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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포스코미술관에서 열리는 해독이 쉬운 '현대미술사용설명서'

by 썬도그 2012.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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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일군 군불과 같은 회사입니다. 포스코라는 회사가 없었다면 한국 경제는 이렇게 까지 가파른 성장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80년대 영국의 철강회사들을 문닫게 한 포스코, 지금도 한국 경제를 떠바치는 회사입니다. 하지만 포스코라는 회사의 전신인 포항제철을 세우는 돈이 박정희가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하는 대가로 받은 한일차관로 포항제철과 경부고속도로가 세워졌습니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에게 군위안부등 일제시대 피해에 대한 보상을 달라고 하면 일본은 그 한일협정을 꺼내들면서 보상 끝났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민초들이 받아야 할 돈을 박정희가 국가경제 재건에 쏟아 부었네요. 결과적으로는 그 돈이 밀알이 되어서 큰 회사를 만들었지만 양심이 있고 좀 생각이 있는 대통령이었다면 그 경제발전으로 번 돈으로 군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처우개선 정도는 어느정도 해줬어야 하는데 그런건 전혀 없었습니다. 

애증의 기업이 포스코입니다. 
강남 삼성역 근처에 있는 포스코 건물은 몇번 지나는 가 봤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포스코미술관'이 있고 거기서 제가 좋아하는 몇몇 작가의 작품이 있다고 해서 들어가 봤습니다.


누가 봐도 쉬운 전시회 '현대미술사용설명서'전

지금 포스코 안 서관 2층에 있는 포스코미술관에서는 6월 5일까지 현대미술사용설명서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포스코 건물안에 미술관이 있다는 것도 며칠 안됩습니다. 보통 전시회 하면 종로 인사동,사간동만 생각하는데 강남에도 갤러리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러나 대부분 큰 대형 건물에서 부속실 처럼 만든 곳이라서 갤러리들만 돌아다니는 갤러리투어는 할 수 없습니다


입구에는 박성원 작가의 유리공예와 스틸로 만든 작품이 있네요. 

새들이 마치 물엿같이 늘어져 있습니다. 


천장에는 많은 수상기들이 있네요. 백남준 작가의 작품 같기도 하고요. 제 기억으로도 이 작품이 백남준 작품이라는 것 같았습니다. 

저  TV수상기는 블로그에서 많이 봤는데 이 수족관은 첨 봤습니다. 아니 이런 대형 그것도 내가 본 국내 수족관중 최고의 아름다움을 갖춘 수족관은 첨 입니다. 원통형 수족관, 이 보다 더 거대한 것이 독일에 있는 것은 아는데 규모는 그것 보다 작지만 아름다움의 차이는 크지 않을 듯 합니다




더 놀랬던 것은 수족관 안에 상어도 있습니다. 작은 상어도 있는데 왜 상어를 수족관에? 안 잡아먹나? 배고프면 다른 물고기 먹을텐데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가득 채우게 되네요. 상어가 안 먹는 물고기들만 있는 걸까요? 아님 길들여진 상어일까요? 아무튼 수족관에 작은 상어를 보기 신기하네요. 


 포스코미술관은 서관2층에 있습니다. 입구에서 쭉 지나서 2층으로 올라가면 있습니다. 입구에는 민들헤 홀씨를 부는 아이가 있네요.    노동식 작가의 '민들레 바라보기'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동생을 보내 주세요'라는 작품입니다.
지니에게 소원을 빌고 있는데 알았다는 건지 곤란하다는 건지 지니가 웃고 있네요.  참 이 전시회는 오디오가이드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들이 다른 현대미술들과 같이 추상의 바다에서 멍때리는 기분이 아닌 위 작품들 처럼 구상작품이며 키치적이기 까지 합니다. 아주 친숙한 이미지들이죠. 


전시회 현대미술사용설명서는 총 4개의 사용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사용법 : 시작하라


시작하라. 남들과 같아지기 위해 질주하는 우리, 이제 예술가처럼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새로운 것에 주저함이 없는 그들의 도전은 개인의 삶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기도 한다. 

