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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곧 철거될 남산 회현시민아파트에서 무슨감정으로 셔터를 누르시나요?

by 썬도그 2008.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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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자락밑에 회현시민아파트는 한때  유명연예인과 정치인들등  잘나가는 사람들이 살던  아파트였습니다.
대한민국에  아파트라는 회색빛 곧은 나무가 숲을 이루기 전인  지난 70년대에 토건국가가 모토인  대한민국이 수장 박정희와
그의 분신인  불도저 서울시장 김현옥은 남산자락에 많은 아파트를 지었습니다.

어느 책에서 보니  이런 대목이 나오더군요.

시장님  왜 이런 산중턱에  경사도 가파른데 와우아파트를 지으십니까?
당시는 아파트만드는 기술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구 평지에 만든 아파트가 많지 않던 시절에 남산중턱을 깍아서 가파른 경사면에  아파트를 짓는게 이해가 안갔죠. 

그러나  서울시장 김현중은 말합니다.

야 새꺄.  여기다 지어야  청와대에서 잘보이지~~


그 와우아파트는 70년 4월 오전6시에 쓰러집니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이전에 우린  토건국가의 문제점을 한번 지적 받았습니다.  그러나 와우아파트이 교훈을 잊고  개발지상주의 안전불감주의가 만연하다가 제2차 경고를 받았습니다.  삼풍과 성수대교의 경고가 너무나 커서 그 이후엔 건물을 지을때나 유지보수는 잘하는듯 합니다.


남산밑자락에 있는 회현시민아파트도 그런 와우와 동레벨의 아파트입니다.  아파트라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던 시절
외국의 문화와 서울중심과 가깝다는 이유로  회현아파트가 지어질 당시는 많은  유명인들이 살았지만   대한민국의 빠른성장속에
자라지 않는 아파트를 버리고 강남으로 대부분 이동합니다.  그리고 그 아파트는  이제 벗거진 페인트처럼  30년 가까지 남산밑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이젠  그곳도 개발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회현아파트가 역사적인 의미는 있지만  그걸 보존하고 지킬만한 건물은 아닙니다. 또한 그곳은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고  더 좋은 주거환경에서 살고 싶다는 욕망이 있기에 개발지상주의에 의해
곧 철거가 될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재건축을 해서  자기들이 살던곳에 다시 재입주를 할려면  수억원을 더 내야 하는 현재 서울시의 재건축현실을 잘아는 주민들은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며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풍경은  서울시 곳곳에서 볼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친척분도 저희집에서 돈을 빌려가셨습니다.  아파트 재건축하는데 재입주할려면 1억에서 2억사이의 돈을 더 내야 한다고 하는데  그 돈이 없다고 하서더군요.  그 친천분은  더 높은 보상비를 요구하다가 결국은  용역직원들의 공포분위기 조성을 참다참다 못해서  결국 나오시더군요. 




카메라 동호회분들은 이곳에 사진을 자주 찢으로 오십니다. 검색엔진에서 회현아파트로 검색해보면 비슷비슷한 사진들을
찍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어떤분은 추억이라고 말하는 회현아파트 저도 그곳에 가봤습니다.



회현아파트는 추억이 아니고 우리의 과거가 아닙니다.  아파트가 오래되었다고 해도 그곳엔 현재 우리와 똑같은 공기를
마시고 사시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저도 카메라로 이곳을 담으면서 최대한 주민들에 눈에 안들어오게 촬영했습니다.
자격지심인지는 모르겠지만  동물원 구경오듯 하는 모습을 최대한 보이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아 저곳에 가면 구도 좋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게 목적이 아니기에 그냥 이곳 풍경을 좀 봤습니다.

여느 재개발지역과 다르지 않습니다.  얼마전에  집근처 재개발아파트지역을 지나다 사진 몇컷을 찍다가  보안요원이 오더니 사진찍지 말라고 하더군요. 왜요? 라고 물으니  이곳에 주민들이 살고 있어서  불편해 한다고 하더군요. 뜨끔했습니다.
저는 빈 아파트단지 인줄 알았더니 위에 적어놓은것처럼 떠난 분들이 있는가 하면 보상금 더 받을려고 남은 분들도 있습니다.




창문위의 철판이 녹이 슬어 있습니다. 그 만큼 아파트가 오래되었다는 모습이죠.



복도는  낮인데도 어두웠습니다.  형광등도 아닌 백열등이 복도를 밝혀주더군요.



저 백열등 밑에 보시면 여분의 백열등 두개가 놓여 있습니다.
백열등은 수명이 길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렇게 미리 준비해 놓았네요.




아무도 놀것 같지 않은 놀이터 미끄럼틀주변에 잡초들이 무성합니다. 정말 놀지 않은 모양이네요.



남대문시장 뒤쪽에 있는 이 아파트 뒤를 보니  대기업이 짓는 빌딩이 올라가는군요. 
이곳도 언젠가는 불도저소리 크레인,포크레인소리가 들릴것입니다.




이곳도 가을이 오고 있더군요.   제가 뭘 찍으러 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이 곳을 내려오면서  백지상태가 되었습니다.
내가 저곳에 가서 뭘 담을려고 했던가? 남들처럼  추억을 찾았던걸까?  저 곳에 사는 분들의 눅눅한 현실을 담을려는 것이었던가?
아니면 서울안에 이런곳이 아직도 있구나 하는 신기함이었을까?   머리가 복잡해 지더니 담배하나가 생각나더군요.
그러나 담배를 피러 나온 주민분을 보면서 혹 내가  무슨 박물관에 와서 구경하는 관람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냥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고  그냥 내려왔습니다.  참 사진이란것 찍기 힘이드네요. 생각이 많아지면 글이 써지지 않든
카메라의 셔터에 힘을 넣는것도 힘이 듭니다.


저곳에 간지 보름이 지났네요
서울시 재개발의 현실의 암울함도 느껴지고  화려한 옛명성도 생각나고  홍콩의 아파트촌도 생각이 나네요. 평이한 이미지들은
분명 아니였습니다. 그러기에 사진찍으러 많이 오는듯 합니다.

혹 회현아파트에 촬영나가보신분들 있으신가요?  그곳에서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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