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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문화정보

1년에 두번 열리는 간송미술관의 진경시대전

by 썬도그 2012.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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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는 참 재미있는 동네입니다. 삼청각과 같은 군부정권때의 비밀 요정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청와대와 경복궁이 가까워서 그런지 많은 유명인들과 문인들이 살았던 곳 입니다. 종로구 못지 않게 많은 역사적인 장소가 많은 곳이기도 하죠.

성북구는 골목도 많고 언덕도 많고 서울성벽도 지나가서 곳곳에서 만나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예전 서울이 종로구 일대만 서울이었을때 그 오래전 서울의 이야기를 많이 품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종로거리에서 불교의 제등행사가 있습니다. 주말에 비가 안왔으면 하는데요. 제등행사를 준비하는 사찰들이 많기에 어제 '길상사'에 갔다 왔습니다. 길상사의 연등은 작년에 처음 봤는데 올해도 찾아가 봤습니다. 가는길에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간송미술관'이 개방을 했다네요. 

길상사 가는 길에 있기에 '간송미술관'에 가 봤습니다. 간송미술관은 성북초등학교 바로 옆에 있는데 1년에 딱 두번 봄,가을만 잠시 개방을 합니다. 평소에는 개방을 하지 않죠


지난 번 성북구 여행에서도 닫힌 문을 보고 돌아왔는데 이렇게 시원하게 개방이 되었네요

안에 들어가니 울창한 숲이 관람객을 맞이 합니다. 


개방은 어제 부터 15일 딱 3일간만 하나봅니다. 13일 부터 15일 동안 하는건지 15일 까지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간송미술관은 홈페이지도 없고 어떤 설명도 없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비밀스러움으로 봐서는 15일 딱 3일간만 개방하는 듯 합니다.

여기저기 제보를 들어보니 15일간 열리므로 5월 27일 까지 개방 합니다. 

미술관 곳곳에는 고미술품들이 가득 합니다. 세월의 무게에 허물어져 내린 부처님상이 있네요. 

아래 기단에 무슨 그림이 있는데 무슨 병사 같기도 하고요. 형태가 뚜렷하지는 않네요. 





이 석탑도 꽤 의미가 있는데 설명이 없어서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간송미술관은  간송 전형필(1906~62)은 만석지기로 아주 부자였습니다. 그는 한국의 보물들이 헐값에 일본에 팔려나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사재를 털어서 문화재 회수에 나섭니다.  위창 오세창이라는 당대 최고의 감식가와 함께 유물 추적을 했고 주요한 유물들을 경매를 통해서 사들입니다

수 많은 국보와 보물등을 거금을 들여서 수집을 하는데 이런 전형필의 모습은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죠. 전형필이 모은 국보가 12점, 보물이 10점이고 총 5천여점의 문화재를 수집합니다. 특히 진경산수화 시대인 17~18세기 화가들의 그림을 집중적으로 모았습니다. 
이런 분들이 있기에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이죠



간송미술관은 2층짜리 건물입니다.보화각이라는 건물 이름도 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입니다.
지금 국내 최대의 사립미술관은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가 운영하는 리움일것 입니다. 삼성일가가 수집한 고미술품이 엄청나다고 하죠. 문제는 도굴꾼이나 도둑질한 고미술품도 사들였다고 하는데 도덕적으로 좀 문제가 있습니다. 

워낙 이 삼성일가의 부도덕은 세계 초일류급이라서 더 이상 질타를 하지 않겠지만 간송 전형필 선생과 비교를 하니 정말 쪽팔리는 집안입니다.  누구는 자신의 재산을 탕진하면서 까지 우리 미술품과 문화재를 지켰는데 누구는 도굴꾼이 도굴한 우리 문화재를 지 혼자만 볼려고 도굴꾼에게 돈 주고 문화재 사서 지 혼자 쳐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걸리면 나중에 돌려 줄려고 했다고 변명을 하죠


간송미술관은 사람이 드나들지 않은 개인집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잘 정비된 잘 정돈된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고 그런 잘 정돈되지 않는 모습이 더 정감이 갑니다.  여느 시립박물관의 시원하고 그러나 다정다감함은 없는 도시인의 모습과 달리 시골 촌부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작은 새장도 있는데 공작새과의 새들이 소리를 지릅니다


입구를 돌아 들어가는데 넥타이를 메는 듯한 부처님이 계시네요. 

