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화소 디카가 인기라고 하죠. 화질이 낮은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 갬성이 있다고 합니다. 기술발전이 덜 된 시절에 대한 향수인데 특이한 건 전 그 시절을 경험하고 지나와서 그런지 300만 화소 카메라를 다시 꺼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니콘 컴팩트 카메라가 500만 화소 카메라인데 딱히 다시 사용하고 싶지 않네요.
이렇게 자신이 살아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경외심을 아네모이아라고 합니다. 뉴진스가 뉴진스 멤버들이 태어나기도 전인 90년대 후반에 나온 캠코더로 촬영한 뮤직비디오가 빅히트를 치자 그 시절 디지털 표현력을 재현하는 올드 디카들을 많이 산다고 해요. 저도 제가 태어나기 전인 50~60년대에 대한 경외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그 시절을 신기하게 보긴 합니다.
아네모이아의 향수를 자극하는 폴라이이드 i-2
사진 관련 잡지와 출판사 협회 회원들이 모여서 상을 주는 TIPA가 올해의 즉석 인화 카메라로 폴라이이드 i-2를 선정했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즉석 인화 카메라지만 최첨단 기술이 많이 들어갔다고 하네요.
라이다 기술을 기반으로 완전 자동, 조리개 우선, 셔터우선 및 수동 노출 기능 및 노출 보정, 다중 노출, 셀프 타이머 기능이 싹 다 들어가 있습니다. 렌즈는 98mm f/8~f64 조리개를 제공하는 렌즈가 들어가 있고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원격 촬영도 가능합니다. 이런 기능도 없었냐고 할 수 있는데 즉석 인화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에 있는 기능도 없습니다. 그냥 파인더 보고 꾹 누르면 끝입니다. 그럼 이런 사진이 나오죠.
딱 봐도 필름 카메라 톤이죠. 그런데 폴라로이드 사진은 더 흐리고 선명하지 않습니다. 이게 또 갬성이라고 많은 분들이 찾습니다. 좀 더 추상적인 느낌이 들긴 하고. 우리의 기억도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고 왜곡되는데 그런 느낌도 느껴집니다.
폴라로이드는 후지필름의 인스탁스에 밀려서 한 번 망했다가 2010년대 중후반 폴란드의 한 회사가 인수한 후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폴라이이드 i-2는 5개국의 엔지니어들이 설계한 카메라로 수동 기능이 들어간 최초의 아날로그 즉석 카메라입니다. 렌즈도 지금까지 나온 즉석 인화 카메라 중에 가장 뛰어납니다.
AF를 지원하고 조리개는 F8~F64까지 지원하는데 조리개가 F8이면 팬 포커스 밖에 못 담겠네요.
셔터스피드는 1/250초에서 30초까지 지원하고 심지어 벌브 모드도 지원합니다. 플래시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카메라 촬영 모드는 자동, 조리개우선모드, 수동모드, 타이머, 다중 노출 모드가 있습니다. 삼각대 마운트도 있고 C타입 충전 단자와 동조기 연결도 가능합니다.
뷰파인더로 셔터스피드, 플래시 발광 유무와 필름 매수 및 배터리 잔량, 조리개 등의 수치를 볼 수 있습니다. 거의 뭐 필름 카메라 또는 디카 수준이네요.
그러나 사진 결과물은 그냥 폴라로이드 사진입니다. 다만 다중노출이나 조리개 조절, 플래시 등등을 제어 가능합니다.
최소 초점 거리는 40cm이고 화각이 인물 사진용이라서 주로 인물 촬영에 좋습니다. 필름 i-Type, 600 필름, SX-70 필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비쌀 것 같죠? 네 실제 가격은 꽤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수입 판매하고 있는데 무신사에서 109만 원에 판매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