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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숨겨진 도보여행코스 금천구의 독산동 자락길

by 썬도그 2010.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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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로 이사 온 지 올해로 14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이사 온 96년 바로 전인 95년 3월 1일에 구로구에서 분리되었으니 제 고향은 아니지만,금천구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금천구는 서울 서남부라는 지역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남으로는 안양시 서쪽으로는 광명시, 북서쪽은 구로구 동쪽은 관악구와

동작구가 위치해 있습니다. 강남 강북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는 서울에 조금은 낯선 단어인 서울 서남부 지역으로도 많이 불리는 금천구.

 

14년 동안 살다 보니 금천구의 좋은 점 안 좋은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안 좋은 점부터 말해 보자면 금천구는 교육환경이 아주 열악합니다. 매년 발표되는 학력순위에서 금천구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기회만 된다면 금천구를 떠나려고 합니다. 실제로 금천구는 자녀를 둔 세대가 다른 지역으로 많이 떠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현 구청장님이 이 열악한 교육수준을 서울시 평균까지 끌어 올린다고 하셨을 정도로 금천구는 서울에서도 전국에서도 학력순위가 하위권에 있습니다. 이런 학력 하위의 현실은 집값까지 떨어트리는 악순환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집값이 싸다는 것은 신혼부부 혹은 젊은 부부들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금천구의 좋은 점은 자연과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다는 것이죠. 서쪽으로는 안양천과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남으로는 의왕시 학의천 북으로는 한강 자전거도로까지 연결되어 있고 자전거 중급자 코스로 인기 많은  과천까지 아우르는 하트 코스의 한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악산이 있어서 주말에 산행을 하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 금천구입니다.

 

젊은 부부들과 자녀를 출가시키거나 대학생 이상의 자녀를 둔 세대들에게는

아주 살기 좋은 동네가 금천구입니다. 또한, 사통팔달로 발달한 교통과 서해안 고속도로와 인접해 지방나들이도 쉽게 갈 수 있습니다.

 

강남순환 고속도로가 2013년 완공되면 금천구 시흥동에서 서초구 우면동까지 아주 빠르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또한, G벨리라는 가산디지털벨리가 금천구의 역동성을 이끌어 갈 것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산디진털벨리를 자주 찾아가지만, 그 빌딩숲에 있다가 보면 여기가 강남 테헤란 벨리인지 헷갈릴 정도로 거대한 빌딩들이 하루가 다르게 죽순처럼 빠르게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금천구를 제대로 잘 아는 금천구민은 많지 않습니다

저 또한 금천구에 14년 동안 살았지만, 금천구에 명품 도보여행코스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올해 봄 한 신문기사를 통해서 금천구 독산 자락길을 알게 되었고 그 독산 자락길을 최근에 갔다 왔습니다. 아시는 분에게는 매일 산책하는 코스지만 더 많은 분에게 알려 드리고 싶어서 그곳 답사기를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락길 시작점은 독산3동 독산고등학교  혹은 영남초등학교 두곳(두곳이 가까움)중 아무곳에서나 시작이 가능합니다. 마을버스 8번의 기점인 관천교회 옆에서 시작했습니다. 



잘 정돈된 길이네요. 



오르른 길에는 쓰러진 나무들이 너무 많아서 황망스러웠습니다.

지난 여름 곰파스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네요. 쓰러진 나무가 너무 많아서 안쓰러진 나무숫자를 세는게 더 빠를 정도 였습니다.  대부분 아카시아 나무가 많이 쓰러졌더군요. 반면 소나무는 많이 쓰러지지 않았는데 침엽수와 활엽수의 차이일까요?


작은 언덕에 오르니 가산디지털벨리의 스카이라인이 보입니다. 훤한 풍경이 마음까지 상쾌하게 합니다. 

중간에 소나무 가지로 만든 아지트가 보이네요. 뭐하는 곳인가 했는데 아주머니들이 컵라면을 먹고 계시네요. 어렸을때 소나무가지로  나무집 만들어서 놀던 기억이 나네요. 


지난 여름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네요



자락길 중간중간 이렇게 운동기구들이 설치 되어 있어서 도보여행객이나 마실나온 운동객들에게 운동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쓰러진 나무들은 이렇게 통나무가 되어 전기톱으로 잘게 부셔지고 있지만 워낙 쓰러진 나무가 많아서 반도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중간중간 만나는 야생화는 이 독산자락길의 또 하나의 자랑이지요


정자와 운동기구 그리고 탁자등 쉬고 운동하고 걷는데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작은 공원 같기도 하지만 공원과 산의 중간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영남초등학교 뒷편에는 만수천공원이 있습니다.생태공원과 함께 작은 약수터도 있지요


겨울 초입이라서 누런 빛이 가득하지만 봄과 여름에는 갈대와 왕버들로 가득해 집니다. 


