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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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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가 이불킥 할 영화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

썬도그 2019. 5. 30. 10:19

80년대 일본 불법 출판물이 범람하던 시절 일본 출판물을 무단 번역 복제한 미니 대백과사전 시리즈는 중학생인 저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그 미니 대백과사전을 통해서 UFO를 배우고 전투기를 배우고 고질라를 배웠습니다. 지금도 유치원생들의 롤모델인 공룡이 되고 싶다는 유치원생들 많지만 당시에도 공룡은 인기가 높았습니다. 다만 체계적으로 학습을 하지 못해서 지금보다 인기가 높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룡과 비슷한 외모를 지녔지만 덩치가 더 큰 고질라를 동물도감 같은 미니 대백과사전을 통해서 사진과 글로 배웠습니다.

그 86년 여름에 고질라에 대한 로망이 생겼나 봅니다. 고질라는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이자 특촬물을 대표하는 캐릭터입니다. 이 고질라는 일본에서 꾸준하게 특촬물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1998년 미국에서 CG를 이용해서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할리우드 고질라는 외모도 고질라와 닮지 않고 내용도 재미도 크지 않아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특히 도심 한 가운데서 괴수끼리 전투를 하면서 펼쳐지는 건물 해체쇼가 가장 큰 재미인데 건물 해체쇼가 없는 고질라는 많은 욕을 먹었죠. 

그러나 2014년에 개봉한 <고질라>는 제대로 만들어진 고질라입니다. 외모도 닮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원하던 도심 한 가운데서 두 괴수가 싸우면서 건물을 해체하는 건물 해체쇼가 제대로 담겼습니다. 그럼에도 고질라 시리즈의 치명적 단점인 괴수들이 하드 캐리하고 인간들은 불구경하는 구도의 문제점을 2014년 개봉한 <고질라>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 2014년 <고질라>의 후속편인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가 개봉했습니다. 

더 많아진 괴수가 펼치는 화려하지만 지루한 액션의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

2014 고질라와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는 주인공만 교체되었을 뿐 주변 인물들과 이야기는 이어지는 영화입니다. 모나크라는 조직은 지구 곳곳에 잠들어 있는 거대 괴수들을 추적하고 연구하는 단체입니다. 이 모나크 소속의 에마 러셀 박사(베라 파미가 분)은 거대한 날개가 달린 괴수인 모스라 유충을 거대 괴수들 특유의 음파를 파악해 제어하는 데 성공합니다.

고질라 시리즈의 최대 단점인 불구경만 하던 인간들이 거대 괴수를 음파를 통해서 화를 내게 하고 싸우게 하고 릴렉스하게 만드는 등 음파로 괴수들을 제어할 수 있는 오르카라는 장치를 넣었습니다. 이래서 인간들은 병풍이 아닌 괴수들을 통제 제어하는 위치까지 올라갑니다. 아주 영리한 설정이죠. 

2014년 고질라가 무토 1쌍과 싸우면서 샌프란시스코를 쑥대밭으로 만든 이후 극렬 환경주의자들은 인간 자체가 지구를 병들게 하는 병균이라면서 전 세계에 잠들어 있는 괴수들을 깨우기 위해서 에마 박사가 만든 '오르카'를 훔칩니다. 이 극렬 환경주의자들은 타노스처럼 잠든 괴수들을 깨워서 인류를 적당히 죽일 생각을 하고 이런 계획을 막기 위해서 모나크 단체가 고질라를 도와서 외계에서 온 괴수 기도라를 막는 내용이 주요 내용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괴수 중에서 강력한 라이벌인 고질라와 기도라의 전투 장면을 보기 위해서 이 영화를 선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도라는 외계에서 온 머리 3개 달린 괴수로 강력한 전기를 발사할 수 있고 날개가 있어서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에서 기도라와 고질라의 전투는 남극에서 첫 대결, 바다에서의 대결 총 3번의 대결을 보여줍니다. 액션 시퀀스는 화려하고 웅장하고 거대합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전투의 강력한 방해물이 있었으니 바로 인간입니다. 주인공인 인간들의 무례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액션을 방해하는 모습이 많습니다. 

게다가 적절히 부감 장면을 넣어서 액션 규모의 크기를 보여줘야 하는데 핸드헬드 장면이 쓰잘덱 없이 너무 많습니다. 긴장감 유발은 되지 않고 화려한 전투 장면을 부분만 보여주는 답답함이 많이 보입니다. 그럼에도 두 거대 괴수의 전투는 화려했습니다. 다만 CG에 대한 자신감은 여전히 높지 않아서 비 오고 어두운 밤에 전투를 벌입니다. 비 오고 밤에 싸워야 CG 투입량을 줄일 수 있고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고질라 영화치고 낮에 전투하는 장면을 거의 보지 못했네요. 차라리 비와 어둠을 동반하는 거대 괴수물이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익룡과 같이 생긴 로단의 활약은 꽤 좋았습니다. 화염을 몰고 다니는 로단은 지나가기만 해도 도시 전체가 쑥대밭이 될 정도로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공중에서 전투기들과 전투 장면이나 기도라와의 멱살잡이도 꽤 볼만합니다. 여기에 괴수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모스라가 고질라를 돕는 장면은 꽤 인상깊습니다. 

