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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집단 여행을 가는 수학여행의 관행, 반별로 가는 여행으로 바꿀 수는 없나?

by 썬도그 2014.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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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가 더 안타까운 것은 다 피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이 큰 피해를 받기 때문입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지만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기에 하루 종일 손에 일이 안 잡히네요. 

이번 사건은 인재이자 한국적인 시스템이 일으킨 시스템의 거대한 오류라고 느껴집니다. 아직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안개가 짙어서 운항이 힘들면 과감하게 운항을 연기하고 배에서 대기하라고 했으면 좋으련만 너무 무리하게 출발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제가 왜 이런 의심을 하냐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그렇습니다.  안전 보다는 돈이 우선이기에 조금 무리해서라도 출항을 하는 것이 상식인 나라니까요



집단 여행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수학여행에 대해 생각해보다

서두에 미리 밝히지만 이 글은 당분간 수학여행을 가지 말라고 하는 글이 절대로 아님을 밝힙니다. 제가 이렇게 밝히는 이유는 제 글을 오해하는 분들이 꼭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몇몇 학부모들 사이에 나오는 수학여행 보이콧을 전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박정희 대통령때나 있을만한 코메디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70년대에 수학여행버스가 굴러서 많은 학생이 죽자 문교부 장관은 수학여행을 금지 시켰습니다. 문제는 사고를 낸 버스 운전사나 버스가 문제이지 화살을 이상한데로 돌려서 수학여행 자체를 금지 시킵니다. 

이는 자동차 사고가 많아져서 많은 사람이 죽자 자동차 금지령을 내린 모습과 똑같습니다. 안전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데 아예 문제의 근원까지 뿌리 뽑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부 학부모들이 말하고 있는 수학여행 금지 요청은 좋은 의견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의 수학여행 제도는 꽤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수학여행의 문제점과 보안 혹은 대안을 좀 적어보겠습니다. 



한 학년 전체가 떠나는 집단 수학여행을 꼭 갈 필요가 있을까?

이번 사고는 한 학년 전체의 학생이 모두 수학여행을 가는 전형적인 한국의 수학여행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런 집단 수학여행은 한국적인 풍경이고 관행입니다.

그런데 이 집단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대학생들 O.T도 그렇고 고등학생의 수학여행도 그렇고 왜 그리 집단체로 움직일까요? 이는 한국의 집단 문화 특성이 큰 영향을 줬을 것입니다. 아직도 한국은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 시 하는 개인의 희생은 집단을 위해서는 필요로 하다는 생각이 기본 마인드가 된 나라입니다. 이러다 보니 항상 어느 집단에 소속되어 있어야 불안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태어나서 학교라는 강력한 집단에 소속되어서 그 소속에서 협동심을 배웁니다. 이 협동심과 소속감은 한국인을 지탱하는 강력한 정신적 기둥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학교 출신, 어느 지역 출신을 평생 자랑스러워하고 챙겨줍니다. 분명 이런 출신 따지고 학교 따지는 문화는 서양에도 있는 문화지만 그 나라는 그냥 따지기만 할 뿐 그걸로 밀고 끌고 하는 강력한 끈적함은 없습니다. 

아무튼, 이런 집단체에 소속된 강력한 자부심을 심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체행동입니다. 그래서 수백명이 한꺼번에 같은 여행을 떠나는 집단 여행을 하는 것이 한국의 전형적인 수학여행 풍경입니다.  

그런데 꼭 소속심이나 협동심을 수백 명이 가야 생기는 것일까요? 그건 아닐 것입니다. 저는 차라리 학교 체육대회가 오히려 학교의 소속감을 더 많이 키워줍니다. 그럼 왜 수백명이 떠날까요?



