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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시네21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글이 있더군요. 한국의 국가대표급 영화평론가들이 나와서  좌담을 펼치는데 그 중 한 평론가가 영화 별점에 대해서 말합니다

왜 영화는 음악과 소설과 다르게 별점과 40자평 같은게 있냐구요.  왜 별로 점수를 매겨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생각해보면  소설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서 우리는 평가를 하긴 하지만 별점을 매기지 않습니다

특이하게 영화만 별점을 매긴단 말이죠.  이 별점에 대한 관습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서양의 별점제도를 국내에서 받아들였기 때문일것 입니다.   그런데 하나 더 특이한것은   내 인생의 소설이나 내인생의 음악과 같은 글 보다는 내 인생의 영화들이란 글들이 인터넷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영화광이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8천개가 넘는 글들 중에 내 인생의 영화들이란 포스트를 한번도 쓰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포스트는 있더군요.  2007/06/09 - [영화창고] - 내인생의 영화음악 TOP10 
이라는 글을 블로그 코찔찔일때 쓰고 한번도 쓰지 않았습니다.  왜 내인생의 영화란 꼭지를 한번도 다루지 않았을까요?  제 기억으로는 몇번 시도를 해봤습니다. 그러나   TOP10을 꼽을려니 너무 힘들더군요.   1위는 정해져 있지만  나머지 2위부터 10위까지를 뭘로 선정할까 고민만 하다가 그만둔적이 있네요.  내 인생의 영화가 10개가 넘고 그 중 뺄려고 하니 너무 힘든작업이었습니다


때 마침 프레스블로그에서  내생애 최고의 영화라는 포스트를 모집하고 있기에 다시 용기내서 도전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 최고의 영화의 기준을 잡는데 힘들었습니다. 내 주관적인 판단으로만 가득 채울것인가  객관적인 평가와 함께 내 주관적인 평가를 버므려서 최고를 뽑을 것인가?   나 혼자 본 영화와 극장에서 친구와 같이 본 영화들을 다 포함시킬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와 같이 본 영화만 선택할것인가 하는 고민도 해봤습니다.

여러 고민끝에  친구나 짝사랑 혹은 애인이었던 그 녀석들과 그녀와 함께 나란히 본 영화들중에서만 선택했습니다
같은 영화라도  누구와 보느냐에 따라 영화에 대한 추억이 다르고 평가가 달라지는데 그 외부적인 요소인 추억에 대한 평가를 많이 넣었습니다. 

그 녀석과 그녀들과 함께 본  내 인생 최고의 영화들

죽은 시인의 사회

88년 중간고사 끝 마치고  종로3가 피카소 극장에서  반 친구와 함께

요즘도 전교조 선생님 대량해직및 징계문제가 되두되었지만 88년에는 더 심했습니다. 당시는 정식노조로 인정받지도 못했습니다.
참교육을 목표로 선생님들은 전교조로 뭉쳤고  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촌지가 난무하고 폭력이 당연했던 (뭐 지금도 그닥 나아지지 않았지만) 그 당시 학생들은 숨막혀 했습니다.  한반 60명중 25명 정도만 4년제를 갔던 시대라서 태반이 대학을 가지 못했습니다.
이런 숨막히는 시대에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대형 개봉관도 아닌 아주 작은 영화관 피카소에서 개봉했습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대부분의 친구들은 팀버튼 감독의 배트맨을 보러 갔습니다.
영화광인 친구는 저에게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자고 했고 저는  유명한 배우 한명도 나오지 않는 영화를 왜 봐야 하냐는 표정을 지었지만 표정만 지었을 뿐 친구따라 극장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지금이야 유명한 배우가 된 로빈 윌리암스이고 에단 호크지만 당시는 생소한 배우들이었죠. 거기에 영화제목도 난해했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 

그러나 이 영화를 본후 극장은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중간고사를 끝낸 서울 각지의 고등학생들이 이 영화를 같이 봤고  여기저기서 흐느껴 울었습니다.

때를 즐겨라(카르페디엠)을 알려주었던 키팅선생님은 교과서를 찢고 세상을 보라고 외쳤던 키팅선생님은  명문 사립학교의 교칙과 반대되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키팅선생님은  학교에서 짤리게 됩니다.

' 캡틴 오 마이 캡틴' 과 함께  모리즈 자르 음악감독의 음악이 흐르면서  학생들은 키팅선생님을 부릅니다.
지금도 이 마지막 장면을 보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스승이 사라진 교육현실이 한세대가 다 지나가고 있는데 변하지 않고 있네요
눈물을 훔치면 친구와 함꼐 말없이 종로 1가까지 걸었습니다.



영웅본색

1987년 겨울 노량진극장에서 동네친구와 함께

지금은 한류라고 해서 한국의 유명 영화배우와 가수 탤런트들이 동남아시아 홍콩. 일본에서 크게 인기를 얻고 있고 몇몇 배우들은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80년대 중후반은 홍콩배우들이 엄청나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장국영. 주윤발,추룡,적룡, 성룡, 알란탐. 유덕화, 종초홍, 양가위,양조위,오천련, 왕조현, 매염방,장만옥등등
20년이 더 지났지만 술술 나오죠. 개그프로그램에서는 홍콩영화를 패러디한 장면들이 소개되었고 가끔 홍콩의 배우들이 방한하면
극장앞은 인산인해가 되었습니다.

