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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카메라는 권력이다? 음식점 주인님들 커다란 카메라 보고 (갑)대우 하지 마세요

by 썬도그 2011.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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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이 사람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 해도 초스피드인 이 세상에서 단박에 그 사람을 판단하는 습관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얼굴 생김새 또는 차림새 행색등 시각적 정보만 가지고 빠르게 그 사람을 판단합니다. 

이 글은 원래 한 음식점을 소개할려고 시작했다가 급선회를 했습니다. 왜냐면 제가 소개할 그 음식점 아주머니가 제 카메라를를 보고 반응한 행동 때문입니다

인사동에는 제가 리즈시절 자주 찾았던 개성음식점이 있습니다. 거다란 개성왕만두를 파는 곳으로 유명하죠. 20대때 얼마나 자주갔냐면 거기서 소개팅도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상대방 취향은 고려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곳이라고 데리고 간 곳이네요.  전 인테리어가 번쩍번쩍한 곳 보다 실속을 중요시 합니다.  맛과 청결함만 있으면 한식이든 양식이든 가리지 않죠.

제가 간곳은 20대 여성 취향에는 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곳이였죠. 아무튼 그곳에 어언 10년만에 다시 찾은 듯 합니다.

 

추억에 이끌려 다시 찾았습니다. 갈때마다 왕만두를 먹었는데 냉면시즌이고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라서 냉면을 시켰습니다.
냉면이 나오자 마자 사진을 찍었습니다. 시커멓고 커다란 DSLR로 식당을 찍고 음식을 찍으니  아주머니가 물으시네요.

"어디서 오셨어요?"
"아 네~~"

그냥 넘겼습니다. 블로거라고 할까 하다가 관뒀습니다. 블로거를 잘 아실것 같지도 않고 알아 들으셔도 문제죠.
블로거라고 하면 괜히 더 잘해주고 하면 안되잖아요.  그런 호의 전 바라지도 않고요.

"손님이예요"
아주머니는 뚱한 표정으로 냉면을 주시고는 계속 주변에서 서성이십니다.
제가 불편해 하자 다른 곳으로 가셨습니다.

냉면을 먹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메라는 권력이다


DSLR 개나 소나 다 들도 다니는 일상품이 되었지만 그래도 모두 들고 다니는 것은 아닙니다.
업주분들 대부분은 나이가 많은 분들이 많은데 그 분들에게 있어서 커다랗고 시커먼 카메라는 사진기자나 사진 하는 직업인으로 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제가 사진을 찍고 있으면 어디서 오셨냐고? 묻곤 합니다. 가끔은 그냥 제 블로그에 올릴려고요 라고 말하면 젋은 업주분들중에 블로거를 아는 업주분은  괜한 호의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무언의 잘봐달라는 신호죠.  전 그런것 바라지 않거든요. 평상시대로 해야 그게 좋은 것이지  블로거라고 잘해줄 필요 있나요?

나이드신 업주분들은 혹시나 기자가 아닐까 하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어디서 왔냐고 그 물음속에서는 당신 갑이냐? 하는 소리로 해석이 되어지기도 합니다. 또는 어디서 오셨어요? 라는 말속의 그 어디서란  당신 끝발 있는 곳에서 온 사람이냐? 라는 물음과 함께 경계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사진 찍어서 이상한 곳에 올려서 욕하는거 아닌가 하는 경계심도 함께 있죠.

DSLR중에서도 엔트리급인 제 카메라를 보고서 업주분들이 대부분 귀한분으로 여기는 모습은 상당히 불편합니다. 
전 그냥 손님이고 단지 카메라를 들고 있을 뿐인데 DSLR을 들었다고 어디서 오셨냐는 내 정체에 대한 물음 속에서 파워가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에 대한 구분을 할려고 합니다. 

이런 모습은 비일비재합니다.
제가 공무원들의 안이한 행정을 직접 전화를 해서 잘 따집니다. 매번 그럴때마다 공무원들은 그러죠

"어디신데요" 
"제가 어디면 대우나 태도가 달라지나요?" 라고 따져 물으면 
다시 묻지 않습니다.  높은 사람이면 굽신거리고 하챦은 존재면 하챦게 대할려는 그 태도, 서열을 물어보고 자신보다 높은지 낮은지 알려는 태도가 전 참 맘에 안듭니다

오늘  개성음식점에서의 그 아주머니는 저에게 신분을 요구했습니다. 단지 내가 먹는 냉면을 찍을 뿐인데요. 
만약 제가 기자라고 했다면 대우가 달라졌을까요? 혹은 블로거라고 했다면 달라졌을까요?  

모를일이죠.
정말 맛집을 탐방하는 맛객들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조용히 시식하고 다닌다고 하죠. 음식점 주인분들 가게 주인분들 
끝발있는 즉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고 해서 음식을 공짜로 주거나 과도한 대우나 서비스를 안했으면 합니다.  대통령이 와도 정가 그대로 다 받는 모습이 정직하고 바른 맛집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합니다.

진정한 맛집은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또한 매스컴 탔다고 대문짝만하게 붙이지 않죠.
맛이 사람을 끌어 모으는 것이지 TV가 광고가 사람을 끌어 모으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초기에는 아무리 맛집이라도 홍보가 필요하지만 10년 이상 된 음식점이라면 단골관리만 잘해도 되지 않을까요?

오늘 먹은 냉면은 10년전 먹었던 그 냉면의 맛 그대로였습니다. 혀의 기억은 시각의 기억보다 진하네요.
육수를 들이키자 예전 그 청량감 마져 느껴지는 육수 그대로였습니다. 안의 구조는 다 바뀌었지만 육수는 그대로입니다. 다음에는 왕만두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그리고 부탁이 있다면 사짜로 끝나는 분들이 와도 기자들이 와도 맛집 프로그램이 취재를 와도 식사비 다 받아내세요. 
맛이 있다면 조미료에 취한 일반인들도 끌어 모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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