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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사진으로 담은 11월 26일 190만 박근혜 하야 촉구 촛불집회

by 썬도그 2016.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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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면서 나라 걱정을 한 적이 딱 한 번 있었습니다. 1986년 중학교 시절 TV를 보면서 대학생들의 시위를 보면서 이러다 나라 망하겠다 생각했었죠. 그런데 제 친구가 대학교 다니는 친누나 이야기를 하면서 니가 뉴스에서 보는 거 다 뻥이라고 하면서 자세히 설명을 해줬습니다. 방송 뉴스에 나오지 않는 시위 이야기를 들으면서 놀랐습니다. 학교 선생님들과 TV가 거짓말을 하다니 그때부터 제가 삐딱해졌나 봅니다.

그리고 요즘 다시 나라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 경제가 박살나기 직전인데 나라는 좀비 상태가 되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이 상황에 어떤 국민이 걱정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 걱정하는 마음에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광화문 광장으로 나갔습니다.


11월 26일 토요일은 오후가 되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첫눈입니다. 첫눈인데 촛불 집회 때문에 걱정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눈이 오면 바닥이 미끄럽고 날이 춥기 때문이죠. 그러나 비예보가 있었던지라 내릴거면 눈이 낫겠지요. 

눈 이야기가 나와서 말하지만 TBS 교통방송 라디오를 듣다가 DJ 지상렬이 가수 이정석을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지난 주에 핫백 1만개를 무료 배표하는 모습이 SNS에 큰 이슈가 되었는데 어제는 무려 2만 개의 핫팩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시청역 3번 출구에서 나눠줬습니다. 오후 6시 시청역 3번 출구 풍경입니다. 엄청난 인파네요. 유치원생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님들도 많았습니다. 


출구에는 촛불을 파는 상인들이 있었습니다. 혹자는 그러더군요. 이 시국에 장사할 생각을 다 하냐고요. 또 다른 분은 이런 말을 하네요. 최순실이 800억이나 해 먹는데 이거 좀 번다고 뭐가 문제냐. 내 돈으로 사는 것도 애국이다라면서 초를 샀습니다.


춘천에서 당선된 김진태 의원이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는 소리에 LED 초가 등장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LED 초를 많이 들고 다녔습니다. 


사실 걱정이 되었습니다. 오후 5시 35만명이 모였다는 소리에 200만명이라는 예상은 깨졌구나라고 안타까운 한탄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눈이 그치고 저녁이 되자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오후 6시 80만 돌파. 오후 8시를 넘으니 190만명이라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숫자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 숫자가 또 굉장히 중요합니다. 현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은 많은 참여자죠. 50만이 모이는 것보다 200만 명이 모이는 것이 국민들의 분노의 크기가 더 크다는 방증이니까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이통 3사 차량이 사이좋게 모여서 이동 기지국을 투입했습니다. 



행사는 광화문 광장에서 했습니다. 따라서 서울시청에는 행사가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형 스크린을 단 이동 차량의 영상을 보면서 함께 했습니다. 


어제 촛불 집회는 오마이뉴스가 참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시위 현장 곳곳에 대형 스크린을 단 차량을 배치해서 광화문 광장 분위기와 온기를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단체가 세워 놓은 스크린 차량도 많았습니다. 

또한, 페이스북의 실시간 방송을 통해서도 많이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최고의 미디어 플랫폼은 페이스북 실시간 방송이 아닐까 해요. 

지난 1차 대규모 촛불에 보이지 않았던 노점들이 보입니다. 날도 추워서 다양한 군것질을 파네요. 


서울 시청 옆 대로입니다. 여기도 꽉 찼네요.


동아일보 앞 청계 광장입니다.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습니다. 


청계 광장에는 TBS 기자가 리포팅을 따고 있습니다. 요즘 유일하게 보고 듣는 방송사가 JTBC와 TBS입니다. TBS는 교통방송이지만 서울시가 운영해서 그런지 정권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담깁니다. 정말 사이다 방송이죠. 

종로 1가 쪽에도 사람이 꽉찼습니다. 여기도 작은 간이 무대가 있고 한 중학생이 연설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 연설이 촛불 시위의 꽃이죠. 어찌 저리 말을 잘 하는 지 참 대단들 합니다. 

거대한 소녀상이 종로 1가에 서 있었습니다. 원래 이 자리가 아닌 광화문 광장에 가려고 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멈췄다고 하네요. 벌떡 일어나서 청와대  쪽으로 갈 듯 합니다. 

