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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과도한 대기업 후원이 독이 되다

by 썬도그 201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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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도 큽니다. 이것은 인생의 진리입니다. 

기대가 참 컸습니다. 과천까지 가지 않고도 서울 도심에 정부가 운영하는 대형 미술관이 생긴다기에 무척 좋아 했지만 점점 실망만 쌓여가네요. 


지난 11월에 개관한 삼청동 입구, 경복궁 바로 옆에 있는 갤러리 거리에 생긴 대형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그 뛰어난 위치 때문에 많이들 찾아갈 것이라고 예상했고 역시나 개관하자마자 엄청난 인파가 몰리고 있습니다. 


뛰어난 디지인과 경복궁 때문에 높이 올리지 못하고 지하로 내린 모습은 참 독창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뛰어난 외형과 달리 그 속을 채운 것은 별로 좋아 보이지가 않네요. 



벽을 허문 미술관은 보도에서 바로 들어 갈 수 있게 했지만 한옥 건물인 종친부 건물 뒤쪽은 2미터 높이의 돌담을 쌓는다는 모습은 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주민들은 담장 허물라고 하고 있고 미술관은 담장을 쌓겠다고 합니다.



더 이상한 것은 이 미술관이 미술관인지 무슨 레스토랑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음식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너른 광장 뒤에 큰 음식점이 있습니다. 


이 음식점은 상당히 고급스러웠고 실제로 가격도 비쌉니다. 음식점 있을 수 있습니다. 미술품 관람하다가 배고프면 음식 먹고 다시 관람해도 되고 멀리 갈 필요 없이 여기서 해결하면 되니까요. 그러면 좀 가격을 낮추던지 고급 음식점을 품고 있는 게 마치! 돈 있는 사람만 미술관에 오라는 소리 같아 보여서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게다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개관전을 하고 있는데 입장료도 과도하게 비쌉니다. 수요일, 토요일 오후 6시 이후 9시까지는 무료 관람이지만 평일은 입장료가 7천원입니다.  



1층에 들어서면 갤러리 솔 등이 있는데 여기서 사진을 찍으니 찍지 말라고 하네요. 뭐 찍지 말라면 찍지 말아야죠. 그런데 자세히 보니 현대그룹이 지원하는지 현대 그룹 갤러리네요. 

국립 현대 미술관의 현대가 Contemporary가 아닌 Hyundai였나요?
그럴만 한게 곳곳에서 현대 그룹의 후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문 기사를 보니 국립현대미술관은 10년간 무려 120억원의 장기 후원을 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이 정도의 갤러리는 현대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한해에 12억원을 후원 하는데 기업 규모로 보면 작은 액수라고 할 수 있지만 국립 현대 미술관 1년 예산 중에 소장 예술품 구입비가 30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큰 돈입니다.  또한 전체 미술관 운영비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작가들이 기증한 작품들을 주로 전시하고 유명한 그림을 살 여력이 없어 보이네요

현대 말고도 두산이라든지 여러 기업들이 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많은 후원을 했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서울 안의 서울인 삼청동 일대에 대규모의 미술관을 만든다고 할때 놀랬습니다. 그럴 돈이 있나?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과감하게 허락을 했고 총 사업비 2,459억원을 투입해서 완공을 합니다. 이 2,459억원은 12조를 강바닥에 버린 4대강 사업의 규모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문화 예술 쪽에 이런 큰 돈을 투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사업비가 오로지 정부 돈은 아니였나 봅니다. 많은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서 지어졌는지 과도할 정도로 음식점이 많습니다. 


1,2개 정도 있는 것은 괜찮지만 이건 너무 많습니다. 



국립 현대 미술관 서울관은 모두 개관한 것은 아닙니다. 아직 도서관 건물은 공사 중에 있습니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이 이 도서관 건물인데요. 오픈을 했나 봤더니 또 하나의 상업 시설이 들어오네요. 오설록이라는 찻집인데요. 미술관에 이렇게 많은 상업 시설이 필요할까요? 그냥 이런 것은 삼청동 상인에게 넘기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혀가 저절로 차지네요.

그렇다고 국립 현대 미술관을 심하게 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예산도 빠듯하고 이런 식으로 유치하지 않으면 좋은 작가 전시회 하기 힘드니까요. 기업들의 후원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업 미술관도 아닌 정부가 운영하는 미술관까지 이럴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후원은 받되 상업 시설 유치는 최대한 줄였으면 어떨까 합니다. 

대학교에 가면 수 많은 기업들이 지어준 건물이 많은데 미술관도 후원만 할 뿐 관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과천 현대 미술관과 너무 달라서 오는 거부감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과천 현대 미술관은 접근성은 최악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쉴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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