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짧게 피고 지기 때문일겁니다. 그래서 지난 주 그리고 이번 주 열심히 봄꽃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사진으로 담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아무리 사진으로 잘 담아도 눈으로 본 것만 못합니다.
그럼에도 못 본 분들 위해서 소개합니다.
국립현충원은 호국영령들이 모셔져 있는 곳입니다. 경건한 공간이지만 봄이 되면 상춘객들이 많이 몰려옵니다. 워낙 이 현충원이 수양벚꽃으로 유명해서 출사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동작역에서 내려서 입구에 들어서니 사진 출사 그룹이 사진 찍고 계시네요.
현충원 앞에는 너른 잔디마당이 있어서 각종 행사를 합니다.
현충원은 다른 서울 벚꽃명소와 다르게 수양 벚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수양 벚꽃은 수양 버들나무처럼 가지들이 치렁치렁하게 내려와 있습니다. 그래서 색다른 느낌을 많이 줍니다.
수양 벚꽃은 현충원 잔디마당 부근 입구에만 집중적으로 있고 현충탑 근처에 있는 충무정 근처에는 아주 크고 아름다운 수양 벚꽃이 있습니다.
현충원은 벚나무가 참 많습니다. 그것도 심은지 최소 20년이 지난 듯한 큰 벚나무들이 많습니다. 현충원 입구에서 현충탑을 바라보고 13~14시 방향으로 가시면 아름드리 큰 벚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비탈진 길가에 있는 벚나무는 사람들의 환호성을 터트립니다.
많은 분들이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친구를 찍어주고 연인을 찍어주고 셀카는 찍고 풍경을 찍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현충원은 이 공간 때문에 더 찾고 싶어질 정도로 이 공간이 너무 좋네요.
새소리도 많이 들렸습니다. 목소리가 예쁜 직바구리가 벚꽃을 따고 있네요. 직바구리가 벚꽃 참 잘 땁니다. 꿀을 먹는 건지 아님 꿀 따는 벌을 먹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가끔 위에서 벚꽃이 후두둑 떨어져서 오려다보면 직박구리가 벚꽃을 따고 있더라고요.
이곳은 메인 도로가 아닌 뒷길입니다. 지도에 표시 했으니 꼭 들려보세요. 큰 벚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어서 벚꽃 병품을 만듭니다.
올해는 개나리와 벚꽃을 동시에 볼 수 있지만 개나리보다 먼저피는 산수유는 거의 다 졌습니다. 그러나 현충원에서는 올해도 산수유, 개나리 벚꽃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노랗고 하얀 꽃들을 점묘화처럼 빛나고 있네요
현충원은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 분들의 고귀한 영혼이 모셔져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크게 웃거나 떠드는 것은 삼가해야 합니다. 물론 웃거나 떠들지 말라고 경고판이 있지는 않지만 삼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무리의 꽃같은 학생들이 현충원에서 비석을 닦고 있네요. 비석마다 있는 꽃들은 조화입니다. 생화였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관리도 비용도 많이 들어서 조화를 배치해 놓았습니다. 조화가 마른 비석에 꽃을 피웁니다.
생화도 있습니다. 이 목련은 묘지 끝에 딱 1그루 서 있는데 하얀 눈물처럼 보이네요.
현충원에는 현충탑들이 꽤 많습니다. 경찰 위령탑도 있고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도 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화환이 많네요. 이름을 보니 대통령 문재인, 국무총리 이낙연, 국방부장관, 광복군 회장 등등 대한독립을 위해서 순국한 열사들을 위해서 화환이 서 있네요. 제가 찾아간 날은 대한민국의 시작점인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탄생한지 100년이 된 날이었습니다.
1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에는 토착왜구들이 설치고 있네요. 아직도 과거를 다 정리하지 못하고 살고 있네요.
국립현충원에는 작은 비석의 무덤이 있고 큰 비석에 봉분이 있는 무덤이 있습니다. 그 차이를 아시나요? 작은 비석은 낮은 계급의 순국선열들이고 큰 비석은 장군과 같은 계급이 높은 비석입니다. 죽어서도 계급에 따라서 누워 있는 땅의 크기도 비석도 다르네요.