첫번째 사용설명서입니다.  우리는 같아지기 위해서 질주하죠. 똑같아 지고 싶어 안달난 사람처럼 유행에 너무 민감해 하며 자신의 주관은 남의 주관에 기생하는 생각의 기생을 하고 그 생각의 기생과 행동의 기생이 뭉쳐서 삶을 남의 삶에 기생하고 삽니다.  다른 시선은 대든다고 윽박지르는 사회,  예술가 처럼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자고 합니다. 

공감이 갑니다만 예술가집단도 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만들지만 그 이면에는 학연에 지연에 혈연까지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똑같은 습성을 다 갖추고 있죠. 특정 대학교 미술대 출신끼리만 노는 끼리끼리 문화가 예술가들에게도 만연해 있습니다.  그래서는 좋은 작품 나올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 끼리끼리 놀고 혹은 후배라고 끌어당기고 선배다로 잡아달라고 할건가요?


각설하고 이 작품은 '손봉채'작가의 바람의 소리, 물의 소리라는 작품입니다. LED램프로 은은한 빛이 나오는 작품인데 그림에 후광 효과를 냈네요. 몽환적인 이미지가 아주 기발합니다. 


Migrants라는 작품입니다. 수묵담채화 같은 그림이죠. 이 작품도 LED램프가 있습니다. 산 중턱에 점이 하나 있는데 저 점은 파리입니다. 왕파리가 산등선에 붙어 있는데 더 재미있습니다. 


사진작가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 같은 그림이네요. 


이 작품도 독특하네요. 박성원 작가의 마스크 11인지 2인지 하는 작품입니다. 



두번째 사용법 : 관찰하라 

눈에 보이는 것만 볼 줄 아는 아니 눈에 보이는 것 조차도 알아채지 못하는 우리, 쓰레기 더미, 담벼락 낙서에서도 세상의 진실을 읽어내는 예술가들에게 세상에 사소한 존재란 없다

현대인이 중세시대나 예전 아니 80년대 사람들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는 능력이 하나 있습니다. 그 능력이란 관찰력입니다. 뭘 하나를 진득하게 들여다 보지 못합니다. 또한 금방 지루해하죠. 관찰은 시간을 요구합니다. 시간을 들여야 관찰이 되고 관찰을 해봐야 그 관찰력의 힘을 느끼게 되죠.

관찰력이 좋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관찰이 경험과 바른 생각이 결합하면 통찰력이 됩니다. 


 

오늘만 대충 수숩하고 살자는 오대수도 들여다 보는 관찰력을 갖추면 


수많은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것을 발견할 수 있죠. 제가 좋아하는 이동재 작가의 Icon_Old boy라는 작품입니다. 이동재 작가는 이런식으로 수 많은 재료를 가지고 점묘법 처럼 점으로 어떤 큰 이미지를 만듭니다. 





어안렌즈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는 주도양 사진작가의 Flower6이라는 작품입니다. 


이런 어안렌즈를 이용해서 작품활동을 하는 사진작가들 꽤 많죠


마릴린 먼로가 웃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수 많은 케네디가 있습니다. 먼로와 케네디는 염문이 많았던 사이였죠.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누가 만들고 있을까요?  내 안에 너 있다?  저 수 많은 남자는 '제임스 딘'입니다. 둘은 연인사이는 아니였지만 '영화 자이언트'에서 같이 출연 했죠


다이아나 왕세자비는 영국여왕 이미지로 만들어졌네요. 둘은 좋은 관계는 아니였습니다. 이 작품들은 김동유작가의 작품입니다. 이동재 작가와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세번째 사용법 : 생각하라


만약에.. 가 가장 허망한 우리, 만약에...가 가장 희망적인 예술가들
난해함을 핑계로 게을러진 명석한 두뇌와 온몸의 신선한 감각을 흔들어 깨운다면 예술가들의 만약에... 세상도 두렵지 않다. 


