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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당신의 꿈을 실현시켜드립니다. 사진작가 정연두(bewiched)

by 썬도그 2008.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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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그러니까 80년대 중반 어머니는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  저를 기특하게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때나이 10살정도로 기억이 드네요. 어머니는  금성출판사 아저씨를 불러서 저에게 책을 사주었습니다.
신동우 화백의 삽화가 들어있는 삼국지였습니다.  단숨에 해치웠죠.  책을 많이 읽는 저를 기특학 여기신 어머니는 좀 크게 투자했습니다. 딱다구리문고라는 듣보잡 출판사 판매사원을 불러서 세계문학전집 100권을 샀습니다.

잡목들을 갈아서 만든 조잡한 함판으로 만든 책장을 서비스로 준 그 딱다구리 문고책이 집에 도착하는날 저는 기뻐서 어쩔줄을 몰랐습니다.  읽을게 저렇게 많다니 문자중독증세까지 보이던 저에게 큰 기쁨이었죠.  책은 문고판의 작은 크기에 재생용지를 썼는지 누런기운이 가득했습니다.  삼국지같은 삽화도 별로 없었습니다.(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아예없었던것 같기도 하구요)

그 세계문학전집 100권중에  꿈을 찍는 사진관이란 동화가 있었습니다.  제목이 특이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걸 보면 
저에게 큰 느낌표를 준 책입니다.  지금이야 사진에 목숨은 안걸지만 사진하면  귀가 쫑긋해지는 저지만 그때는 카메라도 없었던 집이었는데 사진에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 꿈을찍는 사진관은  강소천 동화작가의 50년대 작품입니다.  한국전쟁의 동란으로 인해  가족과  이웃과  친척과 뿔뿔히 흩어졌던 그 시대에  나온 동화입니다. 주인공은  동산에 올랐다가 꿈을찍는 사진관 푯말을 보고 찾아갑니다. 그리고 사진관 주인이 말합니다.


종이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적으세요~~~


주인공은 소학교 5학년때 함흥에서  같이 공부하자던 순이가 떠올라 순이를 적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순이와 함께한 달콤한 꿈을 꿉니다.

그리고 2시간후 꿈속에서 달콤하게 놀던  이웃집 순이가 사진에 담겨져 나옵니다. 그러나  순이는 12살이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현재나이인 20살로 찍혀 나옵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경험 없으세요. 저도  꿈속에서 잊혀진 짝사랑했던 소녀가 가끔 나올때면  그 모습이  10대 모습 그대로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늑수구리 30대죠. 하지만  모습은 30대 10대지만  서로 그런것에 스스럼은 없습니다.

동화 꿈을 꾸는 사진관에서 꿈을 찍는 카메라는  잊혀진 사람과 함께하는 꿈을 찍습니다.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디카가 없던(?)시절이라서  흔한 사진하나 남겨지지 않고 헤어지고 잊혀진 사람이요.
그렇다고 지금 다시 만나라고 하면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올해 작고하신 피천득님의 수필 인연에서 말했듯이
때로는  추억속에 묻어두는 사람이 더 나에게 잊혀지지 않고 평생을 가져갈수 있다는 생각이 저에게도 있어서요. 

저도 그게 두려워서 보고 싶은 사람  기억속에 꽃다운 그사람들을 현실로 불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20대에 풋풋한 기억을 간직하고 말지. 그 환상아닌 환상을 꼭 깨고 현실직시를 해야 직성이 풀리나? 하는 의문이죠



전주가 너무 길었네요.   마치 015B의 아주 오랜된 연인들이었네요. 그래도 이제부터 풀어갈 이야기와 동 떨어진 이야기는 아닙니다. 

스탕달 신드롬이라고 있습니다. 유명한 미술품을 보고 너무나 흥분되어서 다리가 풀리고 위경련이 일어나는 극도의 흥분상태를 일으키는 것을 스탕달 신드롬이라고 합니다.  제가 오늘 그런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위경련이나 전신마비되지는 않았구요
너무나 흥분되어서 나 자신도 모르게  아~~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정도죠.  아무도 없고 의자에 앉았다면  무릎을 탁~~ 하고
쳤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과천 현대미술관을 갔다왔습니다.  연일 폭염에 짜증나는 날인데 오늘은 아침부터 시원한 바람이 창밖에서 들려오더군요.
우산을 준비하고  시원해진 바람을 안고  현대미술관에 갔습니다

그곳에 간 이유는 한국사진역사를  전시하는 한국현대사진 60년이라는  전시회를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나에겐필수코스였습니다.  제목이 좀 쌩뚱맞네요.,  사진에 현대사진이 있구 과거사진이 있나요. 한국에서는 어차피 시진은 다 현대사진입니다. 역사가 100년이 약간넘고 한국에서는  100년이 되지도 않은 것이 사진입니다. 

