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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어색한 스토리 어색한 이미지 보는내는 어색했던 셜록홈즈

by 썬도그 2009.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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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에 국민학교를 다닌 분들을  기억하시겠지만
학급문고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60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책 한권씩 가져와서  한켠의 학급문고 책꽂이에 꽂아놓고 서로서로 책을 돌려 봤습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기증할 책(나중엔 돌려주지만)이 없어서  위인전기 전집중에 한권인 슈바이처 전기를 기증했고  선생님은 1주일에 한번씩 독서시간을 가져서 그 학급문고 책을 읽게 했습니다. 의무적인 독서시간은 지루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셜록홈즈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 시간은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셜록홈즈의 영특한 추리력과 왓슨이라는 의사친구가 벌이는 추리극은  저를 책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습니다. 지금의 CSI라는 미드가 인기가 있는데 그 재미를 그 시절 알았죠. 

직소퍼즐같은 추리력을 통한 사건의 추리와 재해석은 정말  대단했죠.
담배파이프를 물고  헌팅모자를 쓴 셜록홈즈.  한때 나의 우상이었습니다.
친구와 주차된 차의 보닛을 만져보고 따뜻하면 주차한지 20분이 넘지 않았어! 라는 멘트를 날리면서 놀곤 했던 시설이 생각나네요
셜록홈즈의 이미지는 뛰어난 추리력을 앞세운  범생이의 이미지였죠.


위의 그림이 바로 셜록홈즈의 이미지입니다.  88년  어린 셜록홈즈의 이야기를 다룬  피라미드의 공포를  스티븐스필버그감독이 연출한 영화라고 속아서 봤었습니다. 지금 포털 영화DB를 보니 제작자로 참여한것인데  80년대 영화포스터에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영화라고 소개했고  잘 낚였습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재미없었던것은 아니고 그런대로 재미있었습니다.

공짜영화표가 2장있었습니다. 사용기한은  12월 31일까지이구요. 지난  트랜스포머2 시사회의 엉망진창 진행에 대한 사과로
CGV에서 1인당 두장씩준 공짜표를 소진하지 못하고 오늘하고 내일 소진하기 위해  영화를 골랐습니다.

대박행진을 벌이고 있는 전우치는 내일 오늘은  셜록홈즈를 선택했습니다.  아바타와 전우치를 빼니  볼만한 연말 영화가 정말 없더군요.
별로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지만  다람쥐 3마리가 나오는 영화보다는 낫기에 선택했습니다.


셜록홈즈가 왜 저래?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셜록홈즈를  그리고 그의 단짝 왓슨선생은  한때 꽃미남스타였으나 빠져가는 머리카락으로 인해  굴욕사진으로 많이 오르는 주드로가 맡았습니다.

먼저 영화 셜록홈즈에서 셜록홈즈는  내가 읽었던  소설 셜록홈즈에서의 담배파이프를 물고  헌팅모자를 쓴 모습이 아니였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세요. 근육질의 쌈꾼이미지죠. 영화에서도  셜록홈즈와 왓슨은 영화적 재미를 위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쌈잘하는 모습으로 나옵니다.  가끔 담배파이프를 셜록홈즈가 물기는 하지만  기품있는 모습은 아닙니다. 또한 헌팅모자 ㅠ.ㅠ 도 안씁니다.

범생이 이미지의 셜록홈즈가 아닌  싸움꾼 또한 마초적인 이미지가 가득합니다.
그렇다고  추리력이 떨어진것은 아닙니다.   왓슨과 결혼할 여자를 추리력으로  과거의 전과를 들쳐내서  여자기분을 상하게 하고  왓슨의 기분을 상하게 합니다. 영화중간중간  대단한 추리력은   계속 나오지만 왠지 모르게 그게  대본을 줄줄 읽는 느낌입니다.
날카로운 시선과  근엄한 표정에서  나오는 말이 아닌 수다쟁이가  추리를 하는 모습은 정말 어색하네요

차라리 CSI 마이애미의 호반장님이 셜록홈즈의 이미지로 딱이죠. 호반장의 카리스마가 원작 소설의 이미지와 가장 비슷할 것입니다.
그러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한  셜록홈즈는 그런이미지가 아닌 깨방정 셜록홈즈입니다.




