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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기술과 예술의 만남. 2013 다빈치 아이디어(블루 아워 : 기능과 미학의 경계)

by 썬도그 2013.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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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에 있는 서울시에서 세운 금천예술공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몇번 보였습니다. 그 비판적 시각은 이 금천예술공장이 섬과 같은 공간으로 변질 되는 것 같아서입니다. 물론, 고충도 있고 섬이 될 수 밖에 없는 요소가 많긴 하지만 그럼에도 좀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최근 금천예술공장을 방문해보니 주민들과 소통하려고 부던히 노력중이네요. 예를 들어서 금천예술공장 앞마당을 공공 장소로 개방해서 주민들이 탁구나 배드민턴을 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목소리는 꽤 좋네요. 예전에도 이 금천예술공장에 거주하는 예술가들이 노력을 했지만 워낙 먹고사니즘에 찌든 구민들이 호응을 안 해준 것도 있습니다. 


금천예술공장은 인쇄소 건물을 개조해서 예술가들이 작품 창작 활동을 하는 아뜨리에를 대여 해주고 대신 창작품을 기증 받거나 하는 예술가들의 레지던시입니다. 서울에 이런 창작 공간이 꽤 많이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금천예술공장입니다. 


금천예술공장은 독산동에 있는데 이 독산동은 주거지역이 대부분이지만 여전히 철공소나 공장이 좀 남아 있습니다. 땅 값이 오르면 알아서 교외 지역으로 빠져 나가겠지만 서울에서도 땅 값이 싼 지역 중 한 곳이고 교통편도 좋아서 아직도 공장이 많네요. 뭐 오세훈 전 시장 때 여길 싹 밀고 뭘 어쩌고 저쩌고 개발 한다고 말은 했지만 부동산 참쳬와 세계금융위기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군부대가 있던 지역만 개발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개발은 점진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좌고우면하면서 해야 큰 뒷탈이 없죠. 싹 밀고 싹 올리고 이런 식으로 하면 후유증이 큽니다. 아무튼, 이 독산동 지역의 특징 중 하나인 공장 지대를 형상화 한 것이 바로 저 로봇입니다. 지금은 공장이 점점 사라지고 그 자리에 오피스텔이 많이 올라가긴 하네요.  한 5년 안에 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지역 주민들에게는 공장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좋지 않으니까요. 그렇지 않아도 가산디지털단지가 올라가고 군부대도 개발 되면 이미지 변화가 크게 생길 것 같기도 합니다. 


다빈치 아이디어는 이 금천예술공장의 정기전 같은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매년 가을 입구에서 전시가 되는데 올해도 약 1달간 진행 됩니다. 2013년 9월 11일 부터 10월 15일 까지 전시가 되었는데요. 9월 말에 찾아가고 이제서야 포스팅을 합니다.

예전보다 많이 게을러졌고 PC도 느려서 사진 편집하고 동영상 편집하고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면 지레 겁을 먹고 그냥 묶여 두기도 하네요. 오늘은 외부 일정도 약속도 없고 해서 후딱 써봐야겠습니다.

다빈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입니다. 다빈치는 예술가로도 유명했지만 과학자로도 유명 했습니다. 한 마디로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으로 왕성한 호기심에 예술과  과학 등의 다방면에서 활약을 했죠. 지금이야 예술가가 과학자가 될 수 없지만 당시만 해도 학문이 세분화 되지도 않았고 정보의 양도 많지 않아서 가능 했습니다. 물론, 그게 다빈치가 활동하던 시대에도 쉽지 않았고 그래서 다빈치가 위대하다는 평가를 받죠. 

예술가이면서 과학자였던 다빈치, 이렇게 예술과 기술의 만남을 형상화 하는 전시회가 '다빈치 아이디어'입니다
올해의 전시 제목은 블루 아워 : 기능과 미학의 경계 입니다. 