집단 여행을 가야 떡고물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감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집단 여행을 가는 이유의 궁극적인 목적은 대외적으로는 싼 여행비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만 대내적으로는 
교장들이 뒷 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부모 돈은 교장 쌈짓돈?…곪아터진 교육비리 2010년 기사보기

2010년 터질 것이 터졌습니다. 수십년 간 교장과 행정실장들이 수학여행 업체로 부터 뒷돈을 챙기는 모습은 일반화 시켜도 좋을 정도로 흔한 풍경입니다. 그러다 2010년 수학여행 비리가 터졌죠. 걸린 교장만 저 정도지 영리한 교장은 흔적도 안 남기고 받았을 것입니다. 물론, 모든 교장이 그런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저런 것이 관행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숙박업체로 부터 뜯어먹고 여행사로부터 뜯어먹고 버스회사로부터 뜯어먹던 교장들. 
이 사건 이후로 조달청에 등록해서 투명한 행정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학교가 늘었지만 의무 사항도 아니고 조달청에만 등록했지 또 뒤로 다 사브작 사브작 거래하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수학여행은 복마전이라고 할 정도로 수 많은 비리의 온상입니다. 
이러니 수학여행 가면 밥들이 맛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교육청이 이런 비리를 잘 색출할까요? 시교육청 종합감사는 3~5년 주기로 하기 때문에 감사 하는 년도만 잘 피해가면 되기에 비리가 끊기지 않습니다. 

감히 말하지만 수학여행은 비리의 복마전입니다.


집단 관광을 선호하는 것은 한국인의 습속일까? 

집단 여행의 장점은 싸다는 것입니다. 수학여행을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싸게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집단 여행은 점점 인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예전 같이 관광버스를 빌려서 가는 여행 보다는 가족 단위로 가는 여행객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집단 여행은 이제 트랜드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또한, 수학여행이 큰 재미도 없습니다. 때되면 관광버스 타고 이동했다가 쭉 둘러보고 또 버스 타고 이동하고 주입식 교육에 이어서 주입식 여행을 하는 것이 구태스러운 집단 관광입니다. 

그래서 요즘 집단 관광도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집단 관광 즉 깃발 관광을 표방하면서도 자유시간을 많이 넣는 자유 여행과 융합하고 있습니다. 장소를 이동할 때는 버스 등을 이동하지만 하루 종일 가고 싶은 곳을 각자 다니고 모일 시간만 알려주는 융합 관광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한도전에서도 나왔듯 지방의 한 여고가 서울을 여러 곳으로 분할해서 반별로 혹은 조별로 각자 서울 여행을 하고 특정 시간에 다시 모이는 방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수학여행도 변해야 합니다.

제가 미국이나 유럽 등의 나라는 어떤가 페이스북에 물어보니 이웃분들이 외국도 수학여행은 가는데 반별로 혹은 동아리별로 혹은 가고 싶지 않은 학생은 강제로 끌고 가지 않는다고 하는 의견을 보내 왔습니다.  우리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집단 여행 보다는 반별로  가는 것이 하나의 대안 아닐까요?



반별로 떠나는 수학여행은 어떨까?


민주주의는 강력한 분권화 시스템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가 운영체제이니다.
입법 사법 행정이라는 3권이 분리 되어서 서로에게 태클을 걸어서 권력이 한 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뭐 한국 같이 행정이 입법 사법을 휘두르는 나라는 민주주의 형태를 띤 전체 국가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수학여행은 전체주의 국가 혹은 왕권국가 같이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 되어 있습니다. 교장이라는 학교의 왕의 결정에 따라서 수학여행지가 결정이 되죠. 좋은 학교는 교사와 학생의 의견을 듣겠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학교가 교사와 여행의 당사자인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까요?

저는 이런 집중된 권력이 부정한 돈을 끌어 모으고 수학여행의 비리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반별로 수학여행을 가는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규모가 적어서 여행비 할인이 크게 안 된다고요. 그럼 3~4반을 모아서 결정하면 어떨까요? 수학여행지는 학생들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것입니다. 