셜록홈즈와 왓슨선생의 어설픈 관계

원작에서는  셜록홈즈와 왓슨선생의 관계가 동료이자 친구로 잘 그려집니다. (원작소설을 읽은지 수십년이 지나서  이미지 몇컷으로만 남아있네요)  영화에서는  원작보다 더 강한 우정의 관계로 나옵니다.  영화는  왓슨이  결혼을 하면서 이사를 가면서  둘 사이가 끝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셜록홈즈는  그런 왓슨을 살살 꼬셔서 사건을 같이 해결하게 합니다.

둘은 완력으로 악당을 처치하기도 하고  생고생을 많이 합니다.  자기때문에 다친 왓슨때문에  맘고생하는 셜록홈즈의 모습도 나오고  
나름대로 찰진 우정의 관계를 그릴려는 모습은  눈에 잘 보이지만  그게 마음까지 와닿지는 않습니다.
70년대 인기 드라마였던  스타스키와 허치같아 보이기도 하고 90년대의 나쁜녀석들이라는 영화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소설의 이미지가 내 머리속에 너무 많이 남아서인지 둘의 관계가 좀 어색합니다.   그렇다고 눈에 거슬릴것은 아니고   영화적 재미를 위한것이라고 이해는 가지만   영화자체가  재해석한것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어설픈  구성 지루함을 느끼게 하다

이 영화 좀 지루합니다.   19세기 영국 런던을 CG로 잘 그려낸 볼거리도 많고 액션도 그런대로 있고 강력한 악당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내내 지루함이 계속 따라다닙니다.  관객과의 두뇌싸움이 있느냐? 그런것도 없어요. 계속 궁금증을 만들어 내면서
영화에 집중하게 해야 하는데  절대악은  초반에  나오고  반전도 없고   나른한 스토리텔링에 졸기도 했습니다.
영화 후반부 20분은 정말 재미있었는데 나머지 시간은 쩝~~~



차라리 여러 에피소드를  몇개  다루는게 낫지 않았을까?

소설 셜록홈즈는 장편과 단편이 있습니다. 재미있게 읽었던 장편 바스커빌 가문의 개~~도 재미있었지만 대부분의 셜록홈즈의 소설은 단편입니다. 제가 어렸을때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중 하나가 단편이어서 1시간안에 후딱 읽을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소설 셜록홈즈는 주옥같은 단편들이 참 좋습니다.

제가 감독이었다면 하나의 사건만 다루지 않고 각 챕터로 나눠서  단편을 다루면서  왓슨과 셜록홈즈의 활약을 그렸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영화에서는  18세기 후반 19세기의  주술과 과학이 동거하는 시대적 배경으로 주술의 달인을 과학으로 해결하는 셜록 홈즈의 활약상을 그립니다.  강력한 악이 등장하지만  카리스마가 별로 느껴지지 않고  영화에 방해되게 또 다른 악을 스케치만 하면서 끝납니다.
셜록홈즈2를 예상하게 되는데   1편이 성공해야 2편을 만들죠?  벌써 2편 제작 예약된것입니까?  자만이 아닐까 하네요






셜록홈즈를 안 읽은 분들에게만 권합니다.

전체적인 글이 우울하죠?  셜록홈즈 원작을 읽은 분들은 제 글에 공감하실 것 입니다.
하지만 읽지 않았다는 전제를 놓고 보면  영화 그런대로 볼만합니다. 별점으로는 3개정도 주고 싶네요  킬링타임용으로 그런대로 괜찮긴 한데  셜록홈즈를 읽고 그 이미지가 각인된 분들에게는 크게 실망 하실 것입니다.

아바타와 전우치를 모두 본 분들이나 인기영화 일부러 보지 않는 반골기질의 분들에게만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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