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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여객선 침몰을 보면서 느끼는 참담함과 답답함과 미안함

by 썬도그 201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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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수학여행을 가던 아이들을 태운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이 사고가 났다는 소리에 YTN 방송을 지켜봤습니다. 
사고 현장은 나오지 않고 관련 사고 내용만 계속 방송 하던 방송은 기울어진 사고 현장 스틸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방송에 처음 나온 사진은 위 이미지처럼 90도로 기울어진 선채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전문가가 국내에서 최고 큰 여객선이고 격벽 시설이 있기 때문에 금방 침몰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그래서 큰 사고지만 인명사고는 없지 않을까 예상이 되었습니다. 대형 여객선이지만 구명조끼도 다 완비 되어 있고 구명정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구명 헬기와 어선 그리고 해경의 고속단정과 경비정이 근처에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걱정이 되었던 것은 500명 가까이 되는 승객을 여러배에 모두 태울 수 있나? 라는 걱정만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바로 몇분 후 이상한 사진이 보여집니다. 


바로 이 상태의 사진이 보여지자 YTN 앵커는 당혹해 합니다. 예상과 달리 배가 선수만 남기고 다 침몰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후 12시 경 전원구조라는 문구가 뜹니다. 특히, 학생 전원구조라는 뉴스에 기쁜 마음에 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이 뉴스를 알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행이라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더군요. 그렇게 다시 제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오후 2시경부터 이상한 뉴스가 나옵니다. 학생들을 전원 구조한 것이 아닌 구조중이라는 뉴스가 떴습니다. 

잠시 후 사고 여객선에서 구출된  생존자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빠져 나올 때 안에 많은 학생들이 있었다면서 뉴스에서는 사망 1명이라고 하지만 자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더 많을 것이라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때부터 이 사건이 큰 대형 사고가 될 수 있구나를 생각했고 앵커도 참혹감을 감추고 조심스럽게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구조자 360여명이고 실종이 109명 이라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이 소식에 단원고 학부모들은 분노를 하기 시작 했습니다. 방금 전 까지는 전원 구조를 했다고 했는데 이제와서 다시 구조중이라는 학교의 발표에 분노심을 표출 했습니다.

그런데 더 황당하고 놀라운 소식은 오후 6시경 구조자가 중복 파악 되었다면서  탑승자 462명 중 구조 160여 명 실종 290여 명이라는 실종자가 구조자보다 더 많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참담함이 밀려 오더군요. 설마하는 생각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오후가 다 지나고 해가 떨어지기 전에 실종자와 구조자를 겨우 파악한 정부의 안이한 태도와 아마츄어 같은 대책에 분노심에 화가 너무 나네요. 이때부터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이 참담함을 크게 느끼게 한 영상은 이 영상입니다. 배가 기울어져서 4층과 5층에 있던 학생들이 어선과 고속단정에 살려 달라고 올라타는 모습에 설마 실종자 대부분이 배 안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뉴스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배 안에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해가 안 갔습니다. 아무리 배가 빠르게 침몰 했다고 해도 많은 학생들이 왜 배 안에 남아 있을까요? 배가 기울어지면 최대한 선채 밖으로 나와서 대기하고 있다가 침몰 할 때 뛰어 내리거나 아니면 근처에 있는 수 많은 어선과 해경 경비선이 구조해 줄 수 있다고 생각 되었는데 왜 학생들이 배 안에 있을까요?

근처에 배가 없어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기에 바다에 떠 있으면 주변의 어선들이 구조할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또한, 파도도 0.5m라서 바다에 떠 있기만 하면 쉽게 구조할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한 승객이 찍은 침몰 당시의 동영상을 보니 배가 90도 이상으로 기울어져 뒤집어지기 직전임에도 선내 방송은 움직이지 말고 하고 있습니다. 