그러나 10개 이상의 다른 괴수들의 이름은 거론도 되지 않고 모두 모여서 고질라와 싸우는 장면은 없습니다. 그냥 이 기도라, 모스라, 고질라, 로단이 전부이고 다입니다. 따라서 거대 괴수가 10마리 이상 나오는 모습을 기대하지는 마세요. 물론 전작에 비해서 다양한 괴수들이 등장하는 건 화려함이나 규모가 더 커진 것은 좋은데 모스라와 로단의 액션은 딱히 화려하거나 재미가 있지 않습니다. 그나마 고질라와 기도라의 전투가 볼만하긴 한데 2014년 <고질라>에 비해서 액션이 더 화려하긴 하지만 지루함 느낌이 많이 듭니다. 또한 기도라 특유의 전자오르간 음향이 나오지 않아서 기도라의 괴이하고 무서운 느낌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오히려 로단이 더 무시무시하게 느껴지네요.  영화 후반엔 건물 파괴를 하든 말든 그냥 아무런 감정 없이 보다 보니 지루함도 많이 느껴지네요. 이 지루함을 제공하는데 큰 역할을 한 사람은 바로 주인공 가족입니다.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의 최대 괴물은 주인공 가족

고질라가 자다가 이불킥할 정도로 짜증 나는 인간들이 바로 주인공 가족입니다. 괴수들을 연구하는 모나크 연구원인 에마 러셀 박사의 잘못된 판단부터 짜증 나게 하더니 그녀의 남편인 동물 생태전문가인 카일(마크 러셀 분)의 짜증스러운 행동이 영화 전체에 깔려 있습니다. 

특히 마크라는 동물생태전문가는 고질라의 행동을 이해해서 중요한 방향 설정을 하는 건 이해하는데 영화 후반에 가면 무슨 UN 총장이나 미국 대통령이나 되는지 군대와 모나크 조직을 혼자 진두지휘합니다. 가장 짜증 나는 건 자신들의 딸을 구하기 위해서 기도라와 고질라가 싸우는 전투 현장에 헬기를 보내서 구출하는 장면은 거대한 민폐를 연출합니다. 아무리 주인공이라고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큰 민폐를 끼치면서까지 자신들의 딸을 구하는 장면은 뒤통수를 때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괴수들의 전투 장면 사이 사이 인간들의 드라마가 들어가는데 이 드라마들이 너무 유치하고 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마치 애국조회 교장 선생님 연설이라고 할까요? 물론 2014년 <고질라>보다 고질라라는 괴수가 아군도 적군도 아닌 그냥 지구 생태의 균형을 잡기 위한 존재라는 걸 부각하는 건 좋았지만 너무 설교가 많았습니다. 

특히 장쯔이의 분량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습니다. 괴수 전문가로 나오는데 괴수의 이름을 호명하는 역할만 할 뿐 큰 역할을 못합니다. 사실 이 고질라 시리즈에서 인간이 하는 역할을 괴수 싸움의 구경꾼 역할밖에 못합니다. 그나마 괴수들을 음파로 조정하는 오르카 덕분에 병풍 역할에서는 벗어난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방해꾼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 치 앞을 알 수 있는 스토리와 클리세도 꽤 많네요. 고질라 로단, 기도라, 모스라가 차려 놓은 밥상에 주인공 가족과 인간들이 재를 뿌립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영화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는 졸작이었습니다. 고질라 마니아들은 쿠키 영상까지 챙겨 보겠지만 전 쿠키 영상을 기다리지 않고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이 영화는 MCU처럼 괴수 유니버스의 일부입니다. <고질라>, <콩, 스컬 아일랜드>에 이어지는 괴수물로 다음 영화에서는 고질라와 킹콩이 싸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런 저질 시나리오로 만들어진다면 큰 기대가 되지 않네요. 마블 영화가 액션만 화려한 영화들은 아닙니다. 아주 탄탄한 시나리오가 강점인데 이 괴수 시리즈는 시나리오가 너무 부실하네요. 지금도 주인공 가족에 대한 분노가 사라지지 않네요.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입니다. 액션은 꽤 화려하고 볼만하나 인간들의 방해가 너무 심한 영화입니다

덧붙임 : 영화를 보실 분들은 꼭 사운드가 좋은 영화관에서 보세요. 괴수들의 괴성과 쿵쿵 울리는 음향이 무척 중요하고 뛰어난 영화인데 제가 본 영화관은 오래된 영화관이라서 그런지 스피커가 찢어지는 소리가 나네요. 

별점 :  ★

40자 평 : 괴수들 싸움에 인간이라는 괴물들이 훼방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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