대학생 연합 깃발도 보입니다. 80년대 대학생들의 일사분란한 구호와 함성과 시위는 아닙니다. 다들 시위 경험이 없는 대학생들이다 보니 소리도 작았지만 그게 더 현 시국이 얼마나 어두운지를 잘 보여줍니다. 학교에서 공부하거나 친구 만날 토요일 오후에 이렇게 광장으로 모이게 한 현 정권이 문제죠. 


풍물패의 공연도 함께 했습니다. 촛불 집회는 하나의 축제 같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네 맞아요 촛불 축제. 



1차 집회 때는 경복궁 앞을 차벽이 둘러 쳤는데 이번에는 법원 결정에 의해서 차벽이 경복궁 뒤로 물러 났습니다. 메인 공연 무대도 세종대왕 동상 뒤쪽에 설치 되었습니다. 이날 안치환 등의 가수들이 노래를 불렀는데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못들은 것이 아쉽네요. 그때 전 서촌의 청와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경복궁 앞을 가득 메운 촛불 시위대



경복궁 담벼락에도 많은 시민이 있었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제 손도 추위 때문에 수시로 손을 문질러야 했습니다. 



서촌 쪽으로 향했습니다. 



광화문 광장 쪽은 인산인해네요. 



경복궁 왼쪽 부분에는 촛불로 글씨를 쓰고 있네요. 


가까이에서는 뭔 소리인가 했는데 위에서 보니 박근혜 퇴진, 한일군사협정 반대라고 써 있네요. 아니 나라 말아 먹은 대통령이 그 와중에 한일군사협정을 통과 시키다니 천인공노할 일입니다.



발길을 경복궁 옆 서촌으로 옮겼습니다. 법원은 차벽을 청와대 200미터 앞까지 후퇴하라고 했죠. 이에 경찰은 차벽을 경복궁 중간 뒤로 옮겼습니다. 그 길가에 서 있는 경찰 버스에 많은 사람들이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이거 전경들이 떼려면 고생한다면서 스티커를 떼는 시민들도 있던데 이거 전의경들이 떼지 않아도 그 시간에 쉬지는 않을 것입니다. 끊임없음 사역과 노동을 강요받는 것이 군인이자 전의경이에요. 

한 분이 지방와서 올라왔는지 오늘 찜질방에서 자고 내일 내려가겠다고 통화를 끝낸 후 저에게 청와대가 어디냐고 묻습니다. 쭉 가시면 청와대라고 알려드렸더니 청와대 쪽으로 향하십니다.  가지는 못하겠죠. 그러나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이 분노를 청와대가 알아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복궁 돌담과 경찰 버스 사이에 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네요. 



한 건물 입구에는 헌정역사 68년 박통부녀 23년 자투리 1년은 돌려다오라고 써 있네요. 그러고 보면 한국 헌정 역사 반을 부녀가 대통령을 했네요. 


한 프랑스 교포분이 열정의 연설을 했습니다. 해외에서 사는 교포들은 고국이 잘 살고 자랑스러워야 힘이 나는데 요즘은 창피해서 살 수 없다고 하네요. 청와대 푸른 알약 에효. 이게 뭔 개망신입니까. 전 세계 언론들이 가쉽거리가 된 나라가 한국입니다. 


경복궁 옆 차벽입니다. 어제도 평화적 시위로 끝이 났습니다. 많은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구호를 외치기도 했지만 시위 인원수를 늘려주기 위해 참가한 분도 많습니다. 또한, 아이들과 손잡고 나온 가족들은 부끄러운 부모가 되지 않기 위해서 시위를 한 분들도 있죠. 아이가 자라서 박근혜 퇴진 시위에 엄마 아빠도 참가했어?라고 물을 때 그때 너 데리고 갔지라고 말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겠죠. 


내자동 사거리에서 막혔던 차벽이뒤로 한참 뒤로 물러섰습니다.  


전의경들도 고생이 많네요. 그래도 시민도 경찰도 서로 충돌하거나 자극하지 않았습니다. 2008년 광우병 시위와 비교하면 정말 평화적인 시위입니다. 당시는 시위대도 경찰도 폭력이 난무했어요. 서로를 적대시 하는 모습도 많았습니다. 위협적인 경찰의 행동에 시민들이 더 많이 나와는 역효과를 불러 일으켰고요. 그런데 이번 촛불 집회는 목적의 중대성을 아는지 경찰은 최대한 자극을 하지 않았습니다.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차벽을 넘어서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JTBC 기자를 봤습니다. 한 시민이 그런 말을 하더군요 

"아까 봤지?"
"JTBC 기자가 보이니까 시민들이 쫙 길을 열어주는거"
이게 JTBC의 위엄입니다. 반면 KBS와 MBC 기자는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이네요. 

