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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경복궁의 안개낀 가을 풍경

by 썬도그 2010.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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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찍어온 사진은 많은데 그걸 정리하고 올리는 시간이 많이 느리네요. 입력과 출력이 속도가 비슷해야 하는데  무식하게 사진은 많이 찍어 오고 그걸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안개가 많이 낀날  경복궁에 갔습니다.  안개가 가득하면 운치있는 사진이 될진 몰라도 어중간하게 끼면 그냥 사진에 거슬리는 존재일 뿐이죠




경복궁에는 거대한 은행나무가 참 많습니다.  반면 단풍나무는 많지 않죠



이 거대한 은행나무들을 찍기 위해서 (꼭 이걸 찍기 위한것은 아니지만)  중국분들이 DSLR과 삼각대를 설치하고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당연히 한국분인줄 알았는데 중국어가 나와서 좀 놀랐네요


이런 거대한 은행나무는 다른 고궁에서 볼 수 없습니다. 정말 거대하죠


저 밑에 있으면 얼굴이 노랗게 물들어 버립니다.


샛노란 은행나무.  참 그러고 보면 요즘 거리 참 예뻐요. 어제 자전거타고  동네 한바퀴 도는데 은행이 떨궈놓은 은행잎을 즈려 밟고 달리는데  그 어떤 느낌보다 상쾌했습니다.  노란 빛,  눈이 얼얼할 정도로 색채의 향연에  황홀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향원정 근처의  아름다운 단풍들은 색이 좀 탁하더라구요
뉴스를 보니 올해  저온현상에 일조량도 적고  비도 많이 와서 단풍이 좀 탁하다고 하더라구요


고궁을 많이 다니다 보니  정자들이 참 많은 듯 합니다.  향원정도 아름다운 정자중 하나이지요. 이곳에서 신하들과 시를 읇고  술잔을 받아들거나  낚시를 했을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부럽기만 합니다.



제가 왕이였다면  세상일 다 잊고 낚시나 술만 마셨을것 같은데  그러면 안되겠죠
생각해보면 조선의 왕들 참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듯 합니다. 조금만 어벙벙 하면  신하들이 반정을 일으키기도 하고 그 많은 
알력다툼 이루 말할 수 없죠.

사극을 보면 얼마나 많은 간신배들이 많이 있는지 권력싸움을 보고 있으면 짜증나기만 합니다.




그런 권력의 추악함을 이런  연못에서 노니는 잉어를 보면서  정화시켰을 수도 있네요


다만  조선이라는  왕조가  너무 현학적이었다고 할까요. 
실용주의와 좀 먼 왕조였어요. 무슨  공자님 말씀만  철석같이 금지옥엽하고 받들고  살았을까요.  
이젠 비판할게 없어서 조선왕조까지 비판하네요. 버릇 또 나오네요.  이 사진을 찍으면서 그런생각까지 해봤어요

19세기말 서양인들이 조선의 백성들을 보고 너무 미개한 삶을 사는 모습에  크게 놀랐다고 하죠
조선의 왕들이야 고품격의 삶을 살았을수도 있지만 백성들은 너무 미개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렇다고  조상님들을 욕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삶이 딱 100년전의 삶이었다는게 믿기지가 않을 따름입니다.
평균 연령이 40살도 안되었다고 하잖아요.



이곳은 몇년전에 복원된  건청궁입니다.
민비가  일본의 낭인들에 의해서 시해당한곳입니다. 최근에 다시 복원했는데요. 그곳에 들어가 봤습니다. 


아주 날렵한 처마가 인상적입니다. 단청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곳도 생활공간이었나 보네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기가 가설되었고  1909년 헐렸다가 2007년 복원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근대화의 첨단을 걷던 곳이네요.  에디슨 전기회사가  전기발전기로 전기를 생산하고 전등을 달아서 불을 밝혔던곳


하얀 벽지가 하얀 방을 만듭니다.  안에 들어가서 대짜로 눕고 싶은걸 꾹 참았습니다. 그랬다가는 잡혀가죠




경복궁 자경전뒤에는 이런 아름다운 굴뚝이 있습니다. 꽃담뒤 더 아름다운 문향이 있는데  '십장생'이 들어간 굴뚝이죠
지난 '전주여행'에서 본 그 꽃담의 느낌이 납니다. 




궁궐의 담의 문향들은 다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이씨 왕조가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라며 무병자수의 기원도 있구요













여러 전각들이 참 많은 경복궁,  전각은 너무 많이 담아봐서 흥미가 없었고  은행나무와 청솔모만 찍다 왔네요
11월은 참 쓸쓸합니다

단풍이 지면 바로 겨울이 옵니다. 10월은 날이 좋아서 축제가 많고 12월은 춥지만  크리스마스가 있습니다.
어제 보니 벌써  트리 달고 있는 곳도 있더군요. 촘촘히 나무에 크리스마스 전구를 다는  가게도 보이구요
그러나 11월은  두계의 화려한 달에 끼고 낙엽떨어지는 어찌보면 쓸쓸한 모습이 많아서   40대의 뒷모습을 보는듯 합니다.

이제 한 가정의 아버지나 어머니로  노년이라는 세월로 가고 싶지 않지만 가야만 하는 억지발걸음을 걷는 분들이기도 하구요
11월의 선물이라면 이런 단풍이 아닐까 하네요. 단풍마져 없었다면 11월 달 너무 쓸쓸했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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