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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가난을 혐오스럽게 보는 이기적인 시선들

by 썬도그 2008.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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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냄새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가난한 친구네 집에 가면 우리집에서 맡지 못하는 이상한 냄새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햇볕이 잘들지
못해 습기가 1년내내 가득한 방에서는 곰팡이 내음이 향수처럼 뿌려져 있었습니다.
 
어렸을때  동네앞 공터에서 놀다가  친구가 던진 페인트통 뚜껑에 얼굴을 찍혀서
친구네 집에 가게 되었죠.  그 상태에서  바로 우리집으로 갔다면 피가 나는 얼굴은 둘째치고  어머니에게
혼나고 그 친구는 그 친구대로 혼나고  그 친구 어머니는 죄인인양 해야 했을 것입니다.

다행히 상처는 크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흉터가 있는걸 보면  꽤 깊은 상처인듯 하네요.
그 친구네 집에 피를 흘리면서 갔을때 그 친구가  자기네 집에 왜 친구들을 초대하지 않았는지
알겠더군요.  그 친구는 어머니랑 단둘이서 사는데  부엌하나 방하나 딸려 있는 그 방에서 저는 친구 어머니가 해준 난생 처음먹어보는 팬케익을 먹었고 그 떄의 팬케익맛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 친구는 그 어린 나이에 주눅이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가장 먼저 배운게 부끄러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부모님 얘기 별로 하지 않아서 그 친구가 어머니랑 둘이서 사는지도 처음 알았습니다.

가난은 창피한게 아니지만 스스로 자기검열에 의해  스스로를 자학하고 부끄러워하고 숨길려고 합니다.
그런데  가난하지도 않은 주변사람들이  남의 가난을 창피해 하는 일도 있습니다.

몇년전부터 들려오는 (그 이전부터이겠지만)풍경이 하나 있습니다.
임대아파트가 옆에 있으면  임대아파트가 아닌 일반 아파트 사람들은 창피해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냄새가 나서 일까요?


오늘 뉴스중에 가장 열받게 하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강남구 수서2지구에 서울시가 임대주택을 만든다고 발표를 얼마전에 했는데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냄새가 난다고 서울시 교육청에 신고를 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에  주민들이 집값떨어진다면서 민원을 제기한것을 내세워  교육환경이 떨어진다고
임대주택을 만드는것을 다시 생각해 보라고 했다는군요.

임대주택이 혐오시설입니까?  사람사는집이 혐오시설인가요?
왜 아무런 잘못이 없는 사람들에게 왜 혐오스럽다고 하나요?  단지 돈이 없어서?  당신들 같이
사교육시킬 돈이 없는 사람들이  우리와 같지 않다고 혐오스럽다고 보는건가요?

작년에 옥수동에 있는 동호공고를 혐오시설로  손가락질 하면서  이전시켜달라는
남산밑 부촌 아파트의 이기심을 우린 똑똑히 봤습니다.  공고가 혐오시설인가요?

저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기들 수준보다 못한 시설들이 근처에 있으면
다 옮겨달라는  이런 괴팍하고  저질스러운 쓰레기같은 이기심들이  가장  이땅에서 혐오스럽다구요.

뭐 너도 당해보면 생각이 달라질것이라고 말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가 임대아파트떄문에 집값이 떨어지고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제 자식이 가난한 친구들과
어울린다고 해서  말릴 생각없습니다. 오히려 그 친구들을 데리고 오라고 하여  좀더 친해지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더 찾아서 알려주고 독려해 줄것입니다.

제가 커서 생각해보면 돈많다고 자랑하고  고급장난감을 항상 들고다니면서  자기랑 놀아달라고 하는
불쌍한 아이들은  꼭 모양새 그대로 크더군요. 

내 자식보다 더 잘난아이들 하고 어울리게 하는 모습보다는 가진것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심성이 착한
아이들을  친구로 사귀라고 할것입니다.


정말 이런 뉴스 볼때마다 우리나라 어른들의 이기심이 상식선을 넘어섰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식덕좀 보자고  아이들은 정글속에서 몰아넣고  몇년만 참으면 팔자핀다라고 하는 모습들
이런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시스텡에서  올바른 심성을 가진 아이들을 만들어내기 힘듭니다.

혐오스러운것은 당신들의 싸가지없는 이기심입니다. 

그리고 서울시 교육청이라는 곳은 교육행정을 담당하는 곳인데  언제부터 교육청이 주택문제까지
신경썼나요?   서울시 교육청이 청렴도 분야에서 전국 꼴찌를 했다고 하던데요.  콩심은데 콩나느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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