영혼에도 계급이 있다는 생각은 계급은 저승까지 이어진다는 좀 못난 생각 같습니다. 살아서나 계급이 있는 것이고 목숨은 다 똑같은데 누군 큰 곳에 안치되고 누군 작은 곳에 안치되나요? 이런 시선은 앞으로 사라졌으면 해요.
먹구름이 몰려왔습니다. 봄꽃 사진은 비가 오거나 흐린 날 찍는 것보다는 빛이 있어야 좋습니다. 빛은 꽃들을 좀 더 생기 있게 보이게 하니까요. 갑자기 큰 먹구름이 몰려왔습니다. 비구름은 아닌데 금방 지나가겠지 했는데 무려 2시간 동안 머리 위에서 햇빛을 막고 있었습니다. 먹구름이 지나가길 기다렸습니다.
강북에 햇빛이 들기 시작하네요. 현충원 언덕에서 강남을 보니 저 멀리 세빛둥둥섬도 보이고 남산도 보입니다.
햇빛이 나기 시작했고 다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300mm 렌즈로 벚꽃과 개나리를 함께 담았습니다. 현충원에는 개나리가 참 많습니다. 이렇게 개나리가 많은 곳은 흔하지 않은데요. 아예 개나리만 있는 응봉산이 있지만 벚꽃과 개나리가 함께 많은 곳은 안양천과 여기 현충원입니다.
큰 새 2마리가 나무 위에 있기에 300mm 렌즈로 담았더니 처음 보는 새네요. 페이스북 이웃분들에게 물어보니 어치라고 합니다. 산까치라고 하는데 이 녀석 재미있는 녀석입니다. 어치는 성대모사의 달인으로 고양이, 개, 까치, 까마귀, 찌르레기 등등 다양한 동물 소리를 흉내냅니다. 재미있는 새네요.
현충원에는 이 개나리 동산이 있습니다. 현충원에 있는 냇가 양 옆에 도열해 있는 노란 개나리. 서울에서 보기 어려운 풍경이죠.
이 개나리 동산 근처는 현충원이 왜 봄에 와야 하는 지, 그것도 한 번 꼭 들려봐야 하는 지를 잘 알려줍니다.
근처에 다양한 봄꽃들이 가득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꽃은 홍겹매화 나무입니다. 내가 본 봄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꽃입니다.
홍겹매화가 아름다운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보시면 압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색이 아름답습니다. 분홍벚꽃이 있긴 하지만 그보다 더 진합니다. 게다가 꽃잎이 많은 겹매화입니다. 매화보다 2배 이상 꽃잎이 많아서 풍성합니다. 하나 하나가 하나의 꽃다발 같습니다. 이 겹꽃나무들 중에는 겹벚꽃과 겹매화가 있는데 색은 홍겹매화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줄서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인생샷 올리고 싶으시면 찾아가 보세요.
위 2장의 사진은 색이 좀 다릅니다. 그렇다고 다른 나무는 아닙니다. 같은 나무인데 색이 달리 보이는 건 위 2장은 니콘 카메라로 촬영했고 나머지는 캐논 EOS R로 촬영했습니다. 캐논 카메라는 붉은색에 대한 발색력이 뛰어나죠. 제가 눈으로 본 홍겹매화는 캐논 카메라가 담은 색이 더 정확합니다.
이름 모를 봄꽃도 있습니다. 노란색, 붉은색, 하얀색, 보라색까지 총천연색 봄꽃 동산이네요.
현충원은 생각보다 큽니다. 전체 다 보시면 좋겠지만 짧고 굵게 압축해서 보시고 싶으시면 현충탑을 정면으로 보고 11시 방향에 있는 충무정이라는 정자 근처에 가시면 온갖 벚꽃이 다 모여 있습니다. 벚꽃, 수양 벚꽃, 개나리, 목련, 홍겹매화까지 싹 다 있습니다.
위 사진들은 4월 11일 목요일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네요. 내일 비가 오면 많이 떨어질 듯 합니다. 봄꽃 구경 많이들 하세요. 뭐든 다 때가 있고 지나가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몸 피곤해도 오늘 하루는 봄꽃 구경에 투자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