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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신종플루에 대한 보고서 같았던 영화 컨테이젼(전염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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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에 대한 보고서 같았던 영화 컨테이젼(전염병)

썬도그 2011. 9. 27. 01:25
컨테이젼컨테이젼 - 8점
스티븐 소더버그
http://photohistory.tistory.com2011-09-26T15:23:380.3810


조카가 신종플루에 걸렸습니다. 
소풍을 갔는데 감기 기운이 있기에 혹시나 하고 보건소에 가서 체크를 해보니 신종플루가 맞다고 하네요.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다행이 타미플루를 처방해서 잘 나았습니다. 타미플루를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여동생은 아픈 조카 때문에 회사도 며칠 빠졌고 아들이 신종플루에 걸렸다는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신종플루에 걸렸다고 하면 사람들이 멀리 하고 기피하고 피하려고 합니다. 다행히 조카만 신종플루에 걸렸다고 치료약으로 치료가 되었고 전염은 되지 않았습니다. 신체적 접촉을 해도 모두 걸리는게 전염병이 아니죠. 내성이 있는 사람도 있고요

2009년 가을 신종플루는 전세계를 강타했습니다. 연일 다음과 네이버는 신종플루로 죽은 사람의 숫자를 카운팅했습니다.
경각심 때문에 카운팅 한다는 당위성은 알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공포감을 조성해서  버스나 지하철에서 누군가가 기침을 하면 인상을 쓰고 멀리 피하곤 했습니다.  그때 전 이 신종플루보다 더 무서운 것을 봤습니다. 바로 공포라는 전염병이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염병 그리고 치료약도 없는 전염병은 '공포'입니다. 


신종플루에 대한 보고서 같았던 영화 컨테이션(전염병)


영화가 시작되면 기침소리가 들립니다. 콜록 콜록 그리고 기네스 펠트로가 공항에서 맷 데이먼(엠호프)와 통화를 합니다.
영화는 각 도시의 인구숫자를 덤덤하게 표시하면서 시작을 합니다.

DAY-2,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의 숙주이자 감염자인 기네스 펠트로(베쓰)가 홍콩에서 비행기를 타고 미네소타로 옵니다. 
동시에 감염된 다른 사람들의 모습도 담습니다. 런던, 홍콩, 일본에서 비슷한 시기에 게거품을 물고 쓰러집니다.

미국의 보건당국과  WHO등이 발빠르게 반응을 합니다.  오랑테스 박사(마리안 꼬띠아르)와 치버박사(로렌스 피쉬번)과
미어스박사(케이트 윈슬럿)등이 이 원인 모를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연구를 합니다.

그러나 좀처럼 정체를 알지 못합니다. 다만 DNA염기서열을 분석해서 돼지와 박쥐의 DNA가 섞인 것을 확인하고 두 동물의 단백질 변이가  원인임을 알게 됩니다. 

세계 곳곳에서 사망자가 속출합니다. 


 미국의 CDC 질병검사소도 발빠르게 움직이지만 원인 분석은 더디기만 합니다. 백신도 없는 무방비상태. 흡사 1920년대의 스페인 독감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사망자가 늘자 당국에서 사실 그대로를 고해성사 합니다. 아직 백신이 없는 상태라고 고백하게 되자 혼란스러워 합니다. 

이때 자신만의 치료약이 있다는 파워블로거가 나옵니다. 크럼위드(주드 로)라는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거에 이 모든 것은 
제약회사와 정부의 농간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효과를 봤다는 개나리추출액을 블로그에 공개합니다. 사람들은 검증되지 않는 개나리액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개나리액이 모자르자 폭력까지 휘두릅니다.

공포가 집어삼킨 도시들은 지옥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치료약이 개발되고  수백만명의 희생자를 냈던 이 정체모를 바이러스는 서서히 사멸됩니다. 사스가 그랬듯 신종플루가 그랬듯  수 많은 생채기를 내면서  다시 일상은 다시 작동하게 됩니다.