곳곳에 스크린 차량이 시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었습니다. 


어제 최고의 게스트는 소를 타고 온 농민입니다. 소가 나타나자 시민들이 달려 들어서 사진을 찍더군요. 방송사 기자들도 흘래시 키고 촬영하고요. 소가 눈이 좀 아팠겠네요. 


인터뷰를 보니 수원에 사는 농민인데 돼지도 키워보고 밭농사 논농사에 소도 키워봤는데 먹고 살기 힘들어서 서울로 올라왔다고 합니다.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났으면 이렇게 올라왔겠어요. 트랙터를 몰고 올라온 농민들은 법원의 허락에도 경찰이 막아서 올라오지도 못했잖아요. 


광야에 나온 영웅이 따로 없네요. 소를 타고 온 영웅


그런데 진짜 영웅은 JTBC에요. 이 모든 것을 밝힌 것이 JTBC입니다. JTBC가 태블릿 PC를 공개하지 않았다면 대통령이 사과도 하지 않고 계속 찍어 눌렀을 것입니다. 박대통령의 가면을 벗긴 것이 JTBC입니다. 


경찰이 쓴 웃음을 짓고 있기에 왜 그런가 했더니 이분의 푯말을 보고 있었네요. 견찰이 지껄이면 개소리로 화답합시다. 솔직히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지 않게 비호한 세력은 검찰과 경찰입니다. 검찰이 요즘 국민의 민의를 받드는 것 같지만 원래 검찰은 그런 집단이 아닌 권력의 시녀입니다. 주인이 바뀔 것 같으니까 빠른 태세 전환을 한 것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요즘 검찰을 지지할 수 밖에 없죠. 절대 권력에 대들고 있는 모습이니까요. 그럼에도 이것도 큰 그림을 그리고 하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검찰 조직이 그렇게 쉽게 바뀐다면 한국 검찰이 아니죠. 죄를 묻는 기소권이라는 절대 반지를 가진 권력집단이 검찰입니다.


오후 8시가 되자 사회자에 진행에 맞춰서 촛불 소등이 있었습니다. 1분간 꺼진 촛불은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라는 노래 소리에 맞춰서 불이 켜졌습니다. 순간 울컥 했습니다. 왜 이 추운 날씨에 이 많은 사람들이 자기 돈 들여서 촛불을 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모였는지 한 순간 울컥 했습니다. 



더 울컥한 건 이 청년들 때문입니다. 경복궁 뒤에 떨어진 쓰레기를 싹 줍고 다니고 있네요.  분명 1시간 전에 여기를 지나갈 때는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인상을 좀 썼는데 8시에 오니 하나도 없네요. 와~~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고마워요 청년들 그리고 10,20대 보기 너무 부끄러운 요즘입니다. 


차도에는 박근혜 퇴진 낙서 시위가 열렸습니다. 시위는 조직적이지 않았지만 이렇게 자발적인 시위가 곳곳에서 펼쳐졌습니다. 


쓰레기도 예쁘게 모아 놓았네요



또 한 번 울컥한 건 경복궁 동문인 건춘문 앞에서입니다. 이 건춘문 위로 쭉 올라가면 차벽이 나옵니다. 그것도 모르고 선발대 분들이 갔다가 다 돌아 나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20대 여자분들이 건춘문 앞에서 큰 소리로  길 막혔어요 돌아가세요라고 함께 소리를 지릅니다. 

아! 이런 착한 시민들이 어디 있나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시위대를 인도합니다. 


경복궁 동문 쪽도 삼청동 입구에서 차벽에 막혔습니다. 시민들의 촛불 행렬은 계속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날 행사 진행한 분들도 참 고생 많이 했어요. 추운 날씨에 바닥에 앉아 있는 것 보다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는지 오후 8시부터 행렬을 진행했습니다. 질 좋은 진행, 아름다운 시민들이 함께한 흐뭇한 하루였습니다.


경찰 분들도 수고했고요. 이렇게 모두 열심히 사는데 왜 대통령은 자기를 위해서만 열심히 사나요? 제발 세상 목소리 듣는 이타주의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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