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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울컥하게 만든 노순택 사진작가의 붉은 틀 사진 시리즈

by 썬도그 2015.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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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보다 서울시립미술관이 더 좋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회가 더 좋기 때문이죠. 올해 광복 70주년으로 남한과 북한에서 많은 행사가 열립니다. 저도 광복 70주년을 축하하지만 동시에 광복 70년을 비판을 하고 싶습니다

독립군 손자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종걸 의원은 며칠 전에 광복 후 지난 70년은 친일파와 변절자의 조국이라는 쓴소리를 했습니다. 공감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은 제대로 된 친일 청산을 하지 못했습니다. 만듦새는 썩 좋지 못하지만 독립군을 제대로 담은 영화 '암살'은 친일청산을 하지 못한 능욕의 우리 역사를 정조준했습니다. 

그래서 친일 세력이 만든 조선일보는 영화 '연평해전'에 대한 기사는 연일 쏟아내면서도 영화 '암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하죠. 친일청산을 제대로 못한 이유는 미국의 역할이 컸습니다. 한국의 역사를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군인인 하지에게 남한 통치를 위탁했으니 말 다했죠. 하지 장군은 뛰어난 장군이지만 정치인은 아니였습니다. 

이런 하지 장군 옆에는 이승만이 항상 있었고 자연스럽게 미국은 이승만에게 정권을 넘겨줍니다. 이승만은 최악의 대통령이 많은 대한민국이지만 정말 탑이라고 할 정도의 쓰레기 대통령이었습니다. 절대로 서울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해 놓고 한강 다리 폭파하고 부산까지 도망친 대통령이죠.  

정말 악질 중에 악질이 이승만 대통령입니다. 요즘 주말마다 속 터지게 하는 드라마 징비록 속의 선조급이라고 할까요
6.25 전쟁 발발 당시 한국에 탱크 1대도 없었다고 하죠.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데 미국이 한국에 탱크를 주지 않은 이유는 이승만 대통령이 그 탱크를 몰고 북침을 할 것 같아서 탱크를 주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길 원치 않았거든요. 

게다가 이 이승만은  친일파를 색출하고 처벌하는 반민특위를 부던하게 해체하길 노력했고 결국 성공했습니다. 
이승만 정권을 지탱하는 군과 경찰들 대부분이 일본 제국주의에서 앞잡이 노릇을 한 인간들이니 반민특위가 밉고 싫었습니다. 그러다 6.25 전쟁이 났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서로에게 총뿌리를 겨누면서 50년 이상을 살고 있네요. 

슬프죠. 같은 언어, 같은 문화를 가진 같은 민족인데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살아야 하는 민족입니다. 
이런 구도는 앞으로 대략 100년은 더 진행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니면 러시아나 중국에 흡수 되어서 북한은 사라질 것 같네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닙니다. 통일을 원하는 사람은 점점 소수가 되어가고 다수는 이대로 쭉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현 정권과 전 정권의 대북 정책을 보면 통일은 물 건너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또한, 북한도 이에 못지 않는 꽉 막힌 정권이라서 답이 없을 듯합니다. 특히 김정은은 신뢰도 능력도 없어 보입니다.  


무능력하고 도덕성도 낮은 남북한 고위층과 정권을 잡고 있는 권력자들을 지우면 남북한은 한 민족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점점 같은 민족을 잊고 사는 듯하네요

광복 70주년 행사가 곳곳에서 진행 예정입니다. 그 행사 중에 가장 유의미한 행사는 서울시립미술관의 광복70주년 기념 북한프로젝트입니다.  7월 21일부터 9월 29일까지 전시를 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는 북한의 포스터와 우표, 유화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전시회입니다. 이 전시회에는 다양한 북한을 촬영한 사진들도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절 울컥하게 만든 사진 작품이 있습니다. 



노순택 작가의 붉은 틀 시리즈입니다. 
2005년 작품으로 원본이 아닌 재편집을 한 듯하네요. 원본은 모든 사진이 좀 더 컸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립미술관 공간의 크기 때문에 크기를 축소하고 타일처럼 붙였네요. 원본을 보지 못해서 제 상상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이렇게 보아서 전시한 것이 너무 좋더군요.


붉은틀을 가까이 가서 보면 흑백의 사진들이 보입니다. 사진들은 북한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진 사진들입니다.  노순택 작가가 북한에 가서 촬영한 사진과 남한에서 촬영한 북한 관련 사징르 배열해 놓았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북한의 핵실험을 반대하는 남한의 우익 세력이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궐기대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 바로 옆에는 북한의 한 꼬마 아이가 무슨 축제나 가두 행렬을 보러 나온 듯하네요



북한의 아이가 울고 있고 그 옆에는 김일성과 김정은 사진을 불 태우고 있습니다. 
하단에는 아리랑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카드색션 사진이 보이네요. 저 아이가 우는 눈물을 우리는 가식적이고 인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렇게 앞에서 눈물 흘리고 집에 가서 북한 김정일 욕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닙니다. 실제로 슬퍼서 또는 기뻐서 우는 것이죠. 