분명, 배가 기울어서 사람들이 우왕좌왕 하면 오히려 배가 뒤집히는 것을 가속하기 때문에 선내에 있으라고 하는 말이 이해는 갑니다. 그러나 이는 천천히 침몰할 경우니 이렇게 급속하게 침몰하는 과정이라면 선장이나 항해사 등이 빠르게 판단해서 배에서 탈출하라고 방송을 했어야 합니다.

동영상에는 4층에 있던 승객들이 벽을 잡고 겨우 서 있는 것을 보여주면서 한 승객이 우리는 괜찮지만 3층에 학생들과 노인들이 많다면서 3층 객실을 걱정하더군요. 실종자 대부분이 3층 객실에 있던 학생들이라는 소리가 있던데요. 그럼 배의 승무원들이 배에서 탈출하라고 지시를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선장과 항해사 등의 책임을 지고 배가 침몰하기 전까지 명령을 지시해야 할 책임 있는 사람들이 배에서 나간 후였습니다. 이 부분은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이 세월호 선장은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방송을 믿고 따른 학생들만 배에 갇히고 끝까지 책임을 지고 상황 판단을 해야 할 선장과 항해사들이 구조되는 모습. 그 모습에 피가 거꾸로 오르네요. 그런데 이런 모습 어디서 많이 봤습니다. 


책임감 없는 사람들이 많은 아마츄어들의 나라 한국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192명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그 사건과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은 여러모로 참 비슷합니다. 먼저 처음에는 작은 사고구나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가 늘어가고 그 사망원인이 한 두 사람의 부주의함 또는 책임감 없는 모습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구지하철 화재 시에 지하철 기관사는 마스터 컨트럴 키를 뽑아서 대피를 하는 바람에 승객들이 안에 갇혀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화재가 났으면 지하철 문을 열어주고 대피 방송을 하던지 모든 칸을 다니면서 대피하라고 소리를 질러야 할 사람이 지 혼자 살겠다고 키를 뽑고 도망을 갔습니다. 

이번 세월호도 책임을 지고 명령을 지시해야 할 선장이 배에서 먼저 나왔습니다. 배 위에 있던 수 많은 구명정 하나도 쓰지 못하고 그렇게 아이들은 승무원을 말만 믿고 기울어진 배의 복도에서 기대서 있다가 차오르는 물에 갖혔습니다. 

분노심과 함께 아이들에게 미안 했습니다. 
우리 못난 어른들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이 추운 바다에 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때도 성수대교 붕괴 사고 때도 놀라기는 했지만 미안한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네요. 그건 아마 제가 이제 이 사회를 책임질 나이인 기성세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못난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를 하는 책임을 질 나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 글을 쓸까 말까 참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그냥 지켜보는 것이 가장 바른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한 감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네요. 

언론들의 천박한 보도행태와 실종자 숫자 파악도 못하는 정부, 자기 살겠다고 제대로 된 방송도 하지 않고 판단 미숙을 보여준 선장 및 승무원들의 행동들. 어른들의 말을 믿고 복도에서 객실에서 대기 했던 아이들. 생존했던 학생들은 선내 방송을 따르지 않고  배에서 나온 학생들이라고 하네요. 

이 모습이 마치 한국의 현실을 반영 하는 것 같아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선장을 믿고 따르라고 국민들에게 말하고 자기만 살고 내뺀 위정자들의 모습이 겹쳐지네요. 

차라리 배를 포기하고 모두 바다로 뛰어 들라고 했다면 이런 대형 실종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왜 우리 어른들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할까요? 죄를 지고 실수를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할 우리 어른들은 항상 변명하고 거짓말을 해서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하고 개인적 일탈이라고 하는 모습들. 

이런 세상에서 태어난 학생들과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못난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 일조한 제가 한 없이 부끄러운 하루였고 앞으로가 될 듯 합니다. 부디 모든 힘을 다해서 학생들과 승객들을 구했으면 합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새벽 1,2시에 다시 구조를 재게하나고 하는데 이번 구조에 온 힘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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