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형들이 태종태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 라는 말을 돌림노래처럼 하고 다니길래 덩달아 외웠습니다
한국인 치고 이 태종태세라는 돌림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것 입니다. 이 태종태세문단세는 노래가 아닌 조선 왕들의 앞글짜만 따서 만든 노래아닌 노래이죠. 마치 화학기호 외우듯 조선 왕들의 순서를 모두 외우는 모습. 한국스럽지 않습니까?
조선이 어떤시대인지 세계사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고 다른 나라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수평적 관계는 거의 모른체
수직적으로 달달달 외웠습니다.이게 한국적인 역사교육이었죠. 전 역사 참 좋아했습니다. 역사책에는 수많은 유명인들이 거론되지만 그 모습보다 당시 서민들의 삶을 한줄이라도 읽으면 참 흥분되더군요
그래서 제가 추노를 그렇게 열심히 봤나 봅니다.
한국의 역사교육은 대입을 보기 위해서 억지로 배우는 과목이었습니다. 그나마 필수과목일때는 학생들이 다 배웠지만 앞으로는 역사가 선택과목이 된다고 하네요. 뭐 중학교 과정에는 역사가 있지만 이렇게 느슨하게 역사를 가르치다가는 나중에 박명수가 '임오군란'개그를 하면 학생들은 '임오군란'을 검색엔진에 물어볼 시대가 될것 입니다.
한국은 자기나라 역사에 관해서 빠삭한것 같지만 정작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역사만 알지 정작 어떤 시대적 배경이 있는지 줄줄줄 내뱉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또한 독도를 연구하는 학자가 몇이나 될까요?
반면 일본은 독도뿐 아니라 일본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학자와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습니다. 또한 역사의 특정분야 전문가와 광범위하게 백과사전식으로 아는 역사 학자들이 많습니다. 그러기에 '시오노 나나미'같은 작가가 '로마인 이야기'라는 광대한 이야기를 풀어내죠. 자기나라도 아닌데 그렇게 까지 풀어내는 힘을 보면 놀랍기만 합니다
책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은 메이지대학 문학부 교수인 사이토 다카시가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역사인문서입니다. 역사서라면 조금은 딱딱했을 뻔 했지만 문학부 교수라서 그런지 글을 참 쉽게 편하고 그리고 박력있고 차분하고 조근조근하게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쉽다입니다. 정말 쉽습니다. 어려운 소재와 내용일지 모르겠지만 참 쉽게 읽혀지는 책입니다.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은 세계사를 확대경으로 보여주지 않고 인공위성이 날아다니는 높이에서 지구를 내려다 보면서 쓴 글입니다. 지구의 현재가 아닌 지구의 과거 그것도 서양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서양의 역사를 쭉 보다가 다섯가지 욕망덩어리를 찾아내고 그걸 책에 차분하게 담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역사의 욕망들은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 종교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1장 욕망편에서는 커피와 홍차, 금과 철, 브랜드와 도시를 소개합면서 그 차이점이 어떻게 세계의 역사속에서 녹아냈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커피문화와 영국의 홍차문화의 차이점을 소개하는데 글 내용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일일이 소개하면 재미없을것 같이 소개는 줄이겠습니다
3장에서는 인류역사에서 나타난 수 많은 제국들을 소개하면서 성공하는 제국과 실패하는 제국의 차이점을 소개합니다.
왜 알렉산더가 실패했고 로마제국이 융성했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지역주의가 있습니다. 내 밑에 꿇어~~~식의 황제들은 대부분 3대를 넘기지 못했고 로마같이 그 지역의 사람들에게 나를 따르라가 아닌 문화전도사역활 그리고 지역민들을 아우르는 지역주의 정책으로 인해 1천년에 가까운 제국을 이어갈 수 있엇다고 말 합니다.
4장에서는 20세기에 나타난 몬스터인 자본주의, 사회주의, 그리고 파시즘을 몬스터로 지칭하며 3마리 몬스터가 20세기 우리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알려줍니다. 20세기 역사를 짧게 단박에 알고 싶다면 이 4장만 복용하셔도 좋습니다.
5장에서는 일신교 3형제라는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종교의 시작과 분열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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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했습니다. 그 동안 답답했던 것을 속 시원하게 저 하늘에서 본 인공위성 사진을 본듯 합니다.
파시즘이라는 단어를 쓰면서도 그 정체를 잘 몰랐던 저에게는 단비 같은 책이네요. 인류 역사를 5섯가지 키워드로 추출해 낸 이 저자의 혜안도 놀랐지만 이런 책을 역사학자가 아닌 문학부 교수가 썼다는데 더 놀랐습니다.
이 책은 마지막까지 읽어야 합니다. 마지막에는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씨가 한국의 역사학에 대한 쓴소리가 너무 따갑게 들려 옵니다
한국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도 학자도 적지만 한국 역사를 꽤 뚤어 보는 백과사전식 지식의 학자가 점점 사라지고 현재는 거의 없다는게
가슴 아프다고 하네요
생각해보면 중국이 역사왜곡한다 어쩐다고 하고 일본이 역사왜곡 어쩐다 해도 그걸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한국의 역사학자들이 몇이나 있으며 그걸 정부가 지원해주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이런 논리가 부족하니 독도를 국제재판에 회부하면 질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져 하는것이 아닐까요?
한국 역사교육의 부실함과 함께 일본에 이런 학자들이 많다는데 부럽기만 합니다.
세계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준 책이며 역사의 흐름의 맥을 집어 주는 책 입니다. 역사서의 항공사진 혹은 인공사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력 추천하며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