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북한 유화, 포스터, 우표를 볼 수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의 북한 프로젝트

by 썬도그 2015. 8. 4.
반응형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곳곳에서 광복 70주년 전시회와 프로그램과 공연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유의미한 전시회는 북한 프로젝트 전시회입니다. 광복 70주년이지만 동시에 분단 70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해방 되자마자 분단 된 것은 아니지만 한반도를 아우르는 정권이 만들어진 적이 없기 때문에 분단 70주년이기도 합니다. 

이 광복은 비록 분단된 상태지만 남과 북이 모두 함께 기뻐하고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쉽게도 남한, 북한의 광복 70주년 행사는 각자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동의하지 않았지만 북한에 관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많이 변했습니다. 몇년 전만해도 해외 유명 화가의 유료 그림전시회가 꽤 많았는데 관장이 바뀐 이후에는 그런 전시회 보단 덜 알려진 그러나 의미가 깊은 전시회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서양이 아닌 아시아와 낮은 곳으로 시선을 옮긴 전시회가 많네요. 



북한 프로젝트도 그런 일환 중 하나입니다. 북한을 알 기회가 별로 없는 한국에서 같은 민족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또는 북한의 현실을 포스터와 그림으로 반추할 수 있는 전시회가 북한 프로젝트입니다.

위 사진의 오른쪽 줄은 광복70주년 기념 북한프로젝트 전시가 아닌 인기 아이돌 가수 GD 전시회 줄입니다. 학생들이 참 많이 보네요. 뭐 대중가수가 시립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것이 격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지만 시립미술관이 무슨 미술가들의 전유물은 아니죠. 제 취향은 아니라서 보고 싶은 생각은 안들지만 전시회에 대한 비난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전시 입구에는 <통일의 피아노>가 놓여 있습니다. 아리랑을 연주하는데 실제 연주가 가능한 피아노는 아니고 전시 제품입니다. 



피아노 안을 들여다보면 휴전선을 상징하는 철조만이 있스니다. 팽팽한 피아노 줄을 건반으로 소리가 나는데 남북한은 불협화음이 나고 있습니다. 엄혹한 현실을 풍자했네요



입구를 들어서면 강익중 작가의 <금수강산>이 전시 되어 있습니다. 금수강산은 아름다운 한반도를 극찬한 말이죠. 산과 계곡과 바다가 있어서 사계절도 뚜렷하지만 산과 바다 강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나라입니다. 산이 많아서 좋긴 한데 너무 많은 것은 사는데 크게 좋지는 않습니다. 살기 불편할 지는 몰라도 보기 좋은 것은 거부할 수 없습니다. 




<금수강산>작품에는 둥근 작은 강에 달 항아리가 떠 있습니다. 달 항아리가 둥둥 떠 다니면서 서로 부딪히면 맑은 소리를 냅니다. 이 작은 강은 임진강을 형상화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리랑보다 임진강이라는 노래가 더 좋습니다. 



전시는 크게 북한의 우표, 북한의 유화, 북한의 포스터와 탈북 작가들의 작품과 국내외 작가의 북한 관련 작품이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우표입니다. 초창기 우표 같네요. 5원도 아닌 5전입니다. 



연개소문, 서희, 문익점, 강감찬, 을지문덕이 보이네요. 북한이라서 그런지 고구려와 고려 영웅이 많습니다. 


병영 국가 답게 붉은 군대를 담은 우표도 있네요. 붉은 색은 공산주의의 상징 색인데 혁명의 색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빨갱이라고 하죠. 



두번의 남북 정상회담은 이제 다시는 올 것 같지 않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2원하던 우표가 170원으로 올랐네요. 이때 화폐개혁이 있었나요? 이명박 정부때 북한에서 화폐 개혁 했다가 망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가격이 확 올랐네요



애국열사 안중국, 애국렬사 안중근, 같은 안중근이지만 우린 열과 렬의 차이만큼 다른 나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쭉 가면 언젠가는 통일은 멀어지고 분단이 고착화 될 것 같습니다. 



외국 작가가 찍은 사진들도 많이보였습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왕 궈펑'작가의 북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파노라마 사진인데 크기가 755 X 200cm라는 초대형 사진입니다. 많은 사진을 봤지만 이처럼 큰 사진은 처음 보네요. 거대한 사진은 거대한 이미지를 담았습니다.

북한이 자랑하는 아리랑 축전을 담았네요. 


북한이라는 전체주의 국가를 사진으로 잘 담았습니다. 



벽돌처럼 가지런한 줄서기를 보면서 이질감이 강하게 듭니다. 전체죽의 국가에서 자주 보여주는 인간의 부속품화가 그대로 드러난 사진입니다. 플랜크드도 스피커도 벽돌도 사람도 참 가지런하네요. 마치 로봇의 미끈함 같습니다. 


