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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사진 상위 시대를 이끈 라이프지의 사진을 만날 수 있는 '라이프 사진전'

by 썬도그 2013.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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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글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사실이 아니기에 글이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우리의 상상으로 채울 수 있기에 소설은 글이 좋습니다. 삽화요? 삽화 없는 소설이 좋습니다. 아이들이나 이해하기 힘들어서 삽화가 필요하지 어른들은 모르는 단어도 거의 없고 경험이 많기에 자신의 경험과 링크 시켜서 읽으면 소설가의 생각과 내 경험과 생각이 연결되어서 풍성한 느낌을 주잖아요. 

그래서 소설은 글이 좋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사진이 좋습니다. 논픽션 소설이라고 해도 사실에 근거할 뿐이지 모든 내용이 사실은 아닙니다. 또한, 화자의 시선에 따라서 사실은 쉽게 왜곡됩니다. 하지만 사진은 어느 정도 중립적인 시선과 사건 사고를 객관화 합니다. 분명, 사진도 왜곡하기 쉬운 매체입니다. 하지만 왜곡을 해도 그 한계가 있고 양심있는 사진가들을 믿는다면 사진은 그 어떤 매체보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입니다. 


사진 상위 시대를 이끈 '보도사진 전문 잡지 라이프(LIFE)지

백문이불여일견
백번 말해 봐야 한 번 보는 것 보다는 못합니다. 대중은 실제로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건 사고를 보려고 직접 그 현장에 갈 수 없었습니다. 사진은 마치 현장에서 내가 본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뛰어난 재현력이 있었고 이런 뛰어난 재현력에 대중은 사진을 원하기 시작 합니다. 

1936년 11월 23일 타임지와 포츈지를 만든 헨리 루스는 전문 보도사진 잡지인 '라이프'지를 창간 합니다. 이제 막 사진이 대중화 되고 있던 시점, 사진이 잡지에 속속 등장함을 넘어서 뛰어난 사진을 대중이 좋아함을 눈치 챈 헨리 루스는 사진을 글의 삽화 수준의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끌어 올린 사진 잡지를 선보였습니다.

그 이름이 바로 라이프지입니다. 

이 라이프지는 보도사진작가나 보도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성경과 같은 사진 잡지일 정도로 많은 뛰어난 보도 사진을 담고 그런 보도 사진작가를 길러낸 사진 잡지입니다. 


10센트에 팔렸던 라이프지는 창간 3년만에 무려 200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를 했고 이 엄청난 인기 속에서 유진 스미스, 로버트 카파, 유섭 카쉬, 알프레드 에이젠스타트 등의 뛰어난 포토저널리스트를 지원했습니다. 

많은 포토저널리스트(보도사진작가)들이 이 라이프의 후원을 받고 전 세계를 취재하고 사건 사고를 카메라에 담아서 세상에 알렸습니다. 전쟁 사진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다양한 분야의 사진을 담고 있는게 라이프지입니다. 


다만, 창간 후 2차대전과 한국 전쟁 그리고 월남전에서 다른 매체에서 볼 수 없는 참혹스러운 전쟁 사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크게 각인되고 인기를 끌게 됩니다. 아니러니 하게도 월남전은 라이프지 같은 사진 잡지가 전쟁의 참혹한 사진을 계속 싣고 그 현실을 목도한 대중들이 반전 운동을 일으키게 됩니다. 

결국 자승자박한 꼴이 되어서 이후 전쟁 같은 큰 이슈가 없고 인기가 시들해지자 폐간이 되었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흑백 전쟁사진은 비장함과 숭고함을 느끼게 하지만 컬러로 담긴 손홍빛이 가득한 컬러 전쟁 사진은 숭고함이 아닌 참혹함으로 느껴져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좀 해보게 되네요

라이프지는 사진 상위 시대를 이끌었습니다. 지금은 잡지에 사진이 없으면 읽지 않으려고 하죠. 대부분의 잡지들이 사진을 적극 활용하고 이제 사진이 글 보다 더 많이 멀리 공유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삽화에 머물렀던 기사 도우미였던 사진을 주연으로 내세우고 사진 밑 캡션을 조연으로 바꾼 것이 라이프지였습니다. 이 라이프지에 실린 사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2013년 9월 6일 오늘 부터 11월 25일까지 세종문화화회관 전시관 1층에서 전시를 합니다.
지하에서 하는 로버트 카파전과 함께 보면 참 좋을 듯 하네요. 보도 사진 좋아 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큰 축복이네요

두 사진전이 성격도 비슷하고 연계해서 통합 티켓을 만들었으면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http://www.seelife.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기억입니다. 잊혀진 사건 사고들은 우리 기억에서는 희미해졌지만 사진은 그 당시 그대로 담고 있고 부셔지지 않았습니다. 부셔지지 않는 기억 같은 사진을 볼 수 있는 사진전입니다.

하나의 기억, 70억의 기억이라는 카피 문구가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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