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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에 종로에서 여름 하늘을 보다

by 썬도그 2008.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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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는 여름을 지나 가을날씨까지 오보를 내고 있습니다.  산행을 준비했던 아침에 비가 오길래  관악산 등산약속을
깨버렸습니다. 그리고  혼자 비온후 단풍색을 잡아보고자 창경궁으로 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카메라를 들고 창경궁에 왔더군요. 단풍색에 취하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어서 몰랐는데  번쩍번쩍 거리는 하늘을 잠시 봤습니다. 아직도 축제시즌이라서 그런가?  했었죠.  그런데 음악소리보다 더 큰  천둥소리에 이어폰을 빼고 하늘을 올려다
보니 시꺼먼 먹장구름이  종로쪽으로 다가오더군요.



한쪽은 이렇게 노을이 지고 있는데  한쪽 하늘은 벼락과 천둥이 들려옵니다.






때마침  창경궁에서 나가라는 안내멘트가 나오더군요.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를 맞으며  종로쪽으로
갔습니다.


종묘앞의 노점상들과 우산과 우비를 쓴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 하늘은 노을빛에 채색되어 있더군요.  이런 풍경은 여름날씨에 어울리는데  가을에 이런 모습을 보게 되다니
올 유난히 이상기온이 오래가더니 10월말에 여름을 만나게 되네요.



종로의 뒷골목 피맛골입니다.  대학시절 방학때 여기서 죽치고 살았던 기억이 나네요. 선배에 의해 주당교육을 받았습니다. ㅎ
이곳이 유명한것은  주머니사정이 넉넉치 않은 학생들에게 아주 저렴한 가격의 술과 안주를 먹을수 있는 곳입니다.

제가 자주 갔던곳은 불로주점인데 아직도 있나 모르겠네요.


시민호프 간판을 보고 걸음이 멈춰졌습니다.  불로주점에서 1차하고 입가심(?)으로 2차로 맥주를 먹으로 자주 갔던
곳인데  가격은 여전히 싸네요. 시민호프가 아닌 서민호프로 보일정도네요.



먹장구름과  종로타워의 불빛 그리고  사주,궁합봐주는 점   묘한 조합입니다. 저 점집에서 일기예보를 한다면
기상청보다 더 잘 맞출까요?




종로2가 사거리입니다.


청계천을 걸을때마다 이 커피숍을 보면 항상 걸음이 멈추어 집니다.  저 커다란 통유리 뒤에서 환한조명밑에 커피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 하나하나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묻어나오는 외롭고 쓸쓸함과  르노와르의 화사하고 경쾌함이 동시에
보입니다.   얼마전에 본 칸광고영화제 수상작들중에 HBO의 광고도 생각하네요. 우리가 사는 아파트도 베란다 뒤쪽에 있는 모습을  쉽게 다 볼수 있게 해 놓는다면  하나의 드마라로 만들어도 될듯합니다






비와 먹구름 파란하늘 저녁노을  주말 종로거리의 6시는 팔레트위에 짜놓은 물감같앗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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