미네랄이 풍부한 약수터가 있는데  약수물을 뜨러 오신 분들이 많으시네요


약수터 근처에는 거대한 지도가 하나 있습니다. 호암산 등산로 인데  제가 오늘 도던할 코스가 저 노란색 코스입니다. 저는 중간까지인 잣나무 산림욕장까지만 도보여행을 할 예정입니다. 


이 자락길의 또 한곳의 진입코스는 영남초등학교 쪽 입니다. 독산고등학교와 이웃하고 있는 영남초등학교,  



그 옆에는 작은 샛길이 있는데  그곳을 지나가면 독산 자락길의 시작점인 만수천 공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분홍색이 자락길입니다.  총 코스는 2km로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언덕이 많지 않아서 가벼운 차림으로  도전해도 됩니다. 굳이 등산복 입을 필요 없이 트레이닝복 혹은 편한 복장과 운동화 한컬레 신으시면 됩니다. 



쓰러진 나무들을 보다가 나이테를 세어 보았습니다. 약 20년이 된 나무네요. 20년동안 키워온 세월이 태풍때문에 날아간 모습 가슴이 쓰라니네요





쓰러진 플라타너스 나무에서 파란 잎이 나옵니다. 마지막 생명의 씨앗을 틔울려는 몸부림일까요 여름도 아닌데 나뭇잎을 만드는 모습이 처량하기 까지 합니다. 


얼마나 바람이 쌨는지 땅이 들석 거렸을 정도네요.  마치 지진이 일어난듯한 모습입니다. 


허망함을 뒤로한 채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정심초등학교를 지나서 




감로천 생태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여름에는 연꽃들이 펴서 시각적 즐거움까지 줍니다. 뒷편에는 금천구립체육센터가 보입니다. 


감로천 생태공원을 지나면  금천체육공원이 나옵니다. 산 언덕위에 거대한 축구장이 있는 모습이 신기하죠. 금천구는 언덕이 많은 지역입니다. 평지라고 하는 곳이 거의 없지요. 대부분 언덕들 이여서 그런지 학교도 많지 않습니다.


산울림다리를  건너면 

호압사로 이어지는 이정표가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산울림다리를 건넌후에는 언덕이 나오는데 이 언덕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숨이 찹니다. 평지의 심심함을 등산의 재미로 바꿔줍니다. 그러나 느닷없는 언덕에 당황 할 수 도 있습니다. 

차오르는 숨을 헐떡이면서 가쁜 숨을 쉬면서 등산이가 하는 의문이 들 때


다시 평지가 나옵니다. 


왼쪽에는 관악구 난향동에 죽순처럼 세워진 새 아파트가 보입니다.


다시 언덕이 나옵니다. 이 부분이 가장 가파른 코스입니다.  


산과 평지가 이어지는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우람한 관악산이 저를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높아 보여도 저 관악산을 올라가는데는 20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물론 가파른 길입니다.하지만 저 산을 오르면 관악산 능선을 탈 수 있습니다.  등산을 하러 간것이 아니기에 호압사쪽으로 향했습니다. 




호압사에서 몸을 추스린뒤 잣나무 산림욕장으로 향했습니다




이 자락길에는 곳곳에서 운동기구와 벤치 정자를 수시로 만날 수 있어 편하게 쉴 공간이 참 많습니다.


어느새 산림욕장앞에 도달했네요

잣나무 산림욕장은 이전에 걷던 곳과 많이 다릅니다.


먼저 이 잣나무 산림욕장은 이름에서 알수 있듯 잣나무가 가득합니다.

언제 조성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집 근처에 잣나무만 가득한 곳이 있다니 놀랍기만 하네요. 침엽수라서 그런지 태풍 곤파스의 피해도 거의 없습니다. 떨어진 낙엽이 발을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얼마나 촘촘한지 햇빛도 많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곳은 여름에 참 편한 곳이죠.


나뭇잎 사이로 나오는 빛들이 얼룩무늬를 만드네요


서울 둘레길 예정지라는 푯말을 뒤로 한채  산을 내려오면 벽산아파트를 볼 수 있습니다.



건널목을 건넌 후 


벽산 3단지 동일여고 뒤편으로 내려가다 보면 






아이들과 작가들이 만든 모자이크 벽화가 마음을 훈훈하게 해줍니다. 


작은 시장골목을 만나서 정겨움도 느끼실 수 있구요

여기까지 오는데 약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걸립니다.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보다는 못합니다. 하지만 서울 근교에 내가 사는 근천에 이런 멋진 길이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더 소중합니다.  한껏 멋부리고 남들이 가봤다고 자랑하는 길이 아닌 내 주변의 이런 길이 저에게 더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다음지도로 보니 도보 58분이라고 하는데 저건 평지의 경우 그것도 해찰하지 않는 경우고 이 곳 저 곳 천천히 들려보고 찾아보고 하다보면 약 2시간에서 3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거기에 금천구청역까지 걸어가면 1시간이 더 걸리지요. 


이 독산자락길을 잘 모르는 금천구민들이나 주변에 사는 분들에게 이 글이 좋은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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