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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포토샵질한 사진이 사진대상이라는 한국사진작가협회

by 썬도그 2009.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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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를 다닐때  사진동아리 후배를 데리고  대학로로 출사를 간적이 있었습니다.
대학로 출사의 목적은  인물사진 테스트도 있었지만  좋은 사진을 구경시켜주기 위함도 있었습니다.  그 좋은 사진이란
대한민국 사진대전을 보여주기 위해서엿죠

저는  다른 동기들이 후배들에게  사진의 테크닉을 가르쳐주는데 혈안인 모습을 벗어나서 사진찍는법이 아닌 사진을 보는 법을  알려주고자  일부러 유명 사진전을  찾아다니면서  봤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네요.  93년  동방생명빌딩에서한   매그넘 사진전이요
사실 그 당시만해도 매그넘이 정확하게 어떤 단체인지 잘 모르고 그냥 보도사진이라고 해서 봤습니다.  유명한 그 사진들 솔직히 후배들에게 소개하면서도 그 깊이를 알지 못하고  겉핥기 식으로만 봤습니다.   그래도 그런 사진들을 봄으로써 사진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킬수 있다는 생각에 주로 사진전을 많이 보러 다녔습니다.  해마다 5월쯤 되면   한국사진작가협회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 사진대전이 열립니다.

대한민국 사진대전이 좋은점은  무료관람이라는것도 있지만   작품수준이  난해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사진이 아닌 우리 아마츄어 사진작가들이 추구하는  구상 사진의 표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좀 폄하해서  설명하자면 달력사진 즉 풍경, 인물사진들의   표준과도 같은 사진들을 전시하는 곳입니다.    국내의  사진작가들의   사진들을 겨루는 자리인데 정말 좋은 사진들 많이 나옵니다.
사진동아리 학생들의 지향점이기도 하죠.

93년에 본 그 대한민국 사진대전의 그 웅장함과 사진의 수준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디지털시대가 오고  예전처럼 암실에서 현상,인화액에 취해서 얼굴이 노랗게 떠도  좋다고 암실작업을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디지털시대가 된후 암실은  사라지고   디지털 암실이라는  후보정의 포토샵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인사동에서 우연히 본  한 대학교 사진동아리 전시회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나 :아직도 흑백필름으로 전시회하냐?
동아리 학생 : 네 아직까지는  아나로그 방식을 고집합니다.
나 : 시대가 변햇는데 바꿔야 하지 않냐?
동아리 학생 : 연세대 사진동아리가 올해부터 디지털방식으로 촬영한 사진을  전시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우린
                    아나로그 방식으로 합니다.

그 학생의 눈빛에는 열정이 느껴지더군요. 그렇다고 아나로그방식 즉 예전 필름방식이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한 디지털방식을 폄하할것도 아닙니다.  디지털 방식이 편하긴 하지만  후보정같은 것도 하나의 디지털 암실작업이기에  뭐가 옳다 그르다 할 문제는 아닙니다.   사진가가  자기가  편한 방식대로 추구하는 작업방식으로 하면 됩니다.


작년에 제가 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전을 보면서 쓴소리를 한적이 있습니다.
전시회를 시작하고  커팅식을 막 마쳤는지 회원들끼리   다과회를 한쪽에서 하더군요.   친목단체라서 그런지 왁자지껄 관람객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작품들을 보면서   요즘 아마츄어 사진수준이 높아진건지 아님  사진작가협회 분들의 사진 수준이 낮아진건지   모를정도로   동아리 전시회와 뭐 크게 다른게 없는 사진들이었습니다.  거기에 놀라운것은 포토샵질을 한 사진들이 제 눈에 보이더군요.   갈매기가 바다위를 유유히 날고 있는  사진인데 그 사진의  키포인트는 그 5마리의 갈매기였습니다.

