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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욕망의 합주곡 베토벤바이러스와 치유의 합주곡 꽃피는 봄이오면

by 썬도그 2008.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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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상이 하는 합주곡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독주에서의 나잘난 모습도 별로 없고
하나의 악기가 다른 하나의 악기를 배려해주는 모습 배려의 음이 들어가 있어서 독주보다는 한결 듣기
좋습니다.

요즘  TV드라마중에 베토벤바이러스라고 있더군요.  휴일날 1,2회를 봤는데  아주 까칠한  지휘자가
나오더군요. 어느정도 명성이 있는 그 지휘자는  허섭한 누더기같은 존재인  교향악단원을 천민취급하면서
깔보더군요. 김명민이 연기하는  이 욕망덩어리 지휘자가 이끌어가는 드라마는  나중에  그 허섭한 교향악단을
이끌고 거대한 울림으로 다가와 시청자에게 큰 울림을 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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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2회까지만 했는데 어떤 드라마이고 어떤 결말일지 판단하는것은 무례일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드라마가
그렇듯  천박한 교향악단이 이세상 어떤 교향악단보다 감동이 담긴 선율을 줄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주인공들의 변화가 이 드마라의 주된 감동 포인트인듯 합니다. 대부분의  드라마와 영화들이 이런 식으로 감동을 줍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몇년전에 본 영화 한편이 생각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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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최민식 주연의 꽃피는 봄이오면입니다
주인공 현우는  음악으로 돈을 벌수 없다는 외곬기질을 가진 트럼펫연주자입니다. 맨날 카드값 독촉에
시달리면서 부모님에게 손을 내미는 못난 아들이죠. 그런 그가  강원도 탄광촌에 있는 도계중학교의 관악부를
맡습니다.  그 관악부는 전국대회우승을 하지 못하면 해체위기에 있습니다. 광부의 아들들이 다니는
그학교는 무채색의 마을의 풍경처럼 항상 겨울처럼 보입니다. 영화의 배경도 겨울이구요.

현우은 패배주의에 쩌든  학생들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악기를 불라고 다그치지 않습니다.
힘든 관악부원들에게 큰형같이 커다란 어깨하나를 빌려줍니다.  그리고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면서
전국대회를 준비합니다.  전국대회 우승이 목표고 그게 그들의 생존방식이지만  영화에서는 우승하는 장면
이 안나옵니다. 영화는 우승이 중요한게 아닌  함께했다는 기억만을 유일한 가치로 생각합니다.

큰 도시에서 있었던 전국대회를 마치고  넓은 부모님품같은 바닷가앞에서 기념사진 하나 찍는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리고  겨울의 쓸슬한 표정만 짓던 현우에게  봄이 찾아옵니다. 영화는  어떠한 직설화법도
없습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이 이심전심, 은유법으로  영화를 채웁니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지루한 영화입니다.  커다란 울림과 윽박지름도 없이 그냥  무에서 시작해서 작위적인 유의미를
만드는게 아닌  무의미에서 시작해 무의미로 끝납니다.  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가슴한켠에  무엇인가를
하나씩 챙기게 하는 영화입니다.

베토벤바이러스와 꽃피는 봄이오면의 상이한 모습을 보고 있으니  욕망의 음악과  치유의 음악이
떠오르더군요. 때론 음악은  나를  세상에 알리는 수단도 되지만   세상을 치유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추석의 포근함에 어울리는 꽃피는 봄이오면이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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