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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숨은 벚꽃 명소, 경희대 평화의 전당

by 썬도그 2011.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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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이름 경희는 70년대에 태어난 분들에게는 참 흔한 이름이었습니다. 우리 어머니 세대의 순자랑 비슷하죠.
이름만 들어도 대충 아니가 짐작이 가는 이름들이 있습니다. 경희는 70년대에 태어난 분들이 많이 가진 이름이죠

경희대학교는 어감이 여성스럽습니다. 하지만 여대는 아니고 남녀공학입니다.
하지만 그 속은 여성미 가득하게 아름다운 교정입니다. 서울의 여러대학교가 있지만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를 가진 곳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제가 모든 대학교를 다 돌아 다닌 것은 아니지만 경희대가 가장 잊혀지지 않네요

경희대하면 생각나는 건물이 이 건물입니다. 본관건물인가요?
덕수궁 석조전과 비슷한 르네상스식 건물인 이 건물은 많은 CF와 드라마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경희대가 벚꽃이 멋지다는 제보를 러브드웹님에게서 받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가보니 정말 그 말이 맞네요. 벚꽃축제하면 으레  여의도 윤종로를 찾곤 했는데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지 벚꽃갯수만큼 사람들이 많아서 짜증도 많이 납니다.

경희대도 사람이 많긴 하지만 여의도만은 못하죠. 그러나 그 풍경과 그림은  그 이상입니다. 그 이유는 멋진 건물들이 많거든요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저 뒤의 서양 석조건물 같은 거대한 건물이 보이네요. 프랑스의 노데르담 성당 같아 보입니다. 




벚꽃아래에서 많은 대학생들이 폰카로 그 모습을 담고 있네요. 
 




눈길은 계속 저 건물로 가 있었습니다. 저렇게 큰 건물을 지으면 돈이 얼마나 들까 생각도 해보고요.  




경희대는 이런 서양식 석조건물들이 참 많아요.  그러나  서양의 그것보다는 좀 품격이 떨어져 보입니다.  세련미는 없죠.
자세히 보면 그냥 붙여넣기 한 듯한  아파트 같이 밋밋한 모습들입니다.  



자벚꽃이 핀 작은 호수를 지나서 직접 올라가 봤습니다. 



조금씩 실체가 들어납니다




헐 엄청나군요.  이 건물은 78년 착공해서 99년 10월 11일에 개관했는데 한국의 급한 건축미학을 다 무시하고 느리게 느리게 지었네요. 정교하게 지었다고 하는데요.  전 저기에 들어간 공사비가 더 궁금하네요.
약 21년간 걸린 이 건물이  얼마전 화재가 난 스페인의 명인인 가우디가 설계하고 만든  사그라다 파밀리아처럼 한땀 한땀 만든 것은 맞지만  그중 10년은 빼야 합니다.  그 이유는 이 건물은 86년  안기부 대공분실과 가깝다는 이유로 공사중단이 되었습니다.  전두환 시절이니 그럴만 하죠?  지금같으면 소송을 내서 싸우겠지만 당시는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전두환이었습니다

그리고 95년 안기부 청사가 이전하면서 다시 재공사를 시작했고 99년에 완공됩니다.
그럼 어디까지 올리다가 멈췄는지 그 멈춘상태에서 4년만에 완공한 모습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21년이 아닌 어떻게 보면 5년 정도에 만들어진 건물일수도 있겠네요. 물론 5년도 긴 시간입니다. 아파트 하나 올리는데 2년도 안걸리는데  5년이면 정성 많이 들인거죠. 




건물 이름을 말 안했네요.  사실 사진찍을때는 이 건물 이름도 실체도 몰랐어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평화의 전당이라는 건물이고  입학 졸업식과 평소에는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관을해서 대관 수익을 내나 본데요. 공연장의 크기는 동양최대입니다.

동양최대. 이런거 우리 참 좋아하죠. 동양 최대 답긴하네요. 그 크기에 사람이 앞도 당합니다.