이걸 우리는 세뇌라고 합니다만 북한은 하나의 거대한 종교 집단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전 북한이 싫습니다. 같은 민족임을 알지만 북한 정권은 싫습니다. 다만, 북한 민족은 싫지 않습니다. 저 사람들이 뭔 죄가 있겠어요. 태어나보니 종교 집단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고 그 세상에서 사는 것일 뿐이죠.

이렇게 북한을 욕하지만 동시에 이 비판을 남한에게 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남한의 우익 세력을 보면 자기 비판도 없고 도덕성도 개차반이라서 북한과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 하나 눈에 들어오는 이미지는 카드색션입니다. 서양에서는 인간 픽셀이라고 하는 이 카드색션은 동북아시아에서나 볼 수 있는 전체주의적인 발상입니다. 몇년 전에 삼성전자가 인간 카드섹션 놀이를 유튜브에 올렸다가 엄청난 여론의 비난을 받고 삭제했죠. 지금도 하는 지 모르겠지만 매년 카드색션 좀 좀 그만 했으면 합니다. 그 시간에 집에서 잠이나 푹 잤으면 합니다. 

누구 좋으라고 카드색션 합니까? 그게 협동심을 만드는 도구라고요? 이게 다 군대에서 같이 구르면서 단결심 만드는 구시대적인 발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왜 같이 구르고 맞고 기합을 받아야 협동심이 생깁니까? 차라리 산에서 조를 나눠서 보물찾기를 하거나 미션을 주고 성취를 이루게 하거나 아니면 업무를 하면서 협동심을 유발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낫죠. 

이게 다 군대 문화의 악습입니다. 
북한은 아예 나라 자체가 군대고 남한도 군대 문화가 만연합니다. 정말 한반도는 전체가 병영국가입니다. 



또 하나의 놀라운 이미지는 위 사진입니다. 평양에 있다는 주체탑 횃불에 붉은 불이 들어와 있네요. 마치 반지의 제왕의 거대한 탑 같네요. 전기가 없어서 그런지 어둑한 평양 시내에서 오롯하게 홀로 서 있는 주체탑. 북한의 현실을 역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남한과 북한 정권을 유지하는 엔진은 '공포'입니다. 정치인들이 가장 쉽게 많이 자주 쓰는데도 매번 아주 효과가 좋은 것이 공포입니다. 공포라는 항생제를 주입하면 정권에 대들고 저항하고 비난하고 비판하는 모든 균 같은 존재들을 박멸합니다

여기에 정권을 호위하는 우익 세력들이 스스로 백혈구라고 생각하고 정권을 지원합니다. 
광복 70년이지만 동시에 증오와 공포의 70년이기도 합니다. 우리 안의 증오는 철저한 교육을 통해서 길러졌습니다. 한국의 반공 교육은 아주 유명하죠. 친일파들이 해방 후에 오들오들 떨다가 반공이라는 깃발을 꺼내들고 달리기 시작하자 친일파를 때려 잡기 위해 몽둥이를 들었던 사람들이 그 몽둥이에 불을 붙이고 공산당을 때려잡기 시작합니다.

시선 돌리기 용으로 만든 북한이라는 공포, 공산당이라는 공포는 영화 암살에서도 나옵니다. 영화 암살에서는 낯선 이름이 등장합니다. 바로 김원봉입니다. 우리가 독립군을 배울 때 김원봉을 배우지 않는 이유는 김원봉이 빨갱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독립군들이 조국만 생각하고 일제에 저항한 것은 아닙니다. 독립군들 안에서도 민족주의 계열과 사회주의 계열이 있었습니다. 민족주의 계열에는 김구가 있고 사회주의 계열에는 김원봉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원봉을 우리가 배우지 않았습니다. 이 두 세력은 융합하지 않고 반목하다가 자유시 참변으로 골이 더 깊어집니다. 

좀 다른 소리를 했네요. 
아무튼 증오와 공포 2기통으로 우리 대한민국은 달려왔습니다. 북한도 똑같은 엔진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엔진으로 언제까지 살아가야할까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니 울컥하게 되네요. 


붉은틀 시리즈는 개개의 사진을 보면 평범한 사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보면 증오와 한심스러운 작태들이 그대로 보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서로를 미워할 수 있을까요? 이게 우리의 운명인가요?

통일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도 국가도 원하지 않는데 누가 통일을 원하겠습니까. 여기에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일본도 통일을 원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원하지 않는데 통일이 될 리가 없습니다. 이런 슬픈 생각을 하니 사진들을 한참을 보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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