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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원더랜드는 사랑에 대한 은은하고 강렬한 이야기를 담은 추천 영화

by 썬도그 2024.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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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가 거의 없었던 5월과 달리 6월은 꽤 볼만한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6월 첫 주에는 탕웨이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만추>와 <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감독의 작품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았네요. 

영화 원더랜드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봤는데 요즘 영화관이 어렵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네요. 편의시설이 크게 줄었네요. 요즘 변할 것 같지 않은 것들이 많은 부침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이네요. 

 

너무 잔잔하고 설명이 부족해 보이는 영화 원더랜드

영화 원더랜드

김태용 감독은 흥행 감독도 아니고 영화를 엄청나게 잘 만드는 감독은 아니지만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걸 영화 <만추>에서 잘 봤습니다. 음악과 분위기를 꽤 잘 만드는 감독으로 멜로드라마에 최적화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큰 기대는 안 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 초반은 꽤 심심하더라고요. 

 

이 강렬한 도파민 중독 시대에 조금이라도 지루한 것을 참지 못하는 분들과 논리적인 사고를 지향하는 T 성향의 분들에게 초반 1시간은 꽤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2개의 큰 이야기가 계속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 것도 집중력을 떨어트리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고 2개의 이야기가 크게 연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각자의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영화 원더랜드

그러나 후반 30분부터 격정적인 감정의 폭풍이 극장 안을 휘젓고 지나갑니다. 유난히 여성 관객이 많았는데 여기저기서 훌쩍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저도 살짝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나이 들수록 T 성향으로 변해가고 있어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구나 하는 정도로 끝났습니다. 그럼에도 T 성향인 저도 후반 30분은 꽤 잘 만든 장면들과 분위기와 특히 박보검과 수지의 붉은 눈시울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습니다. 

 

강력추천도 추천도 아닌 그냥 저냥 볼만한 정도의 영화이지만 마지막 30분 때문에 소심하게 추천하는 영화가 <원더랜드>입니다. 

원더랜드의 줄거리 

영화 원더랜드

영화가 시작되면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바이리(탕웨이 분)가 딸을 위해서 자신의 분신을 온라인 세상에 생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원더랜드라는 가상 세계에 세상을 떠나거나 죽음과 같은 상태인 식물인간 분들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에 대한 설명은 일절 없습니다. 그냥 내 분신을 인터넷 세상에 업로드를 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렇게 바이리는 세상을 떠나고 원더랜드에 사는 바이리가 딸에게 전화를 겁니다. 이승에서는 펀드매니저를 했지만 다음 생에서는 고고학자가 되고 싶다는 바이리의 소원대로 고고학자가 된 바이리가 딸과 통화를 합니다. 그런데 이 가상의 바이리는 자신이 인공지능인지 인지하지 못합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또 다른 주인공은 정인(수지 분)입니다. 수지는 항공 승무원으로 남자 친구인 같은 항공 승무원인 태주(박보검 분)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에 계속 있자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합니다. 이외에도 떠나간 손자를 가상의 세계에서라도 만나보고 싶어 하는 할머니도 나오지만 많은 분량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세상을 떠났거나 다시 보기 어려운 사람들을 비록 실제로 만져볼 수 없지만 전화도 걸어서 대화도 할 수 있는 이 원더랜드 서비스를 통해서 다양한 사랑 방정식을 보여주는 영화가 <원더랜드>입니다. 

 

원더랜드는 너무 설명이 없어서 몰입이 잘 안 되는 영화 초반

영화 원더랜드

인공지능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모습을 실제처럼 복원하는 건 언젠가는 나올 겁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는 않겠죠. 한 사람의 생각과 버릇이나 모든 것을 학습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이게 가능합니다. 그래서 설명을 해야 합니다. 어떻게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설명은 하고 가야 핍진성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이 영화 <원더랜드>는 너무 설명을 안 합니다. 자질구레하게 장광설을 하는 것이 아닌 어느 정도는 설명을 해야 하는데 이게 너무 약하고 없네요. 

 

이러다 보니 어떤 원더랜드 서비스 속 캐릭터는 자신이 원더랜드에 사는 AI인 줄 알고 어떤 캐릭터는 모릅니다. 설정하기에 따라서 알고 있고 모르고 있나 본데 여기에 대한 설명도 없습니다. 그래서 영화 초반은 집중하기 쉽지 않네요. 그나마 선남선녀인 박보검과 수지의 외모에 탄성이 잠깐 나오다 마는 정도입니다. 