코너를 돌면 코끼리가 있습니다. 깜짝 놀라기 쉽상입니다. 냉장고 안에 코끼리? 이거 80년대 유머 소재 아닌가요? 그런데 웃을수가 없습니다. 코끼리 눈이 너무나 슬퍼 보입니다.  천성길 작가의 '냉장고에 들어간 코끼리'라는 작품입니다. 


그 슬픔은 페트 콜라병에 들어간 북극곰에서 더 커졌습니다. 

코카콜라의 북극곰이 숨막혀 하는 것 같네요


인간의 이기심이 동물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티컵 강아지라는 이 작품은 티컵에 넣어서 고통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티컵 강아지는 유전자 조작으로 인위적으로 작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생명체는 생명체 그 자체로 좋아해야지  장난감 다루듯 하면 안되겠죠


소를 소비하는 형태는 우유각일것 입니다. 우유를 마시면서 소를 생각하지는 않죠. 하지만 우리는 항상 우리에게 기쁨과 영양분을 주는 동물을 생각해야 합니다. 동물과 공존하는 세상이어야지 소비되어지기만 하는 세상은 결코 행복한 세상이 아닙니다. 



이지영 작가의 나이트메어라는 작품입니다. 이지영 작가는 기발한 상상력을 사진으로 잘 표현하는 작가로 미래가 촉망 받는 작가입니다. 


I'll be back이라는 이 작품은 터미네이터2의 한 장면을 패러디했네요. 부채로 용광로를 표현했네요. 익숙한 이미지를 패러디한게 키치적이기 까지 합니다. 


부서진 마음이라는 작품입니다.  사진이 참 쉽죠. 아니 전체적인 작품들이 쉽습니다. 솔직히 요즘 현대미술들 너무 산으로 갔습니다. 어려운게 자랑인지  아니면 대중이 쉽게 알 수 없게 할 수록 더 고품격인지 당췌 이해가 안가는 작품들이 너무 많습니다.

물론 무식이 자랑은 아니지만 너무 대중과 떨어져서 자기만족으로 현대미술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차피 미술은 대중과 크게 떨어질 수 없습니다. 대중의 인기가 높아야 미술가의 몸값도 올라가고 작품도 잘 팔리죠. 그러나 이런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분들도 많죠. 

미술이 대중영합적인것도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만 대중들이 예전 처럼 모르면 찾아보고 배울려고 하지 않습니다. 모르면 무시하고 안봅니다. 미술말고 볼게 얼마나 많은데요.  따라서 전 이런 쉽게 다가오고 쉽게 오감이 반응하고 뇌가 반응하는 작품들이 좋습니다. 


네번째 사용법 : 인정하라

나와 다른 것은 모두 틀렸다고 참 쉽게 단정짓는 우리, 예술가들에게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 '특별함'이다. 이해할 수 없다면 인정할 수 있는 용기만이 그들의 특별함을 즐길 수 있는 비법이다. 




이서미 작가이 '길'이라는 작품입니다. 수 많은 계단이 있는데 그림이 아니라 옆에서 보니 부조 같은 작품이네요. 그렇다고 조각도 아니고 독특한 작품입니다. 

캐릭터들은 입이 쭉 나온 오리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길에서 수 많은 사람을 만나듯 길마다 사람들이 빼곡 하네요


이 작품도 재미있습니다. 금속을 오려내서 형상화 했는데 아주 긴 계단을 올라가는 사람들을 표현했습니다. 





이 아이가 홀씨를 타고 날아갈 만큼의 가벼움이 현대미술에도 있었으면 합니다.  포스코미술관의 '현대미술사용설명서'는 6월 5일까지 열립니다. 꽤 괜찮은 전시회니 기회되시면 꼭 한번 들려보세요.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들의 사진과 조형, 미술품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전시명 : 현대미술사용설명서
전시장소 : 포스코 미술관
전기기간 : 2012년 4월 25일~6월 5일
관람료 : 무료

홈페이지 http://www.poscoart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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