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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대한 단소리

로드넘버원이 전우보다 재미있는 이유

by 썬도그 2010.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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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60주년이라고  한국전쟁을 소재로한 드라마와 영화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영화 포화속으로는  동원관객수가 2백만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방송계에서는 월드컵에 올인한  SBS만 빼고  KBS에서는 전우.  MBC에서는 로드 넘버원을 방영중에 있습니다.

밀리터리물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두 드라마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고  두 드라마 모두 액션장면은 엉성하더군요.  밴드 오브 브라더스나  퍼시픽같은  미국의 대작 전쟁드라마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액션장면들의 세밀함이 참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발액션은 아니고  제 간사한 눈의 눈높이가  미국의 대작 드라마에 길들여져 있다 보니  조금 미흡해 보입니다.

80년대 반공드라마 전우와 별 다를게 없는 전우

80년대에는 전쟁드라마들이 참 많았습니다.  2차대전이 30년정도 지난 시점이라서 생생한 경험담들이 쉽게 들리던 시대여서 그런건지 전쟁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  정말 전쟁드라마 많았습네다.  미드인 게릭슨유격대, 전투나 MBC의 3840유격대. 전우등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정부에서 만든 배달의 기수도 있었구요

배달의 기수 대단한 프로파간다 드라마였죠.  한국군은 무조건 선하고 착하고 북한군은  무조건 악하고 말도 쌍스럽게 하는 군인들로 묘사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그 시대는 그런게 자연스러웠습니다.  배달의 기수나 전우를 보면서 무찌르자! 공산당을 두손 불꾼 지면서  읇조리곤 했죠

이 드라마 전우가 리메이크되어 KBS에서 토,일 밤 방영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우라는 드라마 80년대의 전우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국군의 활약상이 주된 내용인데 80년대 전우와 다른게 있다면  북한군도 어느정도 인간적으로 묘사한다는 것이 다릅니다.
하지만 자기비판적인 모습은 전혀 없습니다.  특히 바른생활 사나이로 나오는  최수종의 모습은 좀 이질감까지 느껴집니다. 80년대 같이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히어로 같은 모습의  군인은  이제는 좀 식상합니다. 반공교육을 졸업한  저 같은 30대들은
반듯반듯한 모습 즉 한국군은  선하고  북한군은 악하다라는 이분법적인 내용은  너무 식상합니다.  80년대 전우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만  그래도 그런 배달의 기수의 느낌이 살짝 들곤 합니다.

그리고 4회까지 보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더 봐봐야 별 내용이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기비판적인 모습이 담긴 로드 넘버원

로드넘버원은 1.2회를 대충 봤습니다.  남자 둘 여자 하나라는 완벽한 삼각관계를  주요 소재를 삼아 전쟁을 덫입힌 드라가 로드 넘버원 같았습니다.  액션씬도 그닥 화려하지 않구요.  설렁설렁 보고 있는데 오늘 한 장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국군의 강제징집장면이었습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두 주인공 형제는  자진 입대한것이 아닙니다. 피난길에  국군에 동생인가 형이 강제징집당하고 그걸 말리다가 두 형제가 모두 군대에 입대하게 되죠. 전시상황이니 18세 이상의 건장한 남자는 길거리에서 바로 징집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이 국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준다는 이유로 국방부는 태극기 휘날리며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합니다.

로드 넘버원도 오늘 국군의 강제징집장면을 삽입했습니다. 아내에게 국수를 먹이며 고무신을 사러 나갔던 남편은  20명을 강제 징집하는 할당량을 받은 국군에 의해 강제징집 당합니다. 말 그대로 생이별을 하는 모습인데요. 당시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길가다가 아무나 트럭에 태워 징집을 했는지 궁금하네요. 만약 드라마 모습이 사실이면 정말 가족에게 어디 간다고 말도 못하고 떠나는 것이니 이런 날벼락같은 생이별이 어디있을까요?

이런 이유로 국방부는 한국전쟁 당시의 강제징집장면을  태극기휘날리며에서 빼달라고 요구했나 봅니다. 이런 장면이 들어간 로드 넘버원도 국방부 지원을 받지 못한듯 하네요.

이 강제징집장면은  어떻게 보면 KBS의 전우와  MBC의 로드 넘버원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 보여준 국군의 강제징집장면은 자기비판적인 모습이고  한국군이 무조건 선하고 착하다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으로 한국전쟁을 담고 있지 않고  나아가 영화 플래툰과 같은 자기비판적인 모습도 담겨 있다고 봅니다.

국군끼리의 하극상에 가까운 다툼 또한 로드 넘버원이 배달의 기수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훈남 2명과 미녀 1명의 삼각관계를 그려내기 위해 한국전쟁을 끌어들인 모습으로 비추어져 로드 넘버원이 전쟁드라마라기 보다는 러브스토리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합니다.   연출자 이장수 감독 말로는 로맨스와 전쟁을 50 대 50으로 가져가겠다고 하는데  그 균형점만 잘 맞춘다면 로드 넘버원은 큰 인기를 끌듯 합니다.

드라마 전우의 담백한 전쟁드라마가 좋은 분들이 있겠구  국군의 자기비판적이 모습과 현실적인 전쟁속 딜레마를 그리는  로드 넘버원이 좋은 분들이 있을 것 입니다.  저는 전우를 접고 로드 넘버원 쪽으로  채널을 고정시켜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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