꼭 제주도나 경주를 갈 필요가 있습니까? 여행 프로그램만 알차다면 전국 어디를 가던 재미있고 볼 거리가 많을 것입니다. 
인솔 교사 외에 부교사나 학부모의 동참도 할 수 있게 개방해서 학부모 몇 분이 학생들의 안전을 도모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또한, 여행도 딱딱한 주입식 프로그램 말고 학생과 교사가 여행 준비를 함께 한다면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웃음이 나올까요? 왜 구태스럽게 모두 집단으로 움직입니까? 그렇게 집단으로 움직여서 재미가 있습니까? 제 추억의 수학여행은 담배피고 술 먹던 놈들이나 신나했던 수학여행이었지 특별한 재미가 없었습니다. 맛 없는 밥과 빤한 장소에 내려 주고 알아서 보고 오라고 하는 교사들의 귀차니즘.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네요. 프로그램이 개판이니 어떤 흥미를 느낄 만 한 것이 없었습니다. 

학생들의 참여는 전혀 없었고 주입식 여행을 꾸역꾸역 먹었던 느낌만 들었습니다. 이제 좀 바꿔 봅시다. 좀~~~~~



학부모들의 안전 불감증도 문제

내새끼리즘이 만연한 한국이고 이 강력한 내새끼리즘이 오히려 내 새끼를 망치는 1등 공신이 되고 있습니다. 
몇년 전에 한 지방 도시의 한옥 마을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무리의 꼬까 옷을 입은 유치원생들이 지나가더군요. 그 귀여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지켜보고 있는데 약 20명 정도에서 되는 유치원생을 여교사 혼자 뻘뻘 거리면서 인솔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측은했습니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한 눈만 팔아도 큰 사고로 이어지는 아이들은 왜 혼자 인솔하나 했는데 인솔자가 또 있긴 하더군요. 다른 여교사가 또 있긴 한데 이 분은 인솔은 안하고 아이들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쁩니다. 대나무에 메달리라고 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마치 사진관의 증명사진 찍듯 한 아이씩 불러서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귀동냥으로 들었습니다

"미치겠어. 학부모들이 이런 것을 찍어서 보내줘야 좋아해서 안 찍으면 왜 안찍었냐고 따지잖아"

그때 알았습니다. 학부모들이 아이가 소풍 가서 논 사진을 원하고 그 사진을 찍기 위해서 교사 한 명은 하루 종일 큰 DSLR을 목에 메고 사진만 찍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은 학부모들의 안전불감증입니다. 정 사진을 원한다면 일단을 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알바생을 고용해서 같이 붙여주던지 해야지 인솔자가 안전은 신경 못쓰고 사진 찍으면 되겠습니까?


학교에 압력을 행사하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학교 행정에 간섭하고 요구하는 것이 많은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그런 요구가 정당하면 해야 합니다. 오히려 학부모들이 학교 행정에 간섭하고 따져 묻고 해야 학교라는 곳이 깨끗해 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새끼를 위한다고 무리한 요구를 해서 그 요구가 아이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그게 아이를 위한 행동일까요?


뭘 그리 집단으로 해야 성이 차는 지, 어려서부터 참으로 많은 집단 행동을 하면서 사는 한국인들입니다. 
학교라는 집단체에서 시작해서 군대라는 집단체로 그리고 회사라는 집단체로 이어지는 집단에서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소외 당하는 느낌이고 왕따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태반인 나라. 그러나 이제는 개인주의가 좀 만연해졌으면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개인주의가 아닌 이기주의들만 늘어가네요. 이기주의자들이 모인 집단은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집단 여행, 이제 그만 갔으면 합니다. 알콩달콩 소규모의 여행, 참여하는 여행이 더 재미있고 알차고 깨끗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말하지만 이 글은 이번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서 쓴 글이지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을 지적하고 비난하는 글이 아닌 집단 여행을 가는 수학 여행과 그 근간을 생각해보고자 쓴 글임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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