영화 컨테이젼을 보면서 느낀것은 우리가 이미 겪었던 2009년과 가을에서 시작해서 겨울에 끝난 신종플루의 기승전결이 생각납니다. 제가 블로그를 매일 쓰는 이유중 하나는 한 시대의 기록을 위해서 쓰고 있는데 제가 당시에 썼던 신종플루의 글을 올려 봅니다


컨테이젼이 담은 세상은 우리가 신종플루와 사스를 겪은 이후에 또 다른 바이러스의 창궐을 다루었습니다.
사스와 신종플루보다 더 큰 규모의 보다 강력하고 전염성도 높은  바이러스가 만드는 살풍경을 덤덤하게 담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행정가들의 무능한 모습을 모두 담다


전염병은 인종과 신분의 높고 낮음과 돈이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공평하죠. 전염병에게는 두뇌도 눈도 없기에 사리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아주 정확하고 단순하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전염을 시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전염병이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하고 인사를 하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전염병은 아주 논리적이고 정확하고 공평하게 전염이 됩니다. 하지만 행정가들은 어떤가요?  중요한 행사가 있기에 전염병에 대한 사실을 숨기기 급급합니다. 사실을 곡해하고 왜곡해서 더 큰 불행을 초래합니다. 영화 콘테이젼은 권력자들과 식자들의 
부도덕을 담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센터 대변인격인 치버 박사는 자신과 결혼을 할 예정인 애인에게 시카고의 봉쇄 사실을 알리고 시카고를 뜨라고 합니다. 그 모습을 청소원이 보지만 눈 감아 줍니다.

이런 중차대한 사실을 자신의 가족에게만 먼져 알리는 이기심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토마토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된다는 사실을 알고 미리 돈을 빼낸 대주주들이나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되는 것을 미리 안 직원과 임직원이 전화까지 직접 걸어서 돈을 인출하고 영업시간이 지난 후에도 불법으로 돈을 인출 합니다.

이런 도덕적 해이도 영화는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어스박사(케이트 윈슬렛)의 희생정신도 잘 담고 있습니다.
간호사들이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파업을 하는 모습도 있지만  미어스박사는 감염위험을 알면서도 헌신적으로 근무를 합니다. 이런 모습은 지난 신종플루 창궐때 병원과 보건소에서 파업하지 않고 침착하게 치료한 한국의 의료진에 대한 생각도 오버랩 됩니다. 


거짓 정보를 유통하는 블로거의 추악함을 담다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는 지난 2009년의 신종플루 현상을 진중하게 지켜본듯 합니다
그는 신종플루 창궐때 정부와 보건당국의 말을 믿지 못하고  유언비어와 검증되지 않는 사실을 사실인양 말하는 파워블로거인 크럼위드( 주드 로)라는 블로거를 비중있게 다룹니다.

그는 이 모든게 정부와 제약회사의 음모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개나리약이 치료제라고 밝히고 그걸 블로그에 올립니다. 사람들은 치료제가 없는 상태에서 파워블로거의 말만 믿고 개나리약을 살려고 줄을 서고 구하지 못하게 되자 폭동까지 일으킵니다. 

파워블로거의 농간에 대중이 현혹된것이죠.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많이 씁쓸했습니다. 보통 검증되지 않는 자료를 가지고 사실인양 떠드는 블로거가 분명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런 부류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검증되지 않는 자료나 주장은 보통은 다른 블로거들의 비판과 질타로 희석이 되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보다 진실에 접근하게 됩니다.  

영화는  블로거 기자라는 1인 미디어 블로거 기자의 주장 하나에 현혹되는 대중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블로거를 아주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어서 좀 불편하긴 했지만 그게 2009년에 실제로 있던 사실이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소더버그 감독의 관찰력과 통찰력에 탐복 했습니다. 핵심은 그것입니다.  합리적 의심은 항상 필요하지만 합리적이지 않는 의심과 음모론은 오히려 스스로를 옥죄는 올가미가 됩니다. 




세상 가장 위험한 전염병은  공포



이 영화는 정체모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길고 끔찍한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치료제를 개발하고 그걸 분배하는 과정에서의 공평성을 유지하지만 그걸 참지 못한 폭도들이 치료제를 훔치기도 합니다. 