홍콩배우들이 찍은 CF는 대히트를 치던 때였죠.  이런 홍콩스타들의 인기를 몰고온 영화가 영웅본색입니다.
홍콩영화 전문상영관인 2류극장인 명화,대지,화양 극장에서 상영한 영웅본색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히트를 치게 됩니다.
영웅본색의 홍콩르와르를 본 아해들은  괜히 아버지나 형의 바바리코트를 입고 썬그라스를 끼고 다녔습니다. 홍콩영화의 파워가 얼마나 컸는지 한국에서는 아이돌스타였던 소방차의 한 멤버가 홍콩영화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모습까지  연예가중계에서 담을 정도였습니다.

영웅본색은 대단히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당시 한국영화들이 헐벗는 영화들만 만들어 되고 있을 때 남자들의 의리를 담은 홍콩르와르 영화들이 청소년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죠. 이후 첩혈쌍웅같은 명작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지만  자기복제를 너무 하는 바람에 공멸하고 맙니다.  영웅본색과 비슷한. 심지어 영화제목마져 비슷한 홍콩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내용마져 비슷한 모습에 관객들은 식상해 하죠.

이 영화를 86년 개봉한 해에 보지 못하고  3류극장에서 영화를 되새김질 할때 친구와 함께 노량진 동시상영관에서 봤습니다.
당시는 극장에서 담배를 필 수 있었는데  담배냄새에 화면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아주 불쾌한 환경이었지만 영화가 너무 감동적이여서 친구와 극장에 나와서  주윤발을 흉내냈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중국어도 잘 모르면서   장국영이 부른 당연정을 따라 부르던 모습도 생각나네요.   장국영 정말 싫어했는데(여자아이들에게 너무 인기가 많아서 ㅠ.ㅠ) 이젠 고인이 되었네요



이 영웅본색을 한국에서 리메이크한 작품 무적자가 9월에  개봉한다고 하죠. 송승헌과  주진모, 김강우. 조한선이 열연한다고 하는데
과연 86년 개봉한 영웅본색을 재현할 수 있을까요? 

피아노

93년 9월 말  군입대를 앞두고 여자친구와 종로코아아트홀에서

지금은 칸 영화제 그랑프리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아도 국내 개봉도 안되고 되더라도 소규모 단관개봉관에서 살짝 개봉하고 사라지는게 현실이지만 90년대 까지만 해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면 흥행을 보증받았습니다. 당시는 예술영화 수요층이 과할 정도로 높았는데
정말 쉽게 볼 수 없고 이해하기도 좀 어려운 퐁네프의 연인들이  한국에서 크게 히트하자 제작국인 프랑스에서  조차 놀랄 정도 였습니다.

영화 피아노는 93년 제 4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언어장애자인 홀리헌터는 15살때  가정교사의 아이를 낳고 그 아이와 함께  뉴질랜드에 사는  생명부지의 남자에게 시집을 가게 됩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아다는 피아노를 잘 칩니다. 원시적인 뉴질랜드 해변가에  인부들이 피아노를 내려놓지만 너무 무겁다며  바다에 놓고 사라집니다. 아다는  바다에 있는 피아노를  집으로 갔다 주길 원하지만
남편은 허락하지 않죠. 

이때 마오리족 남자인 베인즈가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고  남편 몰래 바람을 핍니다.   어떻게 보면 불륜영화이지만
전혀 불륜드라마의 추잡함이 보이지 않는것은  주인공의 순수함과  마이클 뉴만의  아름다운 피아노곡이 흐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홀리헌터의 명연기가 이 영화를 칸 영화제 대상을 받게하죠. 

바닷가에서 딸로 나오는 안나 파킨이  춤을 추는 장면은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군입대를 10일 앞둔 날 이 영화를 보고  군대에 입대했고  으레 그렇듯  군대에서 헤어졌습니다.
군대에서 밤마다 마이클 뉴만의 피아노곡을 들으면서  근무했던 기억이 나네요. 교대근무자라서 새벽에 피아노 곡 틀어놓고 근무하면 아주 좋았죠


레옹

1994년 1월 명보극장  여자후배와 함께


공군이다 보니 휴가를 자주나왔습니다.  1달에 한번씩 나올때마다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주변에 영화를 좋아하는 여자후배가 있어서 둘이서  외박나올때마다 영화를 봤네요. 뭐 좋아하는 감정도 있었죠.

영화 레옹이 기억남는 것은  서로 길이 엇갈렸기 때문입니다.
여자 후배의 집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서로 엇갈렸죠. 제가 좀 늦게 약속장소에 나갔고  핸드폰도 삐삐도 없던 시절이라서 
그렇게 길이 엇갈렸습니다.  여자후배는  명보극장으로 직접 갔고  저는 집에 여자후배한테 전화가 왔었다는 말을 듣고 뒤늦게 명보극장으로 갔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명보극장 앞에서 만났고   영화가 시작한지 1시간이 지난뒤 보게 되었습니다.