이때 간 시간이 저녁 5시 경이였는데 엄청난 사람이 지나간 흔적을 발견 했습니다. 들어가면서 나오는 사람들이 다 한마디 씩 하네요

줄 어디갔어! 줄 다 사라졌어
몰랐는데 낮 한때 수백미터의 줄이 서 있었고 성북초등학교를 지나서 200미터나 더 길게 서 있었다고 하네요. 약 1시간 에서 2시간 이상 기다려서 들어갔다고 하는데 저는 쉽게 들어 갔습니다. 시간을 잘 맞춰서 간것 같네요



사자같은데 우리나라 미술품 같기도 하고 서양 미술품 같기도 하고 참 묘한 조각상이네요. 보통 한국의 조각상은 화강암을 깍아서 만드는데 이건 대리석 느낌이 납니다.


지금 간송미술관에서는 '진경시대'전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진경산수화를 그렸던 김홍도,신윤복등 당대 최고의 화가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는 1층과 2층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겸재 정선의 '풍악내산총람'도 볼 수 있습니다. 


김홍도의 연꽃과 고추잠자리

전 1층만 보고 왔습니다. 1층에는 딱 두 그림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진경산수화가 있었지만 솔직히 진경산수화가 사실적 묘사라고 하지만 여전히 과장법이 가득한 그림입니다. 아무리 한국의 산이 바위가 많다고 하지만 사실적인 묘사라기 보다는 허풍이 좀 들어가 있고 그런 이유로 전 진경산수화 별로 좋아 하지 않습니다. 또한 한국의 고미술 관심도 없고 잘 모르기도 하고요. 모르는 것 오래 쳐다 본다고 알아지는 것도 아니고 보물이라도 딱히 추켜세워주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김홍도의 두 그림은 절 붙드네요. 연꽃과 고추잠자리라는 작품은 세심한 붙터치에 감탄을 했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표현도구가 있어 위와 같이 그림 그리는게 어렵지는 않을 것 입니다. 하지만 18세기라는 시대적인 배경을 생각하고 보면 아주 세심한 모습이 제 눈을 고정시켜 놓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위 사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고추잠자리를 들여다 보면 고추잠자리에 눈알이 있습니다. 

ㅋㅋ 아니 고추잠자리에 눈알이 어딨어 저게 다 눈인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김홍도의 의인화한 고추잠자리가 귀엽게만 느껴집니다. 

김홍도 나비와 고양이

이 작품은 아주 사랑스러운 작품입니다. 나비와 고양이가 노는 봄날의 풍경 같은데요. 저 때부터 고양이를 나비라고 불렀나요?
나비처럼 가볍게 노는 고양이와 나비의 시선교환이 아주 부드러운 봄날 햇살 같습니다


전시장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서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대신 애먼 복도와 계단만 찍었네요. 엄청난 화한이 있네요



2층에 들어서니 긴 줄이 보입니다. 줄 기다리고 다 볼려면 약 30,40분은 더 걸릴 것 같아서 그냥 돌아 내려왔습니다. 물론 지금 와서는 후회가 되긴 하지만 딱히 고미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돌아 왔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건 있습니다. 교과서나 인터넷으로 조막만하게 보는 사진으로 보는 김홍도 신윤복의 그림과 달리 직접 실제를 보면 그 세심한 붙터치 한올한올 다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심 있는 분들은 꼭 보셨으면 하네요. 뭐 저는 그렇게 관심 있는 것들이 아니라서 그냥 내려 왔습니다. 


사자상이 배웅을 해주는 가운데 돌아서 나왔습니다




나가는 저의 뒤통수를 누가 따갑게 쳐다 봅니다. 뒤가 간지러워 돌아보니 이 조각상이 절 노려보네요. 인사를 대신해서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15일간 전시회를 하니 김홍도, 정선, 신윤복의 그림을 보고 싶은 분들은 꼭 한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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