 

이 원더랜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으로 현수(최우식 분)와 해리(정유미 분)가 등장하는데 이 캐릭터를 배치했으면 대사로 몇 줄 치고 가면 될 것을 너무 설명을 안 하네요. 이뿐이 아닙니다. 태주가 식물인간 상태인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도 다시 깨어나서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병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인지 설명도 없습니다. 답답함 속에 초반 1시간은 졸음도 살짝 옵니다. 초반 1시간은 T 성향의 분들은 살짝 분노심도 끌어올릴 듯하네요. 

 

여기에 특별한 위기도 졸리움을 깨우게 하는 강렬한 무엇이 없네요. 시계를 보니 1시간이 지났고 영화 잘못 골랐다며 한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반 1시간은 꽤 볼만합니다. 

 

추억이니까 아름다운 것이지 실시간으로 만나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영화 원더랜드

초반에 집중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원더랜드'라는 서비스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추억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건 좋은 기억만 떠오르고 나쁜 기억은 침전되기 때문에 실제 기억보다 추억은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떠난 사람은 떠나게 두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고 순리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있어서 나쁠 건 없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해지도 가능하니까요. 

 

실제로 사용하면 몇 개월 사용하지 않고 해지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 <원더랜드>는 이런 문제점을 영화 후반에 배치합니다. 먼저 영국에 연극 유학을 떠난 가상의 손주와 통화를 하는데 손주가 좀 싹수없게 대하는 모습에 원더랜드의 두 직원이 난감해합니다. 왜 저런 손주를 만나고 싶어 할까 하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그런 싹수없는 모습도 다 손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화 후반 2개의 스토리에 드디어 위기가 찾아옵니다. 

자신이 인공지능인 줄 모르는 바이리의 폭주

영화 원더랜드

여러 영화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영화 <HER>와 <트루먼쇼>를 섞어 놓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영화 후반 인공지능인 바이리가 할머니 손을 잡고 공항에 갔던 딸이 사라집니다. 바이리는 딸을 찾기 위해서 폭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모성애가 얼마나 강한지 잘 보여줍니다. 그 해결 방식이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라는 점은 좀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관 안을 눈물 바다로 만드네요. 

 

태주가 깨어났지만 원더랜드 속의 태주를 찾는 정인

영화 원더랜드

매일 우주선 안에 있던 인공지능 태주가 깨워주는 육성 알람에 하루 하루를 보내던 정인. 정인은 식물인간이 된 태주 대신 원더랜드 태주와 매일 만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기적적으로 태주가 의식을 되찾습니다. 다만 예전 같지 않은 인지 능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하죠. 

 

그렇게 다시 의식을 되찾은 태주와 함께 살게된 정인은 이전과 다른 태주의 모습에 점점 지쳐갑니다. 저 가상 인간 태주가 더 상냥하고 재미있고 나를 더 잘 알고 잘 챙겨줍니다. 그렇게 실제 태주와 멀어지게 됩니다. 바이리라 모성이라는 사랑의 그림자를 보여주었다면 태주와 정인 커플은 청춘의 사랑의 그림자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갈등을 아주 그럴싸하고 분위기 있고 감성 충만하게 마무리합니다. 

 

아쉬운 점이 꽤 많은 영화 <원더랜드> 그러나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영화 원더랜드

아쉬운 점이 꽤 많습니다. 설명이 너무 부실하다는 점이나 초반은 지루한 장면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초반의 지루함을 달래는 건 수지와 박보검의 듀엣송이 지루함을 달래주네요. 후반은 2개의 사랑을 교차하면서 사랑의 속성과 위대함과 추억과 현실의 괴리를 잘 담고 있네요. 

 

후반 30분이 좋으니 전반적으로 영화가 좋게 느껴지네요. 

소심하게 추천하는 정도이고 그냥 저냥 볼만한 영화 <원더랜드>입니다. 감성 충만한 관객들에게 더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별점 : ★ ★ ★
40자 평 : 원더랜드에 통해 본 사랑의 우유부단함과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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