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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개그야를 보는듯한 책 MB공화국, 고맙습니다.

by 썬도그 2009.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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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hotohistory.tistory.com2009-07-12T02:01:170.3410

진보에서 유난히 변절자들이 많이 나옵니다. 진보에서 변절한 대표적인 논객 두 명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중도우파에 있다가  배신한 대표적인 논객이 둘이 있습니다. 한 명은  듣보잡 논쟁까지 일으켰던  지금은  보수 쪽으로 달아난  변희재가 있고 또 한 명은  소속이 어디있닌 불분명한  하재근입니다.  하재근 님은 공인이라고  하기 좀 힘들 것 같아  님 짜를 붙이겠습니다. 

하재근 님을  처음 본 것은  100분 토론에서였습니다.  100분 토론 최초이자 최후가 될  디워 논쟁에서 그를 봤습니다

당시 하재근님은  디워를  옹호하는 패널로 나왔습니다.  디워가 못났어도 국가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수주의, 민족주의라도 괜찮다는 입장이었는데  진중권 교수에게 당하다가 끝납니다.  하재근 님의 지난 활동을 보면  교육에 관한  단체를 이끌기도 하고  또 언젠는 문화평론가로 변신도 하며  또  언제는 블로깅을 하는 블로거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지아나 하재근  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해서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그나마 잘 알려진 논객입니다.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글과 강연을 주로 하는 분 같습니다.  하재근 님이  참여정부 후반에  변절하게 된 이유는  FTA였습니다.  FTA라는 세계화의 물결을  과감히 거부하고  참여정부 반대편에 서서  참여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재근님의 직업은  반자 유주 의자가 아닐까 합니다.  자유화, 세계화의 물결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시민이죠


하재근 님이 책을 냈다기에 도서실에 희망도서를 신청하고 읽어 봤습니다

책장을 열면  디워 논쟁을 소개하고 있네요. 아무래도 하재근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게 된 기회가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자랑이 아닐 텐데  진중권에게 밟혔다고 유명해진 이야기까지  써 놓았습니다.  사실 이 소개 부분부터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뭐 대부분의 저자 약력이 수상경력과  출신학교를 적는 게 대부분이지만  실패 아닌 실패담을 적는 것은 신선하긴 했으나  읽히지가 않더군요.


이 책  MB공화국, 고맙습니다는  역설 화법으로  제목을 지은 책입니다.
저야  하재근님의 글을 자주 읽었기에  이게 역설 화법인지  알지만  하재근이라는 이름을 듣보잡 취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 제목만 보고 뭐야?  하면서  책장을 들추다가 역설 화법임을 알고  낚였다고 생각하고 책을 다시 책장 위에 올려놓을 듯합니다.  낚시라는 것은   당장 책을 들게 할 수 있어도  책을 사게 할 수는 없습니다.

누가 제목을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책을 팔 마음이 있었다면 이런식의 책 제목, 저렴하고  어설픈 역설법이라면 안 하는 만 못하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아는 사람이  맨날  이명박 욕하더니 이런 책 읽냐?라고 핀잔을 주었고  나는  귀찮지만  책을 좀 설명해주었습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단 한가지 입니다.
시장 자유주의에 폐해를 들춰내면서 무한경쟁시대가 가져올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개발독재시대(이승만에서 노태우까지)와  자유주의 시대(김영삼에서  이명박까지)로 구분해서
자유주의 시대를  MB시대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하재근 님의 논리대로라면  노무현도  MB정권이라고 하더군요

이유는 FTA를 성사했기 때문에  싸잡아서 모두 MB정권이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여기서 MB정권은  개발독재 패러다임에서  시장자유주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답습하는 정권들을 말합니다.
저는  궁금한 게  노무현 정권이  FTA라는 상징적인  자유화를 이루긴 했지만  이전에도  자유주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었는데 왜 하재근 님은  노무현 정권의  홍위병 같은 서프라이즈나 노하우 21에서 글을 쓰면서  돈을 벌고 있었을까요?
배신하고 나니  이전 자신의 모습까지 부정하는 모습에서 이 책의  설득력은 많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하재근 님의 전적을 모르고 읽는다면 그런대로  현시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혜안을 주긴 합니다.
자유화의 문제점과  앞으로 발생할 문제들을 지적하긴 하는데   대안은 별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이 책의 큰 흠입니다.
뭐 스웨덴처럼  살자고 하는 것 같기도 한데  그 나라와  한국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정보 제공을 할 수는 있어도   설득하기는 힘듭니다. 
거기에 이 책의 가장 단점은  개그야 같은  조롱입니다.   각 장마다 두 사람이 대화를 하는데 화자가 누군지 모릅니다. 그냥  펜촉 음영으로 두 사람이 등장함을 알려주고  있는데  이 글이  각 채터들의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요약해주는  글이어야 하는데   아무런 재미가 없고  그냥 비웃음만 납니다.  웃겨야   어이쿠 하면서 무릎을 칠 텐데  웃기지도 그렇다고  메시지 전달도 잘 되지 않는 모습에서  차라리 이 부분을 싹 다 도려내는 게 낫지 않나 생각됩니다.


또한 책 제목도 그렇지만  각 채터 마지막을 고맙습니다라고 끝내는데  비꼬는 것인 것은 알겠지만 비꼼이  해학과 유머가 없이  비꼬니  읽는 사람의 감정만 상하게 합니다.  그리고 비겁해 보기 기도 하고요.  차라리 이런 역설법으로  제목과 끝맺음을 하지 말고  정공법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블로그와  책은 엄연히 다릅니다. 책은 돈을 주고 사서 보는 글이고  블로그는 돈을 주고 보는 글이 아닙니다.
블로그 글은 미흡해도  공짜라서 피해의식이 없지만 책을 산 독자들은 책이 이상하면 본전 생각이 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분명  시기적절한  MB노믹스의 비판을 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메시지가 동일하다 보니 책이 잘 읽히지 않습니다. 고백하자면  책 3분의 2 읽다가 책을 덮었습니다.   돌림노래를 듣는 것 같고 술 취한 취객이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또하고 하는 것 같아 더 이상 진도가 안 나가더군요.

MB공화국이 만들어가는 자유화 시대의 악몽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하나
MB가 싫어서  여러 블로그의 글들을  읽어본 분들이나  시장자유주의의  폐해를 잘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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