레옹 정말 재미있었죠.  스팅의 주제가도 멋지고 액션장면도 내용도 대단했습니다. 뤽베송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영화 내용은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워낙  많이들 보셨고  내용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이 레옹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것은 레옹이  그 수많은  경찰특공대들을 농락하고 유유히 건물 밖으로 빠져 나오는 모습은 정말 통쾌했습니다. 그러나 최고의 악역으로 기억되는  게리 올드만에 걸리죠.

나탈리 포트만을 세계적인 배우로 만든  영화 레옹. 한소녀와 아저씨의 사랑이 가슴 저미게 되가왔습니다.  지난주에  레옹의 변주같은 영화 아저씨가 개봉했다고 하죠?  입소문이 좋던데 한번 봐야겠습니다




반쪽짜리 영화를 보고   저는 비디오로 후배는 다른 극장에서 레옹을 다시 보게 되었고 레옹에 대한 완벽한 줄거리를 익혔습니다.
CG 하나들어가지 않고도 영화 참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데 요즘 영화들은  CG만능주의에 빠져서 모드 식상하기만 합니다.

게리 올드만의 악랄함은 아직도 생각납니다.

시네마천국

1990년  겨울 우성극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절친 3명 모두 대학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졸업식이 가까워 졌습니다.대학도 못간 주제(?)에 졸업식이 달가울리 없었죠
하지만 태반이 대학을 못가니  대학간 친구들이 미안해 할 정도 였습니다. 그 졸업식을 며칠 앞둔 삼총사는  근처에 있는 3류 동시개봉관에서  시네마 천국을 봤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인 이 아름다운 동화같은 영화는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인생 최고의 영화로 꼽는 영화이기도 힙니다.
이 시네마천국은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작품인데 영화에서 희노애락이 다 들어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는  웃다가 영화 후반에서 사랑에 실패하는  토토의 모습에 눈물 흘리기도 합니다.  유명 영화감독이 되어 돌아온  고향마을에서  늙어버린 어린시절 동네 어른들을 돌아보는 토토의 모습에서  저 또한  한 인생을 다 산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씬은  극장안의 토토처럼 웃다가 울다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복받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됩니다.




인생에 있어 영화란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모습이 전부가 아닌   누군가와 영화보기로 약속을 할 떄 부터 필름이 돌아 갑니다.
지금같이 인터넷 예매가 없던 시절  그 얘와 영화를 보기위해  개봉관이 몰려 있는  종로에 가서 영화를 예매하고  영화 보는 당일 약속장소에서만나서 전철을 타고 가면서 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극장에서 영화를 본 후    꽉 찬 엘레베이터를 피해  계단으로 내려오면서 짧은 영화평을 나누고  뒷풀이 술자리나 커피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엔딩스크롤이 오릅니다.

이렇게  기억속의 영화는 결코 영화본 그 순간으로만 기억되지 않습니다. 약속을 잡는 그 전화기의 숫자를 누를 때 부터 하나의 영화가 시작됩니다.  여러분들은  영화자체말고  영화를 본 기억중 가장 아름다운 기억들이 무엇인가요?   한번 찾아 보셨으면 합니다.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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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hami3535 BlogIcon 까만털원숭이 2010.08.10 0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피아노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나네요... 어릴때 본거라.
    뭘 의미하는지도 제대로 모르고 봤던..^^ 나중에 다시 보게 되더라구요.

  2. Favicon of https://jagnikh.tistory.com BlogIcon 어설픈여우 2010.08.10 17: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두 제가 본 영화이기도 하네요...
    최고의 영화라고 할수 있을지는 모르지만요..ㅎㅎ
    워낙 영화를 좋아하는지라
    최고의 영화로 손 꼽는다는게 어려울수도 있을것 같네요...ㅎㅎ

    • Favicon of https://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10.08.10 1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내 인생의 최고라고 할수 잇는 영화들은 아니예요. 같이 봐서 최고였던 영화들이구요 ^^ 그래도 시네마천국만큼은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Favicon of https://hangahae.tistory.com BlogIcon 한가해 2010.08.11 1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부도 넣어주삼~! ^^

  4. Favicon of http://blog.naver.com/selfgaze BlogIcon nomad 2010.11.03 04: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에 좋아하는 영화 best10을 올려놓고...다른 분들은 어떤 영화들을 꼽았는지 궁금해서 검색하다가 들렀습니다.
    감히 "내 생애 최고의 영화"까지는 도저히 못 고르겠더라구요. ^^;
    그런 제목을 붙이면 역시...뭔가 대단한 게 있어야 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긴달까..ㅎㅎ
    근데 <죽은 시인의 사회>는 90년에 개봉하지 않았던가요? 중학교때 첨으로 혼자 보러간 영환데..
    <레옹>은 95년이었던 거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