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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어른이 아이에게 하는 가장 큰 거짓말 '노력하면 안되는게 없다'

by 썬도그 2009.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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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노력하면 안되는게 없다. 그러니  너도  노력만 하면 니가 하고 싶은 일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라고 하죠

그런데 이 말이 맞는 말일까요?  저도  솔직히 아이들 앞에서는 노력하면 안되는게 없다라고 말을 하면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노력을 하라는 독려 차원이지   노력하면 안되는게  없다라는 말을  철석같이 진리인양 믿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게 아니네요.   자동차를 타고다녀서  파파라치에 추적당하고  어느 아가씨 집에 드나드는것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차를 팔아버리고  오토바이를 사서 다니다가  음주한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몰다가  큰 사고가 난
기타노 다케시,  기타노 다케시는  수많은 수술을 통해서 얼굴에 티탄늄까지 삽입하고 얼굴을 가로지르는 금속봉이 끼워진 자신의 얼굴을 보고서    어묵의 기분을 잘 알겠군  이라는  말을 한  정말 괴짜이면서도  감히 범접할수 없는 아우라가 있는 배우이자 코메디언이자  유명한 감독입니다.  이 기타노 다케시는 유명한 독설가이죠.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 8점
기타노 다케시 지음, 권남희 옮김/북스코프(아카넷)

이 기타노 다케시가 쓴 책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를 읽다가  교육문제에 대한 다케시의 솔직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어린이는 훌륭하다. 어린이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요즘 어른들은 그런 한심한 소리를 한다.
어린이들이 모두 훌륭한 건 아니지 않은가.
잔혹한 표현이지만, 멍청이는 멍청이다. 발이 느린 놈은 느린 거고, 야구를 아무리 좋아해도 못하는 놈은 연습을 해도 못한다. 그런 걸 다 알면서, 노력만 하면 누구나 일류가 될 수 있다느니 어쩌니 하는 말은 예사로 한다.
진실은 그와 다르다. 재능이 있는 사람이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을 해야 겨우 일류가 될 수 있을까 말까 한 게 현실이다. 연습을 한다고 모두 이치로 선수처럼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중에서

좀 잔인한 말이지만 어느정도 공감이 가고 나이가 들수록 저도 다케시의 말과 같은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더군요.
노력만 하면 모두가 훌륭한 사람이 되는것은 아니죠.  이미 출발선상과 조건이 다른 상태에서 세상은 평등하다는  뜬 구름 잡기식의 말은 현실에서는 이질감만 느끼게 됩니다.    사람 모두는  발가벗고  태어나지만 그 태어잔 장소와 태어날때의 부모에 따라서  이미 출발선상은  달라지게 됩니다.

인생을 마라톤으로 비유하면  가난한 집 아이로 퇴어나면 49.195km를 처음부터 다 뛰어야 하고   부자집 아이로 태어나면 이미 10km 정도 앞서서  출발하게 됩니다. 거기에  가난한 집 아이는 신발 살 돈이 없어서 맨발로 뛰면   부자집 아이는  아이다스나 나이키 같은 고급 운동화를 신고 뛰게 됩니다.  물론  노력하면  맨발로도  10km 앞선 부자아이를  따라 잡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부자아이가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상태야  가능합니다. 부자아이도 노력하면 절대로 가난한 집 아이는 따라 잡을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평등하지 않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두 평등하다는 착각에 빠져들면서,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노력하면 어떻게든 된다고 말하기 시작한다
어린이에게  너는 멍청이라서  안 돼 라고 하는 것보다 그쪽이 휠씬 더 잔혹하다.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중에서

이거 왠지 씁쓸해 지네요.   모두 평등하다라는 말보다는 차라리 아이들에게  세상은 불평등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말해야 더 현실에 가까운  구어체가 아닐까 합니다.

다케시는 노력하면 안되는게 없다고 말하는 어른들 때문에  꿈만 잔뜩 키운 아이들이 세상 즉 사회에 나와서 실패라는 것을 맛보면  남탓을 하기 시작한다고 지적합니다.

엄마 때문에,   사회때문에, 

그리고 스토커들도 노력하면 된다는 허황된 꿈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케시는  당장은 잔인하지만 현실 인식을 시켜서  안되는것은 안된다라고 가르쳐야  나중에  사회라는 거대한 경쟁세계에서  강건한 마음을 가질수 있다고 합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죠. 아이들에게  노력하면 된다보다는  노력해도 안되는것이 대부분이고  정말 보기 드물게 노력하면 가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현실적으로 말해줘야  나중에 아이가 커서 세상에서 헤매지 않는다고 따끔하고 딱 부러지게 충고합니다

이외에도 왕따가 생기는 이유가  학교가 너무 평등해졌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예전에는 학교 교실안에 서열이 있어서   그 반 짱이 왕따 학생을 괴롭히는것은  자신의 품위를 더럽히는 일이라서 하지도 않고 반대로 누가 왕따를 괴롭히면 그 반 짱이 대신 나서주는 풍경이 있었는데 요즘은 학교내에 서열이 크게 있지 않아서
왕따가 생기면  다 평등하게 돌팔매질을 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공감가지 않는데  다케시 특유의 폭력에 대한 미화가 녹아 있는 독특한 시선입니다.


재미있는 글을 하나 더 소개하자면 오타쿠가 생기는 이유도  올림픽 같은 거대한 경쟁에서 이기기는 힘들고 (넘버원이 되긴 힘들고)하니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남들이 안하는것 경쟁이 없는것에서  일등이 되는것 입니다(온니 원)
동네 마라톤 대회에서 1등하고 우쭐되는 것이라고 할까요. 오타쿠들은 남들이 안하는것들을 찾아서 1등을 하고서 만족해 하는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독설을 뿜습니다.

이 좋은 것을 아는 사람은 나 뿐이야!! 우헤헤헤헤

질 것이 뻔하니까  경쟁하는게 싫다. 그래도 최고는 되고 싶고, 최고가 되어서 타인을 내려다보고 싶다. 그런 물러터진 미숙한 마음이 오타쿠의 본질이 아닐까?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중에서


기타노 다케시는  강한 아버지상을 좋아하는 성품입니다. 영화에서도 얼핏보면  강한 아버지, 엄한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보이는데  이런 모습을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지만  사실 나이 들수록  강한 아버지상이 되어가는것 같네요
그의 모든 생각이 공감가고 동조하는것은 아니지만   노력하면 안되는 게 없다라는 말 보다는  노력하면 드물게 꿈을 이룰수 있다라는 말이 더 현실적인 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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