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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음악창고

윤종신의 롤모델인 한국 발라드의 스승인 유재하

by 썬도그 2008.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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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글을 작년에 쓴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다시 써 볼까 합니다.

그 이유는 어제  라디오스타에서 윤종신의 라이벌을 말하는데  라이벌이라기 보다는 닮고싶어 뛰어넘고 싶은 가수인데
결코 뛰어넘지 못하는 거다란 산인 뮤지션이 있다고 하더군요.
바로 유재하입니다.

유재하라는 이름이 나왔을때 역시 윤종신의 목적지가 저기구나 하면서 감탄을 하게되었죠.
윤종신의 노래는 댄스가요는 별로 없습니다 팥빙수라는  어찌보면 윤종신스럽지 않은 기형적인  노래가 대중적인 인기를 받았지만  윤종신의 노래는  너의 결혼식이나. 오래전 그날에 흐르는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가사와 멜로디에 그 정체성이 있죠

하지만 지금은 연예오락프로그램에서 활동하다보니  이런 명곡들이 희화화 되어  놀림감이 되더군요. 그렇게 놀리는 김건모, 이효리를 옆에 있다면  싸닥을 바로 날려주고 싶습니다. 

각설하고

윤종신이 말한 유재하는  그가 떠난지 20년이 지났지만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것입니다.
혹 유재하를 모르는 10대나 20대분이 있다면 당장 냉큼  유재하를 검색해서 그의 노래를 다 들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노래 많지 않습니다. 1집만 내고 동창회가다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으니까요.

그 교통사고 소식을 전해주던 이문세씨는 울먹거리더군요. 
라디오 듣다가 너무 놀래서 정말이야~~ 왜 왜 왜 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더군요.
천재는 요절해야 운명의 신이 직성이 풀리나 봅니다.


오늘은  유재하의 노래를 멜로디가 아닌 가사로써 다시 볼까 합니다. 윤종신은 작곡은 못했지만   공일오비의 H에게를 공동작사할정도로 작사능력을 먼저 선보였죠.  요즘 댄스가수들도 작사정도는 하더군요.  사실 작곡이 좀 힘들지 작사야  그렇게 어렵지 않잖아요.  뭐 막상해보면 쉽지는 않겠지만  요즘 댄스가수들이 부르는 작사정도야 저도 할수 있겠더군요.   직설화법으로 쓰는 작사
아주 쉽죠.  널 가지고 싶어 뺕겼어. 다시 돌아와.  널 사랑해 내가 잘못했어 으엉엉~~~ 뭐 그런내용이 전부니, 거기에 길게 쓸려면 자신의 일기장에서 몇개 뽑으면 되구요.


하지만 80년대 발라드노래들이 아직도 제가 즐겨 듣는 이유는  그 멜로디의 세련됨이 아닙니다. 멜로디도 사실 지금 발라드보다는 세련된 명곡들도 많죠. 하지만  그 80년대 정서의 작사는  지금 가요들이 따라가지 못합니다.    누난 내여자니까~~ 이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당시는 직설화법보다는 은유법이 대세였죠. 그럴수 밖에 없는게  서슬퍼런 전두환정권이 사사건건 심의를 했으니까요. 멜로리를 심의할수 없지만 따라부르는 가사는  토씨 하나까지 받던 시절입니다.   운동권학생들이 많이 부른다고 아침이슬을
금지곡 시킨 나라가 어딨어요

유재하의 노래은 세련된 멜로디는 오늘 접어두더라도  작사또한  주옥같습니다.
그럼 제가 유재하 노래를 가장 먼저 알게된  지난날부터 옮겨볼께요


지난날

지난 옛일 모두 기쁨이라고 하면서도 아픈 기억 찾아 헤매이는 건 왜일까
가슴깊이 남은 건 때늦은 후회 덧없는 듯 쓴 웃음으로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네

예전처럼 돌이킬 순 없다고 하면서도  문득문득 흐믓함에 젖는 건 왜일까
그대로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세상사람 얘기하듯이 옛 추억이란 아름다운 것

 

다시 못 올 지난 날을 난 꾸밈없이 영원히 간직하리 그리움을 가득 안은 채 가버린 지난 날
 잊지 못 할 그 추억 속에 난 우리들의 미래를 비춰보리 하루하루 더욱 새로웁게 

그대와 나의 지난 날

 

언제 어디 누가 이유라는 탓 하면 뭘해 잘했었건 못 했었건 간에 

그대로 그 나름대로 이유가있어 세상사람 이야기 하듯이 옛 추억이란 아름다운 것

 

생각없이 헛되이 지낸다고 하지 말아요 그렇다고 변하는 것은 아닐테니까

[출처] 지난 날 / 유재하|작성자 후레쉬

80년대 가요는 천편일률적으로 사랑타령이었습니다.  사랑을 모르던 나에게는 그냥 그랬죠. 하지만 사랑에 빠지니 모든 가요가
사랑에 대한 노래를 하는것을 알게 되더군요.  그래서 제가 신해철을 좋아하나 봅니다. 사랑타령이 아닌 인생에 대해 노래하는
가수니까요.  이 유재하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사랑노래도 있지만  사랑이외의 가사를 가진 노래도 많습니다.