한 신혼부부가 사진을 찍고 있네요.
유럽의 대성당 앞에서 찍는게 오리지널이지만  서양식 건물앞에서 대리 만족 하는 느낌도 있고요. 사진으로 담는데 꼭 프랑스나 독일 이탈리아 가서 찍을 필요는 없죠.  솔직히 이 평화의 전당이  서울랜드나 에버랜드의 보잘것 없고 허접스러운 서양건물 흉내낸 모습보다는 더 멋져 보입니다.


하지만 서양의 그 오리지널을 뛰어넘지는 못하고 얼추 비슷하게는 만들었네요. 
지하2층 지상 6층 옥탑3층의 이 건물은  객석수가 하층 1,898석 중층 1,364석, 하층 1,238석으로  총 4,500명이 동시에 공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건물 높이는 70미터이며 폭은 64미터 길이는 79미터입니다.

인터넷 지식인 서비스를 뒤져보니  이 건물의 설계자는 조용식 전 총장이라고 하는데 예상대로 서양과 미국의 유명 건물들을 참고로 해서 설계했나 보네요. 



뒤 배경이야 어떻든  서울에서 보기 힘든 건축물이고 이 봄의 벚꽃의 순백과 대리석이 잘 어울리네요. 



근사하네요. 풍경이 근사하니 사진도 멋져 보입니다. 저는 단지 다 차려놓은 사진밥상에 카메라만 대고 제단을 했습니다. 



여기도 유럽풍 다리가 있네요. 그나저나 경희대 총장님이나 설립자는 서양의 그것을 너무 사랑했나 봅니다. 온통 서양식 건물이네요. 마치 서양 테마파크 같아 보입니다. 이런 차별성이 경희대를 아름답게 보이고 분별력이 강하게 보이게 만든 것이겠죠




이 평화의 전당은  고딕양식인데요. 고딕양식의 특징인 스테인드 글라스가 붙여 있어야 하는데 성당이 아니기에 스테인드 글라스가 확 보이지는 않네요. 그렇다고 스테인드글라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공연장이기에 검은천으로 막아놓은듯 해요



벚꽃 융단이 펼쳐졌네요.  저 융단위에서 한숨 잤으면 원이 없겠네요. 







신혼부부가 공주님 왕자님이 되었네요

 


새천년 기념탑입니다. 21세기 한반도 중심사회라는 깃발을 들고 있는데 들고 있는 분들이 그리스신화에 나옴직한 분들입니다. 나팔도 태평소가 아닌 서양 나팔이고요.  한반도 중심사회라면  차라리 한국의상을 입고 선언문을 외치는게 더 어울리지만 서양인들이 외치니?  좀 낯서네요. 

이런 세세한 것 까지 생각하고 만든 탑이 아니겠죠. 또한 이런 탑문화 동상문화는 서양문화인데요.
그러다 보니 서양의 아이콘들이 한국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외치는 촌극(?)이 펼쳐졌습니다.  위 사진에서 한국을 나타내는 것은 한글 밖에 없습니다. 



꼭 글을 쓰면 그걸 비판적으로 보는데요. 이게 제 병입니다. 그래서 향기나는 풍경 찍어와서는 사회비판적은 글을 살짝식 들어내네요.  자제해야겠습니다.  봄이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누군가를 멋지게 담는 열정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꽃비 내리는 4월이 가고 있네요. 연두빛이 넘실거리는 거리거리마다 이젠 새로운 이야기가 피어나고  캠퍼스에서는 사랑이 무르 익겠죠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우리는 경험으로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온다는 것을 수십년을 살면서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계절은 단 한번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이 봄인지 여름인지 대충 알지만  깊게 알지는 못합니다. 20대라는 봄을 우리는 너무 쉽게 소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젊은이의 하루는 겨울을 기다리는 노인분들의 하루보다 더 바쁘게 보내면서 그 봄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하고 지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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