이 영화가 담고 싶었던 것은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가장 무서운 전염병인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전쟁영화에도 가끔 다루지만  한 소대나 중대가  행진을 하다가 총소리가 나고 한 병사가 쓰러지면  그 분대나 소대나 중대는 공포감이 퍼집니다.  단 한명의 저격수가 쏜 총알 하나에  부대원 전체가 공포감에 떨게 되고 공포는 전염병보다 빠른 인지의 속도로 퍼집니다.  그러다 공포를 참지 못한 병사 하나가 뛰쳐 나가면  저격수는 그런 공포감에 잡힌 병사를 또 저격합니다.

이렇게 저격병 하나가 전체 소대원을 좌지우지 할 수 있게 되는 이유가 바로 저격수가 무서운 이유입니다.  저격수의 든든한 후원병은  공포죠

마찬가지입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인류의 1%가 죽을 수도 있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공포입니다.
영화에서는  검증되지도 않는 치료제인 개나리액을 사기 위해 줄을 섰다가 50개만 판매한다고 하자 공포에 질려버린 사람들이 마트를 파괴합니다. 이런 공포감은  그 어떤 전염병보다 빠르게 퍼집니다.

1920년 스페인독감 유행때보다 현재가 더 위험한 이유는 당시는  공포의 전염속도가 무척 느렸습니다.  누가 스페인 독감으로 죽었데라고 구두로 전하는 속도 만큼  공포감의 전달 속도는 느렸죠. 하지만 현재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동시간에 전세계에 공포를 전달하는 매체가 있습니다.

파워블로거 크럼위드는 이런 공포감을 퍼트리는 숙주였습니다. 그가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바람에 겁을 집어 먹은 사람들은 검증도 안된 치료제를 살려고 줄을 섭니다.

이 영화는 그런 공포라는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잘 담고 있습니다.
다만 이 영화는 재미면에서는 그닥 많지 않습니다.  90년대 영화 '아웃 브레이크'처럼  극적인 요소도 드라마틱한 요소와 액션도 없습니다. 무미건조한  보고서 같은 영화입니다.   보고서 참 따분하죠. 하지만 그게 가장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죠.

이 영화 컨테이젼은  2009년 신종플루 보고서 같은 영화입니다. 당시 우리가 얼마나 공포감에 젖었는지 되돌아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사재기와 서로를 경계하고 피하는 2009년 가을에서 겨울까지의 살풍경을 담담하게 담고 있습니다.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이 그런 무미건조함에 액센트를 줍니다. 맷 데이먼, 기네스 펠트로, 케이트 윈슬롯, 주드 로 등을 한 영화에서 보기 쉬운게 아니죠.

 
언젠가 신종플루 같은 또 한번의 공포가 밀려 올것입니다. 그때는 보다 현명하게 대처하는 인류가 되었으면 합니다. 적어도 포털에서 사망자 카운팅 하는 공포심 유발하게 하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국가 위기 메뉴얼에 전염병으로 죽은 사망자 숫자 카운팅하라는 보도지침이 있나요?  

영화에서 질병센터의  치버박사에게 너무 강력한 대응이지 않았냐고  지난 신종플루 대응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미흡한 대응으로 많은 사람이 죽는 것 보다 과잉대응으로 욕먹는 것이 낫다고 합니다.  공감은 하지만  공포감에 사로잡힌 거대 도시는 마치 '눈먼자들의 도시'에서 그린 이성이 사라지고 동물적 본능과 광끼가 남은 도시만 남았습니다

 영화 컨테이젼은 신종플루 현상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큰 공감을 가지게 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재미면에서는 거의 없기에  재미를 추구한다면 추천할 수 없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사회현상에 관심을 많이 가진 사람이라면 추천해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외부와 단절되고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도 못하고 사람들을 의심해야 하는 그런 살풍경. 그 간접체험을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지난 겨울 구제역으로 전국에서 소, 돼지가 죽는 모습을 우리는 생생하게 봤습니다. 살처분 되는 그 소,돼지가 인간이라면 하는 가정을 담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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