전시장은 1층과 3층입니다. 1층은 창고동이고 3층이 전시장입니다. 미국에는 팝아트 금천에는 밥아트가 있는데 이런 깜직한 생각을 한 분들이 예술가들입니다. 금천 미세스라는 그룹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창작공간을 낮에 개방해서 주민들이 커피와 예술가와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호응이 얼마나 좋은지 궁금하네요. 




화분도 예술적이네요



1층에는 서재가 있고 탁구대도 있고 식탁이 있는 휴게실 같은 곳이 있습니다. 


<The Horse  엄재환 2013>

3층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입구 옆에 말 반쪽이 있네요. 다가가니 말이 달립니다. 관객이 다가가면 작동을 하는 인터렉티브한 작품이네요. 


말을 자세히 보니 어디서 많이 본 거네요. 어렸을 때 많이 했었던 프라모델을 만드는 그 플라스틱입니다. 엄재환 작가는 프라모델이라는 기능성을 파괴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프라모델을 만들기 위한 조립식 키트를 사면 그 안에 설명서가 있습니다. 

어떤 부품을 어디에 본드칠을 해서 붙여야 한다고 자세히 써 있죠. 그럼 우리는 그대로 따라합니다. 얼마나 잘 따라하느냐에 따라서 프라모델의 완성도가 달라집니다. 작가는 그 목적지를 벗어나서 내 맘대로 조립을 하기 시작 합니다. 
고정 관념 파괴인데요. 목적지를 잃어버린 프로모델 조립식 키트를 엮어서 말을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움직이는 로봇 말입니다. 예술이라는 것이 그런 것도 있어요. 기존의 사물의 기능성을 제거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면서 느끼는 일탈의 쾌감. 그런면에서 이 작품은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빈치 아이디어는 앱도 있습니다. QR코드를 촬영하거나 다빈치 아이디어로 검색하면 도슨트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앱은 음성지원은 안 되고 텍스트만 나열 되어 있습니다.



< 핀 라이트, 오프너 2013>

이 작품도 재미 있습니다. 바늘 같이 생긴 조명을 집어 넣었다 뺐다 할 수 있습니다.
앞과 뒤가 연결 되어 있어서 앞에서 잡아 빼면 뒤에 있는 것이 줄어 듭니다



이런 형태입니다. 작품을 직접 만져보고 참여할 수 있는 모습이 미디어 아트와 비슷하네요
다음 사람은 내가 본 작품과 조금은 다른 작품을 만나 보겠네요. 왜냐하면 작품을 제가 만졌으니까요.


<Bumpy Turn, 최인경 2013>

소리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리를 시각화 한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이미지란 CD가 될 수도 있고 LP가 될 수도 있고 카세트 테이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CD, LP, 카세트 테이프는 정형화 된 이미지입니다. 이에 최인경 작가는 LP의 고루한 이미지를 탈피해서 높 낮이가 다른 이퀄라이저 같은 LP를 만들었습니다.


오른쪽 하단의 볼륨을 돌리면 소리가 달라집니다.



<스마트 버그 , NXUX 2013>

스마트 버그라는 작품은 태블렛을 몸통으로 하고 곤충의 다리 같은 나와 있는데 스스로 기어 다닙니다. 인간과 사회가 스마트 디바이스로 새롭게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90년대 중반 전까지만 해도 커뮤니케이션이란 직접 또는 전화 밖에 없었죠. 

이후에는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으로 직접 만남 보다는 스마트 디바이스를 위한 만남이 더 늘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만남으로 인해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모습도 많아졌고요. 


작품은 이 스마트 디바이스로 엮인 세상을 가치 중립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가끔 헛똑똑이들이 마치 스마트폰이 사람 관계를 망친다 어쩐다 하는데 도구가 문제겠습니까? 사람 마음이 문제죠. 그리고 스마트폰이 사람 관계를 망치는 것 보다는 그걸 잘 다루지 못하는 미성숙한 인성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어떤 도구에 대한 비판 보다는 그 도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려고만 하는 우리들의 습속을 비판하는 것이 더 값진 비판이 아닐까 합니다. 



