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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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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러 가는 재미를 일깨워준 비카인드 리와인드

썬도그 2009.01.23 12:31

80,90년대 초 개봉관에서 영화보는 풍경은 이렇습니다.
개봉관이 종로에 몰려 있기 때문에  첫날은 영화 예매를 하러 종로에 나가야 합니다.  지금이야 전화,인터넷예매가 보편화 되었지만
15년전에는 이런 모습이 없었어요.  그래서 직접 영화를 예매하러 갔습니다. 반나절을 영화 볼려고 미리투자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러 집을 나서서 전철을 타고 대략 1시간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극장에 도착합니다.  종로에서  영화를 보고   헤어짐이 아쉬워서  술이나 저녁을 근사하게 먹었죠.   영화 한편을 보기전과 보고난후의 과정을 모두 담는다면  한편의 영화를 보기 위해  8시간정도이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8시간이 얼마나 즐거웠는데요.  간혹 재미없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 입이 쭉~~ 나오긴 하지만  대부분 재미있는 영화를 봤고  재미없어도 뒷풀이로 풀수 있었습니다.

영화 한편보기가  하나의 거대한 예식과 같다고 할까요? 좀 거창했죠.  그러나 지금은  슬리퍼는 아니지만  집근처 복합상영관에서  대충 걸쳐입고  다리좀 떨면서 영화보고  맘이 맞으면 술을 먹는거고 그것도 귀찮으면 집으로 그냥 옵니다.
예전 3류동시개봉관 보는 수준으로  개봉영화를 보게 되었네요

영화 비카인드 리와인드는 그런  영화에 대한 추억과  예찬을 그립니다.  영화 한편을 통해  웃고 울던 지난 모습들이 영화 를 보면서 스물스물 피어 오르더군요.   이 영화는 박장대소하거나  큰 웃음을 주지는 않습니다. 예고편에 나온 장면이 전부라고 봐도 됩니다.

기대를  한 만큼 큰 웃음을 주지 않더군요.  잭블랙의 연기야 항상 재미있고 좋죠.  기발한 상상력은 영화를 보기전에 미리 흥분하고  꺼져버려서  영화내의 상상력에 대한  기대치도 없더군요.   줄거리를 살짝 설명하자면   제리(잭 블랙)와 마이크(모스 데프)은 친구인데  신세한탄을 하면서 삽니다. 거렁뱅이 비슷한 모습인데요. 미래도 없고 삶의 낙도 없고 뉴저지의 그렇고 그런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어느날 제리가 변압기 공격을 받고  자석인간이 되어서  VHS비디오테이프를 다 말아 드십니다.  비디오대여점 점원인 마이크는
자신의 가게의  VHS비디오 테이프가 다 지워진것을 낙담하다가   직접 비디오를 찍기로 합니다.

세탁소의 여자까지 합세하여 이 3명은 하루에 한두편씩  페러디영화를 만듭니다.  예전에  서경석,이윤석이 일밤에서 최저예산영화를 만드는 코너가 있엇는데 그 모습이 생각나네요. 90년대 중반으로 기억되는데 군대에서 낄낄거리면서 본 기억이 나네요.
런닝타임 20분짜리인 자체제작 비디오는 20달러라는 높은 대여료로 대여합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만든 이 비디오는  예상밖으로 날개돋힌듯 대여가 됩니다.  비디오가게는 철거될 위기에 처했구 점원과  주인은 매일같이 영화를 만들어서  가게가 철거되지 않을 돈을 벌지만  쉽지가 않죠.

그리고 철거가 결정된후  주민들은 직접 영화를 만듭니다.  아주 조악한 영화죠. 주연 엑스트라 소품등 다 현지조달입니다.
그리고  제작에 참여한 주민들과 같이 영화를 봅니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도 세드엔딩도 아니지만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참 많은 느낌을 주더군요.
시네마천국에서  알프레도가  마을 주민들을 위해  건물벽을 스크린삼아 영화 상영을 할때의 그 감동을 느끼게 해줍니다.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사진을 직접 찍고 현상하고 인화하고  흐르는 물에 수세를 잘한다음 액자에 끼고    전시장에 직접 못질을 하면서
사진전을 준비하고  관람객들이 보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볼때의  기분이라고 할까요?  내 머리속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은
앙리 카르띠에 브레송의 사진도,  로버트 카파의 사진도, 로베르 드와노의 사진도 아닙니다.   막차타고 들어간 대부도에서  멍하니
염전의 사진을 찍으면서  여기서 어떻게 다시 나가나? 하면서 첨으로 히치하이킹을 했던  그 시절의 염전사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감독이 말할려는 내용이 들리더군요.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우리가 예전에 느꼈던 영화를 보는 재미가 아닌 영화관을 가는 재미,  보고싶은 비디오를 찾아서  다른 동네에 까지 원정가서 비디오 한편을 빌려오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던 모습을 기억나게 합니다.

요즘 저도 디지털 조급증인지 인터넷 VOD서비스로 영화 한편을 올곧이 다 못보겠더군요.
보다가 중간에 재미 없으면  창을 닫아버리거나 스킵으로 재미있는 부분만 골라보는 모습 요즘은 그 마저도 안돼  다 보지도 않고 반만보고 나주에 볼려고 미뤄둔것도 있는데  결국 나중에 보지 않게 되던데요.

영화를 보는 과정의 재미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됩니다.  디지털이라고 다 좋은게 아니네요.  간편해진만큼 거기에 들어간 정성이 없는 만큼 감동의 여운도  극장문을 열자마자 다 날아가는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컴퓨터 모니터 끄자마자 다 날아갈지도요.



아나로그의 정서가 가득한 영화입니다. 꼭 추천은 안하지만  왜 요즘 보는 영화들은 다 재미가 없는걸까? 에 대한 물음이 있으신분은 어느정도 해답을 제시해주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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