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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인사동에서 만난 산책하는 길냥이

by 썬도그 2019.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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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도도해서 기품이 있어요. 또한 뒷처리도 항상 깔끔하게 하고 항상 몸을 쓸고 닦는 그루밍을 합니다. 그러나 개와 달리 불러도 오지 않아요. 그렇다고 애교가 없거나 주인을 안 따르거나 하지는 않죠. 그냥 고양이는 사람을 주인이 아닌 또 다른 큰 고양이라고 안다고 하더라고요. 고양이는 털이 너무 잘 빠지고 많이 빠져요. 


지난 일요일 <부처님 오신 날>에 조계사를 갔습니다. 조계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찰인데 최근에 미국에서 방영한 심슨 가족에서 바트가 ROL 게임 대회 결승에 올랐고 이에 심슨 가족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합니다. 심슨 가족이 방문한 곳 중 하나가 조계사입니다. 

사찰 자체는 크기가 크지 않지만 서울 안의 서울이라는 도심 한 가운데 있는 점이 한국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조계사 뒷마당 쪽에는 예쁜 연등을 달아 놓은 공간이 있습니다. 

정말 정말 간단한 아이디어입니다. 각양각색의 연등을 만들어서 천막 밑에 달아 놓았습니다. 모양이 제각각이라서 다채롭고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등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네요. 관광 자원 없다고 투정 부리지 말고 이런 것을 상시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만 만들어도 서울의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될걸요.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잘 알잖아요. 그러나 우리는 이상하게 역사 속에서 관광의 힌트를 찾으려고 합니다. 과거 찾기가 관광은 아니잖아요. 

그런면에서 서울시나 관광공사가 과거=관광이라는 시선에서 벗어나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들을 유심히 봤다가 그 공간을 크게 담은 곳을 만들면 그게 관광 자원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연등은 사진으로 담기에도 좋아서 많은 분들이 SNS에 올립니다. 그 자체로 관광 홍보 효과도 있습니다.

조계사에 들린 이유는 연등 때문입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아서 연등이 점화되어 있지 않아서 주변을 돌아 다녀봤습니다. 조계사 바로 옆에는 인사동이 있습니다. 한 분이 뭔가를 열심히 카메라로 담고 있기에 돌아보니 해가 지고 있네요. 인왕산 너머로 해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어슬렁거리면서 인사동을 들어서는데 한 고양이를 쓰담쓰담해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보통 고양이는 집에 있지 밖에 있는 고양이들은 길냥이들 밖에 없습니다. 길냥이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경계하죠. 그런데 이 고양이는 쓰담쓰담으 하는 걸 고면 사람의 손을 탄 것 같네요. 그런데 쓰담쓰담 해주는 분들이 관광객들입니다. 관광객들이 고양이를 데리고 여행왔을리가 없죠. 

역시나 고양이는 주인이 없나 봅니다. 사람의 손을 뿌리치고 나무에서 노래하는 새들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고양이. 신기하죠. 번화가에 고양이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고양이 뭔가 차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길냥이가 아니네요. 주인이 있습니다. 주인 연락처도 있네요. 이 냥이는 산책중라고 하네요. 그 유명한 산책냥이네요. 


산책냥을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 보는 건 처음입니다. 산책냥들은 주인과 함께 산책하는 냥도 있지만 이렇게 자기가 알아서 놀다가 집에 돌아오는 냥도 있습니다. 

마침 주인 분이 오셔서 산책냥을 태우고 가려고 하는데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는지 금방 벗어나네요. 


그렇게 산책냥은 주인 따라서 사라졌습니다. 


조계사로 돌아오니 어느새 연등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5월은 더 깊고 풍성하게 여물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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