와 갈매기가 저렇게  멋지게 날아가기도 힘든데 잘 찍으셨다!! 라고 감탄했죠.  그런데  갈매기 5마리 모두 날개짓이 똑같더군요.
저도 갈매기 찍어봤지만 똑같이 날개짓하기 정말 힘듭니다. 아니 그런 순간을 잡기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얼굴을  사진 가까이 들이 댔습니다.  그리고 놀랐습니다. 포토샵을 이용한   갈매기  copy & paste   ㅠ.ㅠ  순간 화가 나더군요.  명색이  사진작가라는 분들이   왜 이런  치졸한 짓을 할까?   양심을 팔아먹은  사진작가에게 화가 나더군요

풍경사진같은 구상사진은  연출을 어느정도 할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멋진 창문이 하나 있는데 그  창가에  베고니아 화분이 하나 있었으면  하는데 화분이 없습니다.  그래서  화분을  집주인에게 부탁해서  창가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은후에 화분을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는것 정도는  그런대로 너그럽게 우리는 봐줍니다. 뭐 저는 좀 까칠해서  접사사진찍을때   분무기로 물을 뿌려서 영롱하한 아침분위기를  만드는 모습도 싫어하지만  이 정도까지는 인정하는 모습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주산지 같은 유명 관광지에 가서  사진 구도에 방해가 된다면서 나무가지 꺽고  들어가지 말라는곳에  들어가서 사진찍는 몰상식한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이분들이 오히려  사진작가협회의 모습보다 좋아 보이네요.. 


올해  대한민국 사진대전 대상을 받은 정담(精談)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사진 표정이 살아 있어 괜찮은 사진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사진 포토샵한 사진이라면  여러분은 기분이 어떠실까요?   수염에 떨어지는 빛으로 보아  역사광인 램브란트빛으로 사진을 담았는데  할아버지 얼굴의 표정이 죽는다고  뒷배경을 검게 칠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웃긴것은  포토샵 처리를  일부만 하고 일부는 안했습니다.  저 빨간원속을 보면  가을 들녘인듯한 노란 풀들이 보이네요.

이런것도 걸러내지 못하는 대한민국 사진작가협회의 무능을 심하게 질타하고 싶습니다. 
뉴스를 보니 사진작가협회에서는  포토샵처리를 한 사진과  순수사진을 구분해서 시상하던것을   올해부터는  그 구분을 하지 않고 시상을 한다고 하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포토샵을 인정하겠다는것이데  마치 미스코리아대회가  성형을 인정하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의 외면을 받은 모습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미스코리아의 미(美)는  선천적인 미였을때 박수를 받고 부러워 하는거지 후가공인  성형을 해서 미인이 된다면  그게  성형외과 대회이지 미스코리아대회라고 하기 힘들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포토샵을 인정해버리면  사진 포토샵대전이라고 명패도 바꿔달아야 할것입니다.  이런식으로 변하면 누가 미쳤다고 몇날 몇일을 좋은 풍광을 담겠다고  노력할까요? 그냥 대충 찍고 집에와서 포토샵으로 다 조작하고 말죠.

물론 포토샵을 전면 부정하는것은 아닙니다.  색조정이나  이런것은 가능하겠지만 없는것을  붙여놓고 있는것을  지워버리는 것은  대한민국 사진대전이 갈 방향은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사진의 본질마져  흐트러져 버립니다.   사진은 현실을 박제하는것이지
그림이나 일러스트처럼 그리는게 아닙니다. 차라리  저  대상인 정담은   일러스트 대전에 나가야 하는게 맞겠죠


저런 작품을 버젖히 사진대전에 출품한  작가의 비양심도 문제고 저런것도 걸러내지 못하고 대상을 주는 대한민국 사진작가협회도 무능하고  차라리 올해로  사진전을 멈추던지   대대적인 개혁을 했으면 합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대한민국사진협회 내홍이 심하다던데  다 안에서 새니까 바깥으로도  그 새는 모습이 보이는것 같네요.


90년 그 대한민국 사진대전의 감흥은 이제 보기 힘들겠네요. 반성하고 반성하시길 바랍니다. 뭐가 사진인지  그림인지 그 구분점부터  사진협회 스스로 내려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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