< 바이오 키네시스 : 친환경 소프트 키네틱 미디어 스킨 , 하이브리드 미디어 랩 2013>

 이 작품은 디자인과 기술의 융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지털 정보에 의해서 움직이는 건축 스킨이라고 하는데요. 사람에 반응하는 건축 외형? 이거 꽤 흥미로운데요. 



<Line Segments Space , 김치앤칩스, 2013>

위에서 뛰는 말을 가장 좋았다고 했는데 취소할께요. 말은 2번 째이고 이 작품이 최고였습니다. 환상적인 빛, 불꽃 놀이와 흡사한 짜릿함을 줍니다. 

실과 같은 줄에 빛이 들어왔다 나갔다 합니다. 무슨 소재를 사용한 것일까요? 너무 신기합니다. 저는 실이 스스로 빛을 내는 줄 알았는데 설명문을 보니 그게 아니네요. 3D 스캐닝, 비디오 프로젝션 기술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럼 이거 실위에 프로젝션 영상을 입힌 것인가요?




가끔 건물 외벽의 굴곡을 그대로 이용해서 빔 프로젝터로 영상을 띄우는 것을 봤는데 이것도 그런 기술인가 보네요
먼저 거미줄 같은 실을  3D 스캔한 후에 프로젝트 영상을 그 실 위에 맞춰서 뿌리나 봅니다. 대단한 기술이네요. 이거 백화점 디스플레이로 활용해도 인기가 좋을 듯 해요

네온 싸인 필요 없겠는데요. 






<세계는 균일화되며 계속 변화한다 , 팀랩 2013>

이 작품도 꽤 인기가 많았던 작품입니다. 거울로 된 방 안에 거대한 벌룬들이 가득한데요. 벌룬들이 색을 계속 바꿉니다. 벌룬을 움직이면 다른 벌룬과 충돌하면 색이 동기화 됩니다. 마치 트위터나 페북이 반응하듯 접촉하면 변화가 됩니다. 마치 SNS나 인터넷과 같은 모습이죠. 동기화~~~ 이게 이 시대의 아주 중요한 단어입니다. 

남이 생각한 것을 내 생각으로 동기화하고 나중에는 그게 내 생각인 줄  착각하죠. 그 때 물어봅니다. 
그래서 그게 니 생각이니? 라고 물으면 어버버 거립니다. 자기 생각이 아니니 논리력도 딸리고 왜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히죠. 
이게 바로 생각 없이 RT하고 방법적 회의가 없는 요즘 세태들의 문제입니다. 물론, 저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항상 의심하고 의심하고 의심해야 진실과 진리를 알 수 있습니다. 온갖 거짓 정보가 난무하는 세상에서는 방법적 회의를 갖춰야 하는데 어떤 분이 제 블로그가 어쩌고 저쩌고 뭔 그리 불만이 많냐고 적어 놓았더군요. 전 그 사람이 참 불쌍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그게 바로 무비판적인 순응이 진짜 삶인줄 알고 사는 노예 근성이거든요. 좀 과격하게 말을 했지만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물론, 때쟁이가 되지 않으려면 의심과 비판 콘트럴을 잘 해야죠. 안 그럼 니힐리즘이 되니까요


3층 전시장 입구에서는 작가들의 인터뷰가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1층 창고동에서는 2개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12 현 12 stings, 정자영 2013>

<손으로 보는 소리, 이피엠 2013>

손으로 보는 소리라는 작품도 참 재미있습니다.  손으로 터치하면 시각적인 변화가 있는 소리판입니다. 

큐브들은 내가 선택한 감정에 따라서 색이 바뀌고 노래가 바뀝니다.  


스크린에서 내 감정을 선택하면 됩니다. 



이렇게 직접 예술 작품을 만지고 참여하고 하는 재미가 솔솔하네요. 그래서 인터렉티브한 예술작품들이 요즘 인기가 많나 봅니다. 그냥 일방적 보여주기는 좀 지루하잖아요. 

전시회는 10월 15일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좀 늦게 소개 시켜드린 게 죄송하네요. 대신 동영상도 올리니 참고해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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