이 북한프로젝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전시는 북한 유화입니다. 



북한 유화는 북한의 찬양화가 대부분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북한의 유화는 개인이 사적으로 그리는 그림들이 아닙니다. 국가가 고용한 화가들이 집단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함흥창작사, 만수대창작사, 신의주창작사에서 대량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들은 프로파간다(선전용) 그림입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영향을 받아서 묘사는 사진과 같습니다. 차라리 사진을 찍지 왜 그림으로 묘사하는 지 좀 의문이 들긴 하지만 그림이 주는 상징성이 있겠죠.

그림은 현실을 그대로 그리는 것 같지만 상상해서 그릴 수 있잖아요. 



북한의 유화는 아프거나 고통스럽거나 짜증내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천국에서 사는 사람들 처럼 항상 웃고 있네요. 이게 더 역설적으로 느껴지네요



유일하게 아릅답게 느껴진 사진은 이 사진입니다. 유화 물감을 크게 찍어 발라서 질감이 질척이는 것이 마치 눈길을 걷는 듯한 느낌입니다.



폼을 잡고 있거나



아름다운 장면들이 가득합니다. 


중노동을 해도 웃습니다. 


드라마틱 하네요. 상당히 뛰어난 일러스트들입니다. 그러나 이게 더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네요





북한의 유화들은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무결점 정권을 찬양하는 듯한 모습이죠. 그러나 무결점이 아닌 현실에 대한 무지가 가득한 정권입니다. 국민들을 굶어 죽이는 정권은 최악의 정권입니다. 

참고로 이 유화들은 네덜란드인인 '로날드 드 그로엔'이 수집한 유화입니다. 
그리고 하단에 소개하는 포스터는 '빔 반 데어 비즐'이 수집한 포스터입니다. 두 네덜란드인이 큰 역할을 했네요. 


북한의 포스터들도 가득했습니다. 




북한의 포스터들의 특징은 남한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표어들이 신기학도 거의 다가 ~~하자!로 끝납니다. 명령조죠. 병영 국가 답게 국민에게 명령을 합니다. 합시다도 아닌 하자! 


그런데 그 하자!로 끝나는 표어 중에 '전기를 아껴쓰자요!'가 등장해서 빵 터졌네요. 




포스터의 내용들은 북한 주민들을 계몽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북한은 개인이 개인이 아닌 부속품 같은 취급을 받는 나라라서 정부가 생각까지 공급해 줘야 합니다. 




천연 자원이 풍부한 나라인 북한, 이렇게 못살기도 참 힘든데 아프리카 국가처럼 못삽니다. 폐쇄적인 나라의 결과물이죠. 60년대까지는 북한이 남한보다 잘 잘았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이러다 한국이 공산화 되겠다고 생각하고 경제개발 5개년 밑그림을 그려서 한국 정부에 줍니다. 장면 정부는 이걸 토대로 경제개발 5개년 개발을 하려다가 탱크타고온 왕인 박정희 정권에 무너지고 박정희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실현 시킵니다.

그리고 나이 드신 50대 이상 분들은 박정희가 나라를 먹여 살렸다면서 지금도 찬양하죠. 
박정희 정권이 분명 잘 한 것도 있긴 합니다만 북한 김일성처럼 너무 자기 맘대로 했습니다. 자기에 마음이 안들면 사람을 때리고 죽이는 살벌한 정권이었죠.

그리고 그 딸이 현재 이 나라의 대통령입니다. 그러고 보면 남이나 북이나 참 비슷한 모습이 많습니다. 이는 국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전체주의적인 나라를 지향하는 듯 합니다. 



에도 하트먼의 사진들은 멸균의 세상에서 사는 듯한 인공미 가득한 북한을 거대한 실험실처럼 사진을 담았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전시는 삼성전자의 기어VR를 이용한 권하윤 작가의 489년이라는 작품입니다. 가상현실을 재현한 작품 같은데 체험은 하지 못했습니다. 줄을 꽤 서야 하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오래 쳐다 본 작품은 노순택 작가의 <붉은틀 시리즈>입니다. 남과 북의 이미지를 모자이처럼 배치해서 반목하고 적대시하는 남북한 민족의 증오심을 가득 담았습니다


북한을 이해하기 이해서 본 작품이지만 저도 모르게 북한에 대한 적개심만 더 커졌네요. 제가 느끼는 적개심은 북한 주민이 아닌 북한 정권입니다. 정말 무능하고 무지하고 무책임한 정권입니다. 



우리에게 날개가 생겨서 북한 상공을 날아 다니지 않는 내 생에 북한에 갈 일은 없을 듯 하네요. 광복 70주년 기념 전시회지만 저에게는 분단 70주년이라고 읽히네요. 그래도 이런 전시를 통해서 북한을 조금 더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북한프로젝트 전시회는 9월 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