띡띡띡띡띡띡 살인사건이 났던 서초동 H아파트 204호를 열고 들어온 사람을 본 순간 서초동 강력계 형사 이유현은
크게 놀랐습니다. 그러나 어둠의 변호사이자 어떻게 보면 이유현의 파트너인 고진은 씁쓸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던 저도 황당스러운 상황에 뭐야~~~ 이게 뭐다냐 하면서 허망하면서도 황망스러우면서도
이런 일이 실제로 있을 수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2010/09/26 - [책서평] - 현직판사가 쓴 놀라운 추리소설 어둠의 변호사(붉은집 살인사건)
라는 서평을 통해서 현직 판사가 쓴 추리소설을 극찬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1편 붉은 집 살인사건을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정교함과 트릭의 연속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일본 추리소설에서나 보는 그 섬세함을 한국 추리소설에서 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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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라트라비아타의 초상은 현직판사가 주말마다 쓰는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중 2편입니다.
1편에 이어서 후다닥 읽어버렸습니다.
라트라비아타는 베르디의 오페라인데 원작이 춘희입니다. 춘희는 한마디로 말하면 유흥업계의 여자라고 볼 수 있죠.
책 내용을 살짝 설명하자면 2권은 우리의 슈퍼스타이자 셜록 홈스 같은 그러나 좀 더 음흉하게 웃는 고진 변호사의 분량이 확 줄어듭니다.
고진변호사의 팬이 되어 버렸는데 분량이 줄어서 안타깝기는 했지만 재미를 떨어트릴 만큼은 아닙니다.
살인사건이 납니다. 서초동 H아파트 204호에 아래층에 사는 남자와 204호에 사는 정유미라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스타급 여자가 죽었습니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살인사건이 날 때 남자친구인 김형빈과 통화를 하고 있었죠
(작가님 혹시 개그맨 커플 윤형빈, 정경미에서 이름을 채취한 것 아닌가요??ㅎㅎ)
사건은 잘 풀릴 것 같았습니다. 죽기 전까지의 통화내용도 있고 두 사람이 죽었고 그중 한 명은 정유미를 스토킹 하던 1층 백수남이고
게임 끝이죠. 그런데 여러 가지로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서초동 강력계형사 이유현은 직감적으로 외부인이 이 두 사람이 싸우다 죽은 것처럼 꾸민 것으로 냄새를 맡다가 애먼 경비아저씨를 범인으로 지목합니다.
결국 재판장에서 개망신을 당하고 마는데 그 개망신을 주는 사람이 바로 어둠의 변호사 고진입니다. 고진답게 법정에 나오지 않고 뒤에서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피의자를 조종해서 무죄판결을 받게 합니다.
이렇게 유현. 고진 콤비가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 라트라비아타의 초상은 좀 심심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말이 이상한가요? 좀 이상했어요. 고진이 초반에 범인을 지목합니다.
완벽한 추리, 고진이 지목한 용의자가 아니고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범죄 이젠 그 용의자와의 두뇌싸움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다 읽어가는데 이상하게 그 용의자의 알리바이가 더 확고해집니다.
뭐야~~ 이런 신선한 재미는 또 뭐란 건가?
영화 다 끝나가는데 주인공이 지목한 용의자는 점점 알리바이가 확실해지고 주인공 탐정이 GG 치면서 마무리하나?
돈 받고 파는 책인데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진 않겠지라는 일말의 희망을 갖게 하고 속도를 더 내게 합니다.
그리고 빵 터집니다. 허망하면서도 허탈하기도 하면서 에이~~~ 이건 억지다.
바로 인터넷으로 타라라락 쳤습니다.
연쇄살인범의 특징!이라는 글에 검색어가 걸리더군요. 쩝~~
이 책은 그런 막판 뒤집기가 뛰어난 책입니다. 다만 고진 변호사가 많이 나오지 않아서 아쉬운 면은 있지만 1권에 비해서 머리 쓰면서 읽을 필요는 없는 것은 좋았습니다. 1권 붉은 집 살인사건은 너무 트릭들이 난무했죠. 그래서 예측불허의 결말이 좋았지만 좀 어지러운 느낌도 있습니다. 담백한 면을 좋아한다면 2권 라트라비아타의 초상이 더 좋을 듯합니다.
지루한 군시절 의사출신인 소설가 로빈 쿡의 의학스릴러 물을 읽으면서 지냈던 기억이 나는데 판사가 쓴 추리소설도 그런 느낌이 듭니다. 추리와 사건을 진행하는 모습이 차분하면서도 여러 가지 개연성 있는 트릭과 사건의 전개방식 그리고 빵 하고 터트리는 한방등은 영화로 만들어도 괞찮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게 좀 있다면 어둠의 변호사라는 닉네임답게 고진변호사가 좀 더 타락한 모습 즉 악한 모습 그러나 법에 절대로 저촉되지 않는 법의 맹점을 이용해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도 좀 보였으면 합니다. 명함에는 어둠이 변호사라고 하지만 뒤에서 일을 조종한다는 면만 빼면 크게 어둡지 않아서요 ^^ 뭐 날까 배트맨이나 조커의 느낌을 살짝 더 받았으면 하네요 생각해 보면 시리즈 물이지만 일정한 패턴이 없는 모습이 좋아 보이긴 하네요. 3권은 또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갈까요 그럼 3권을 기다려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