오래입니다. 걷고 싶은 길이 아닌 걷기 힘든 길이 된 가로수길, 젠트리피케이션을 대표하는 곳으로도 유명해진 가로수길은 비싼 물가 체험하는 곳으로 전락했습니다. 이는 삼청동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가로수길과 삼청동이 다른 점이 있다면 삼청동은 2008년 그때처럼 조용해졌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을 제대로 맞아서 공실인 상가들이 엄청납니다. 가로수길은 그나마 유동인구는 여전히 많습니다. 

한적하고 조용해서 인기 높아진 길이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시끄러워지는 모습을 참 많이 봤습니다. 삼청동이 그랬고 가로수길이 그랬습니다. 그렇게 인기 높아진 길은 높은 임대료라는 암이 발생해서 서서히 죽어갑니다. 그리고 가로수길, 삼청동의 대체지가 뜨기 시작합니다. 그곳이 바로 합정동입니다. 

합정동 보다는 요즘 성수동이 핫하죠. 그러나 합정동과 성수동이 뜨는 이유는 비슷합니다. 

1.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없다. 

2. 이면도로가 발달했다

3. 조용하고 걷기 좋다

합정동은 홍대 인근에 있어서 홍대의 자유분방함과 주택가의 조용함이 섞여 있는 곳입니다. 


요즘 마포구가 많이 뜨고 있죠. 홍대, 연트럴파크라고 하는 연남동, 망원동의 망리단길이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습니다. 합정동은 홍대 인근에 있는 지역인데 최근 여기도 뜨고 있습니다. 합정동이나 연남동, 망원동이 뜨는 이유는 대단지 아파트가 거의 없습니다. 

대단지 아파트와 위 사진 같은 고층 빌딩이 있는 곳은 핫플레이스가 될 수 없습니다. 저런 곳은 살기 좋은 곳이지 찾아가기 좋은 곳은 절대 아닙니다. 모든 것이 편의 위주로 돌아가는 공간이자 정크스페이스입니다. 최근 지하와 지상 1~3층은 상가로 그 위는 주거 지역을 만든 주상복합건물들이 엄청나게 늘고 있습니다. 집 근처에 대단지 아파트 중에 이런 식으로 지어진 아파트가 있는데 지어진 지 1년이 지났지만 50% 이상 상가들이 비어 있습니다. 무자르듯 만든 별 특색 없는 공간의 연속인 상가에 누가 찾아가려고 할까요? 

임대료는 어떻고요. 상가를 고액으로 분양 받다 보니 임대료가 아주 높습니다. 임대료는 높고 특색 없고 개성 없는 상가들은 멀리서 찾아가지 않습니다. 2호선 합정역에 내려서 고층 빌딩을 뒤로 하고 합정동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대로에서 벗어나 이면도로로 접어드니 개를 데리고 다니면서 뻥튀기를 파시는 노점상 할머니가 계시네요. 가가 참 귀엽습니다. 이런 정감 있는 풍경이 합정동을 만듭니다. 


합정동에는 다채로운 이미지가 있습니다. 락카로 칠한 그래피티가 보이네요. 


좀 더 들어가니 본격적으로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고층빌딩 상가에서 볼 수 없는 분위기의 카페와 음식점입니다. 서양미술사라는 레스토랑 겸 카페가 있네요. 이름이 재미있죠. 서양미술사라.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라는 유명한 책이 있는 데 그 책의 이름을 차용한 것 같네요. 살짝 구경했는데 안에 책이 많이 있습니다. 핸드드립 커피와  음식을 팝니다. 

독특한 건 마주보는 테이블은 없고 주방 쪽을 보는 1인 테이블만 가득히 있습니다. 혼자 가도 좋은 곳입니다. 동네에 이런 곳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이런 곳이 거의 없다가 최근 하나 둘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생기더라고요. 


합정동과 성수동, 가로수길, 삼청동은 아파트가 잘 안 보입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쉽게 보이는 서울의 대표 건축물 아파트, 거대함과 지루한 외모 때문에 흉물스러운 아파트가 없습니다. 대신 경쾌한 저층 건물들이 가득합니다. 다세대 주택인 빌라와 다가구 주택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독특한 건물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합정동도 성수동처럼 80년대에 지어진듯한 단독주택을 그대로 카페로 전환한 곳이 꽤 보이네요. 이 콘하스라는 곳은 연희동에도 있습니다. 카페의 요즘 용도는 커피 마시는 곳이라기 보다는 초단기임대부동산이라는 소리가 있듯 예쁜 공간을 돈 주고 잠시 빌리는 곳으로 느껴집니다. 


사실 이날 맥심커피의 문화공간인 '모카라디오'를 찾아가고 있어서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골목 탐방까지는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넉넉하게 시간을 내서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당인리 발전소 가는 길입니다. 차량도 거의 다니지 않네요. 무단횡단이 자연스러워 보일 정도로 차가 안 다닙니다. 한적한 동네네요. 


당인리발전소 가는 길에는 차도 없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습니다. 여유가 곳곳에서 묻어 나오네요. 

예쁜 카페들이 계속 보입니다. 찾는 사람은 많지 않고 번화가가 아니라서 손님은 많지 않아 보이지만 이런 인테리어가 좋은 곳은 편의점처럼 들리는 카페가 아닌 일부러 찾아오는 곳들이 많아요. 예쁜 마당을 가진 카페도 있네요. 

1층은 카페, 2층, 3층은 주거공간인 건물도 꽤 보입니다. 


가정집을 개조한 카페가 많다 보니 이 건물도 카페로 잠시 착각했네요. 리모델링을 아주 잘 했네요. 멋진 집입니다. 마당 있는 집이 부럽네요.


다세대 주택인 빌라도 80년대 지어진 빌라, 2000년대 지어진 1층에 주차 공간이 있는 빌라 등 다양한 건물들이 참 많네요. 


벚나무들이 가득한데 최근에 심었는지 벚나무들이 크지는 않네요. 이미 알았다면 올 4월에 왔을텐데 이제서야 와봤네요. 저 멀리 당인리 화렭발전소 굴둑이 보입니다. 이 당인리발전소를 가동 중단하고 영국 테이트모던처럼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줄 알았는데 발전소를 지하로 놓고 지상을 문화공간과 공원으로 만든다고 하네요. 어서 빨리 공원이 된 당인리 발전소를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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