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봤습니다. 딱 봐도 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들더라고요. 변요한과 신혜선 모두 대작 영화 보다는 중소 규모의 영화에 많이 출연합니다. 두 배우가 출연한 영화 중에서 빅 히트를 한 영화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감독이 입봉작입니다. 전에는 다양한 영화의 각색과 스크립터로 활동한 필모가 있는데 이것 가지고 1만 5천원을 내고 영화를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안 봤습니다. 요즘은 영화 1편 1편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 1만 5천원 돈 다 내고 보기에는 좀 아깝지만 조조인 1만 원 정도로 봤으면 만족했을만한 영화였습니다. 생각보다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하는 힘이 있네요. 물론 엄청난 영화는 아니고 몰입감이 엄청난 영화는 아닙니다. 그러나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시간 순삭하는 힘은 좋네요.
상당히 독특한 스토리의 영화 <그녀가 죽었다>
한소라(신혜선 분)은 기부 천사입니다.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고 길냥이를 구해서 SNS에 올려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SNS 힘을 알고 그걸 이용해서 큰 돈을 벌고 있습니다. 이 인플루언서가 참 궁금한 사람이 있었으니 부동산 카페에서는 '개미 아빠'로 활동하는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구정태(변요한 분)입니다.
구정태는 스토커이자 범법 행위를 아주 자연스럽게 합니다. 고객들이 집 구경하라고 건내 준 빌라나 아파트 복제 키를 보관하고 있다가 집 주인이 출근하거나 나가면 몰래 그 집에 들어가서 자신이 꽂힌 물건을 놓고 즉석 카메라로 촬영한 후 그걸 자신만의 보관소에 저장을 합니다. 아주 구역질나는 무단 주거 친입과 스토킹까지 하는 범죄자입니다.
보통 이렇게 주인공이 더러운 짓을 하게 되면 몰입하기 쉽지 않죠. 누가 범죄 행위를 나레이션으로 정당화 하는 인물을 좋아하고 따르겠어요. 그래서 영화 초반은 좀 보기 역겹고 견디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견디면 놀라운 장면이 나옵니다.
구정태는 참 구질구질합니다. 남이 뭐하는 지 참 궁금해 하는 관음증 환자 수준입니다. 그날도 편의점에서 핫바를 먹는 여자가 인스타그램에 비건 샐러드를 먹는 걸 올리는 걸 보면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뭐하는 여자일까? 알아보니 유명한 인플루언서 한소라였고 그렇게 졸졸 따라 다닙니다. 전형적인 스토커이죠. 그런데 본인은 자신이 스토커이인지 인지를 못합니다. 게다가 이 한소라의 집까지 들어가려고 합니다. 무단 가택 침입까지.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복이 굴러들어옵니다. 한소라가 자신에게 찾아오더니 키를 줍니다. 전세 집을 내놓고 싶다면서 키를 줍니다. 집 주인이 직접 세입자 찾으라고 했다나요. 왠 떡입니까. 그렇게 당당하게(?) 키를 따고 한소라 집에 들어갔더니 한소라가 죽어 있습니다. 119에 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자신이 지금 한 행동은 가택 침입입니다. 이에 신고도 못하고 그냥 나옵니다.
저녁에 집을 구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소라 집에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신고를 할 예정이었는데 놀랍게도 한소라도 없고 범행 현장은 깔끔하게 치워져 있습니다. 내가 뭘 본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한소라를 욕하던 또 다른 BJ가 한소라 실종 신고를 하게 되었고 형사 오영주(이엘 분)이 구정태를 찾아옵니다.
살인 현장 목격자이지만 그 목격이 위법행위를 통한 목격이라서 신고도 못하는 구정태. 이 구정태는 그렇게 입닫고 살면 되겠다 싶은데 그게 아닙니다. 빨간 봉투의 편지가 도착하는데 열어보니 자신이 한소라 집에 들어가는 장면 한소라의 살해당한 사진이 들어있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봤다는 것이죠. 여기에 어머니의 유골함에도 빨간 편지를 넣는 등 자신을 협박하는 사람이 있자 스스로 이 위기를 탈출하기위해서 실종 신고를 하고 평소에 한소라를 비난하던 BJ를 찾아갑니다.
사이버렉카 유튜버와 SNS의 폐해를 잘 담고 있는 <그녀가 죽었다>
요즘 너무 재미없은 영화들이 많다 보니 조금만 창의적이고 재미가 있으면 후한 평을 하게 되네요. 이 영화 <그녀는 죽었다>는 기대치가 낮은 것도 있지만 후반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꽤 뒤집기가 좋네요. 여기에 시의성이 이 영화의 가치를 좀 더 높여줍니다.
전 '쯔양'을 잘 모릅니다. 한 번도 정말 단 한 번도 영상을 본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생긴지도 모릅니다. 그건 압니다. 1천만 구독자를 끌어 모으는 유튜버라는 건 압니다. 그러나 먹방 채널을 안 보이게 즐겨 듣던 라디오에서 '쯔양'이 나오기에 채널을 돌렸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이버렉카들을 통해서 터져 나온 이야기는 충격이었고 처음으로 쯔양의 얼굴을 봤습니다. 이야기 너무 잔혹스럽고 쯔양이라는 인간미가 꽤 보여서 지금은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정말 인터넷 특히 유튜브에서 일어나는 일등른 잔혹성과 비열함이 소설, 드라마, 영화 이상입니다.
작가들이 반성해야 할 정도로 현실이 가상의 이야기 세계를 이겨 먹고 있습니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일어나는 수 많은 이야기를 참조해서 만든 영화로 보입니다. 대표적인 소재가 작년에 ... 특정 유튜버 거론하는 자체가 영화의 이야기를 예측할 수 있기에 하지 말아야겠네요. 아무튼 유튜브에서 일어나는 더러운 짓거리들을 참조하고 가공해서 만들었네요.
이야기 구조도 범죄인이 주인공이라는 점도 독특합니다. 여기에 선한 형사가 등장하는데 이 형사가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또한 결말에서도 멋진 한방을 날리네요. 변요한은 2015년 출연한 독립영화 <소셜포비아>와 비슷한 소재의 영화를 또 만들었네요. 변요한과 신혜선 연기가 아주 좋네요.
특히 신혜선은 현재와 한국의 영화 미래를 이끌 아주 연기 잘하는 여배우로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듯 하네요. 여배우 기근에서 잘 자라고 있는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입니다. 다만 영화 선택을 잘 못하는 느낌이었는데 이 영화로 어느 정도 좀 벗어날 듯 하네요.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더 많이 알고 볼수록 재미없는 영화이니 그냥 아무 생각없어 보시면 가장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대작 영화는 절대 아니고 손익 분기점인 150만을 넘기지 못하고 120만 관객 동원에 멈췄는데 관객 동원 수보다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소 과격한 설정이 있긴 하지만 초반만 잘 견디면 후반까지 쭉 달릴 수 있는 영화 <그녀는 죽었다>입니다. 다만 영화적인 깊이는 많이 아쉽네요. 좀 더 깊이 파서 인플루언서 이면의 모습을 좀 더 강하게 담을 수 있었을텐데 너무 자극만 담은 건 아쉽습니다.
별점 : ★ ★ ★
40자 평 : SNS 인플루언서 진상을 소재로 한 스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