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은 전통의 거리가 아닙니다. 전통 공예품을 팔던 곳이 여전히 다른 곳보다 많지만 많이 사라졌습니다. 최근에 가보니 문방사우 팔던 곳은 과일가게와 액세서리 파는 곳으로 변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전통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대신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있는데 갤러리들입니다.
인사동은 전국에서 단위 공간당 갤러리가 가장 많은 곳이 아닐까 할 정도로 수많은 갤러리가 있습니다.
갤러리와 미술관의 차이는 갤러리는 작품 판매 목적이라서 대부분 무료입니다. 미술관은 작품 판매 목적이 아니라서 유료 전시회가 꽤 있습니다.
인사 1010에서 본 오즈의 과학자
인사1010 갤러리는 경인미술관 맞은편에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2개의 전시회가 진행되었는데 이중 '오즈의 과학자'를 소개합니다. 전시회는 아주 긴 1달 내내 하는데 8월 18일까지 진행합니다.
'오즈의 과학자' 응? 오즈의 마법사의 패러디 같네요. 작가는 김한기입니다. 그런데 이 김한기 작가님 이력이 독특합니다.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님입니다. 교수님이 작품 활동까지 합니다. 문무를 다 갖춘 분이네요. 그래서 작품이 허술하고 허투루냐 아닙니다. 공학대 교수님인지는 이 글을 쓰면서 검색하면서 알았습니다. 그냥 예술인인데 공학에 관심이 많은 분인줄 알았습니다.
서문을 보면 사기꾼 오즈의 마법사에 속아 목숨을 건 모험을 펼친 도로시와 친구들이 비겁한 해결책에 만족하는 결말이 작가는 무척 불편했다고 하네요.
위대한 마법사가 아닌 평범한 인간이었던 오즈의 무책임함을 과학이 해결해 보자
그런데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 다 기억하세요? 전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급하게 다시 찾아봤는데 작가님의 불만보다는 전 해결책이 만족스럽고 그게 또 이야기의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캔자스에 살던 도로시는 토네이도에 실려서 오즈라는 세계에 도착합니다. 오즈에는 4명의 마법사가 있고 가장 위대한 마법사는 에메랄드 성에 살고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도로시는 강아지 토토와 함께 북쪽 마녀의 조언 대로 에메랄드 성에 사는 마법사 오즈를 찾아가서 집으로 보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이 길에서 사자, 나무꾼, 허수아비 만나서 함께 모험을 떠납니다.
마법사 오즈는 서쪽 마녀를 없애 달라고 부탁을 하고 4명은 힘을 합쳐서 서쪽 마녀를 물리칩니다. 이에 오즈의 마법사는 주저 거리다가 토토에게 신분이 들통납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마법사가 아닌 서커스를 하던 평범한 인간이었습니다. 사기당한 도로시와 친구들. 그러나 이 사람이 언변이 좋아서 4명 모두에게 원했던 것을 찾아주면서 끝이 납니다.
이 결말이 작가님은 불만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런 결말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와 소설에 있었고 오히려 우리의 부족함은 우리 안에 이미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있어서 좋은 결말로 봅니다만 작가님은 T 성향이라서 그런지 불만이었다고 하네요. 마법사가 아닌 과학자라면 결핍을 말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진짜 그 결핍을 채워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도로시는 집으로 비행기 태워서 보내주고 양철 나무꾼에게는 톱밥 심장이 아닌 진짜 심장을, 허수아비에게는 머리 밀집 대신 진짜 똑똑한 뇌나 최소 AI칩이라고 박아주고 사자에게는 용기를 낼 수 있고 조바심을 줄이는 정신 관련 약을 처방해 줬을 겁니다.
과학은 말이 아닌 결과물로 우리의 부족함과 결핍을 채워주는 도구이고 그 과학의 결과물로 우리는 이전 인류보다 뛰어난 편의성 가득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물론 과학의 문제점도 있죠. 지금 폭염도 다 기후위기에서 시작된 것이고 여러 과학 발전의 부작용도 참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해결도 과학 아니면 할 수 없습니다.
종교가 소설이 영화가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과학만이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습니다.
과학의 친숙함을 강조한 <오즈의 과학자>
입장료 없습니다. 아이들 손잡고 보기 딱 좋은 전시회로 과학의 친숙함을 강조한 전시회입니다. '오즈의 과학자' 작품은 여러 전자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
애플 에어팟을 이용해서 만든 작품과 아이폰이 들어간 작품이 참 많습니다. 큐비트에 공학 수식 등등이 보입니다.
원색 계열의 작품이 많고 작품 자체가 밝고 가볍습니다.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고요.
이 전시 공간도 꽤 좋아서 아이들 손잡고 보기 딱 좋은 전시회네요. 물론 무료입니다.
공학 또는 수학 관련된 기호와 숫자들이 보이네요. 서쪽 마녀도 있습니다.
아이폰 몸통의 로봇도 보이고요.
첫번 째 펭귄이 뛰어내리면 뒤따서 뛰어내리는데 이 첫 시도자를 첫 번째 펭귄이라고 하죠. 이 테크 쪽은 이 퍼스트 펭귄을 꽤 우대해 줍니다. 무모함이 때로는 유모함으로 돌아오니까요.
하단에는 이렇게 작품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또한 QR 코드를 찍으면 작품 설명이 담겨 있는 블로그로 이동합니다.
작품들이 알록달록해서 팝아트 느낌도 많이 들고 약간 키치적인 느낌도 듭니다.
AI에 대한 작품도 있네요.
"사람들도 생각 없이 많은 말을 하지 않나요?" 이 말은 허수하비가 한 유명한 말이죠.
전시는 지하로 이어졌습니다. 이 갤러리 인사1010은 지상 3층, 1층, 지하에 갤러리가 있고 2층은 티앤 아이 1010 카페입니다. 2층 카페는 한적하니 갈 곳 없으면 2층 카페가 좋습니다. 지하에 가니 '오즈의 마법사' 영문 서적이 있네요.
갤럭시 익스프레스, 은하철도 999가 0과 1이 흐르는 우주를 건너고 있습니다. 기관차는 아이폰이네요.
지하는 오즈의 마법사 아니 오즈와 상관없는 그림도 많습니다. 원자를 형상화 한 이미지도 있고
전자가 터널링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반도체의 한 이론이죠.
지하 공간은 계단이나 승강기를 타고 내려갈 수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면 어떤 소원을 빌 것이냐는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습니다.
소원 적기 코너도 있고요.
과학과 예술은 비슷한 점이 참 많습니다. 둘 다 세상을 이롭게 하죠. 또한 요즘 예술 중에 과학 기술을 이용한 예술 작업도 많습니다.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보여주는 '오즈의 과학자'는
전시기간 : 2024. 7. 17(수) ~ 8. 18(일)
전시 시간 : AM 11:00 ~ PM 19:00
전시장소 : 인사1010 갤러리 1관 , B관
관람료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