사진전시회 분위기와 전체적인 내용은 다른 포스트에 쓰기로 하구요.   포스트 주제에 맞는 내용만 적겠습니다.
(자꾸 옆으로 세고 싶어집니다 ㅎ)


오늘 한국현대사진 60주년에서  두개의 사진을 보면서 흥분을 했습니다. 하나는 구본창씨 작품이고 하나는 정연두씨의 작품이었습니다.

정연두사진작가는  떠오르는 사진작가입니다. 도슨트 설명에 의하면 뉴욕현대미술관인 MOMA에 백남준에 이어서 한국작가로는
작품이 전시된 작가입니다.

그가 최근에  BEWICHED라는 프로젝트로 여러나라을 돌아다니면서  일반인들의 꿈을 실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현대미술관에서 본 작품이 이것입니다.   이 사람은 어느 영화관의 프로젝션리스트 즉 영사기 돌리는 사람입니다.
영화 시네마천국의 토토나 알프레도네요. 저도 한때는 극장영사기 돌리는 사람이 꿈이었는데  도급제라는 한계에 포기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러나 이 직업은 미국내 최악의 직업 TOP10에 오른 직업입니다.
이 남자는 영화 TOP건을 너무나 좋게 봐서 꿈이   탑건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영사기사입니다.  그런 그에게 사진작가
정연두는 당신의 꿈이 뭐냐고 묻고 탑건이라는 대답과   짝사랑하는 하는 여자까지 캐취합니다. 매표소 여직원이  이 남자의 짝사랑 대상입니다.  정연두 작가는 그 짝사랑대상의 여자까지 섭외합니다.

그리고 사진으로라마 그 남자의 꿈을  실현시켜 줍니다.   사진은 바로 꿈이 실현시킵니다. 멋진 F-15 전투기 앞에
전투기조종사의 조종복을 입고  사랑하는 사람인  매표소 여직원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진을 보면서  정연두작가의 기발한 생각에 놀랍기도 하고  저 영사기사의 꿈을 잠시나마 실현시켜준 모습에
또 한번 놀랬습니다.  그리고 제 어렸을쩍 꿈을 생각했습니다.  나는 어렸을때 꿈이 뭐였나??  지금 나의 꿈은 뭔가?
다른 뭐가 될수 있는 나이가 아닌것에 씁슬해  하면서도  어차피 상상인데 뭐 어때하면서  여러가지 내 꿈을 저 사진앞에서 그려봤습니다.  사진작가가 되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진에 대한 강의를 하는 모습도 잠깐해보고   영사기사가 되어  극장안의 관객수와 반응을 살피는 모습도 그려보기도 하고,  과학자가 되어서 오지에서 탐험하는 모습도 되기도 하구요.
 
정연두 작가의 사진앞에서 수분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저 F-15앞에서 얇은 미소를 짓는 영사기사의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 정말 웃고있는구나 정말 기쁜거야. 라는 생각이 머물더군요.  사진의 순간성을 느끼면서도  이 사진이 저 사람의 지갑속에서 평생을 함께하겠구나 하는 영원성도 함께 했습니다.   사진은 참 오묘합니다.

누군가가 저 영사기사의 F-15전투기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전투기조종사였나요? 라고 물으면  저 영사기사는 미소를 지을것입니다. 제 꿈입니다라고 한다면 질문을 한 사람은 별 싱거운 사람 다 보겠네 하겠지만  그 대답을 한 당사자는  미소가 지어질것입니다.   세상에 자기의 어릴쩍 꿈대로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요.  어렸을때  대통령이 꿈인  내 또래 사람들은  다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잖아요.    꿈의 소실점은 몇개가 안되죠.  대통령, 과학자,  그룹회장 ㅎㅎ 그러나  다 다른모습에 만족하면서 살고
그게 삶이죠. 


오늘 꿈이 하나 생겼습니다.  저도 정연두 작가처럼 다른 사람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것이요.  정연두 작가처럼  F-15를 섭외할 능력은 없지만 내가 아는 사람들의 꿈을 실현시켜주지 못하더라도  사진속에 그 꿈을 꾸는 행복한 모습을 담는 사진작가.. 
노력하고 노력해야 할듯 합니다. 

앞으로 누군가의 사진을 찍을때 대화를 더 많이 해봐야겠습니다.  당신의 꿈은 뭐였어요?  라고 물어보고 어렸을적 꿈을 꾸던 시절을 회상할때의 행복감을  카메라에 허락없이 담을까 합니다.  ^^


정연두 사진작가의 꿈이 멈추질 않길 바라면서  정연두작가의 사진이 모든 사람의 꿈을 실현시켜줄 그날을 꿈꾸면서 그의 작품을 올려봅니다



사진은  위의 사진이 현재의 삶이고 아래의 사진이 꿈을 그린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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