이 지난날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보십시요. 추억에 관한 과거에 관한 후회에 회상 그리고 포근하게 과거를 되돌아 보는 아름다운 가사를 가진 곡이죠.  이 노래 들으면서  초등학교때 생각을 당시 고등학생인 내가 했으니 노래가사가 저에게 분명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너무 잘 알려졌기에 넘어가구요. 제가 대학을 떨어지고 집에서  카세트데크에 유재하 테잎집어놓고
가리워진 길만 들었던 추억도 생각나네요


가리워진 길

보일 듯 말 듯 가물거리는
안개 속에 쌓인 길

잡힐 듯 말 듯 멀어져 가는
무지개와 같은 길

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
둘러 보아도 찾을 수 없네

 

그대여 힘이 되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

 

이리로 가나 저리로 갈까
아득하기만한데

이끌려 가 듯 떠나는 이는
제 갈 길을 찾았나

손을 흔들며 떠나 보낸 뒤
외로움만이 나를 감쌀 때

 

그대여 힘이 되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

지금 들어도 그 당시 겨울외투 입은채로 쓰려저서 이 노래듣던 그 시절이 기억나네요



내 마음속에 비친 내모습

붙들 수 없는 꿈의 조각들은 하나 둘 사라져가고
쳇바퀴 돌 듯 끝이 없는 방황에 오늘도 매달려 가네

거짓인줄 알면서도 겉으론 감추며
한숨섞인 말 한마디에 나만의 진실 담겨 있는 듯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보면 그만인 것을
못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엇갈림 속에 긴 잠에서 깨면 주위엔 아무도 없고
묻진 않아도 나는 알고 있는 곳
그곳에 가려고 하네

근심쌓인 순간들을 힘겹게 보내며
지워버린 그 기억들을 생각해내곤 또 잊어버리고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보면 그만인 것을
못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세상엔 여러가지 모습의 내가 있다고 하죠. 내가 아는 나와  남이 아는 나, 그리고  절대적인 나,
내가 아는 나와 남이 아는 내가 크게 다르면 사람은 괴로워합니다. 뭐 그걸 의도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지만요.
이 노래는 당시 유재하의 심정을 그려낸듯 합니다.  음악을 하면서 자신안의 고뇌가 묻어나오네요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사가 있는

그대 내품에 입니다


그대 내품에

별 헤는 밤이면 들려오는 그대의 음성
하얗게 부서지는 꽃가루 되어
그대 꽃 위에 앉고 싶어라

밤 하늘 보면서 느껴보는 그대의 숨결
두둥실 떠 가는 쪽배를 타고
그대 호수에 머물고 싶어라

만일 그대 내 곁을 떠난다면
끝까지 따르리 저 끝까지 따르리
내사랑 그대 내 품에 안겨 눈을 감아요
그대 내품에 안겨 사랑의 꿈 나눠요

술잔에 비치는 어여쁜 그대의 미소
사르르 달콤한 와인이 되어
그대 입술에 닿고 싶어라

내 취한 두 눈엔 너무 많은 그대의 모습
살며시 피어나는 아지랑이 되어
그대 곁에서 맴돌고 싶어라

만일 그대 내 곁을 떠난다면
끝까지 따르리 저 끝까지 따르리
내 사랑 그대 내 품에 안겨 눈을 감아요
그대 내 품에 안겨 사랑의 꿈 나눠요

어둠이 찾아들어 마음 가득 기댈 곳이 필요할 때
그대 내 품에 안겨 눈을 감아요
그대 내 품에 안겨 사랑의 꿈 나눠요

이 노래가중에 술잔에 비치는 어여쁜 그대의 미소 부분에서는 쓰러졌죠.  어떻게 이런 가사가 나올까
와인잔 앞에 두고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사랑의 밀어를 나누는 그림이 바로 그려지더군요.



우울한 편지


일부러 그랬는지 잊어버렸는지 가방 안 깊숙히 넣어두었다가
헤어지려고 할 때 그제서야 내게 주려고 쓴 편지를 꺼냈네

 

집으로 돌아와서 천천히 펴보니 예쁜 종이 위에 써내려간 글씨
한줄 한줄 또 한줄 새기면서 나의 거짓 없는 마음을 띄웠네

 

나를 바라볼 때 눈물 짓나요 마주친 두 눈이 눈물겹나요
그럼 아무 말도 필요없이 서로를 믿어요

 

어리숙하다 해도 나약하다 해도 강인하다 해도 지혜롭다 해도
그대는 아는가요 아는가요

 

내겐 아무 관계 없다는 것을 우울한 편지는 이젠


이 노래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 쓰여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노래중 하나가 되었죠.그런데 이 노래의 뒷이야기를 들어보니  가사만 우울한게 아니고 실제 유재하가 그랬다는군요.유재하의 1집 전체가 한 여자와 있었던 기승전결이 있는 노래이고 노래배치입니다. 이 우울한 편지는 1집 B면 맨뒤에서 두번째 곡입니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면서 편지 한통을 받았습니다.  헤어지자는 편지였죠.   유재하의 실제사랑은 유학을 간다는 이유로 헤어집니다.


87년에 발매된 유재하 1집인데  곡의 순서를 보면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사랑에서는 사랑에 대한 설레임이 잔뜩 묻어나오죠.  사랑에 막 빠진 사람의 모습을 정밀묘사하죠.  윤종신의 환생과 함께 이노래가 최고의 사랑에 방금 빠져서 허우적되는 사람의 모습을 잘 나타네죠. 그리고  막 사랑이 무르익으면서 와인잔을 기울이는 사이가 되는  연인단계에서  우울한편지로 헤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사랑하기 때문에에서는  그 사랑과 다시 재회합니다. 하지만  재회하지 못하고  교통사고로 1987년 11월 1일에 서울시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합니다.


그의 노래가 20년이 지난 지금도 불리워지고  최고의 뮤지션으로 꼽고 발라드가수들의 교과서가 되고 뛰어넘어야할  하지만 결코 그 모습을 허용하지 않는 천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것은 그의 훌륭한 작곡능력도 있지만 작사의 능력도
대한했다는 것이죠. 


11월이네요. 날도 우중충하고 오늘은 우울한 편지가 어울릴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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