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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듄 파트2 기대했던 것 보다는 못하지만 음악과 영상 연출이 좋은 추천영화

by 썬도그 2024.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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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이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사용하다 보니 그냥 막 사용하는 경향이 심하죠. 그래서 요즘은 역대급이다 어쩌고 하면 일단 안 믿습니다. 위대한 3부작이자 내 인생 최고의 3부작 대서사 영화인 <반지의 제왕>을 능가한다는 평에 살짝 설레었습니다만 어제 직접 목격을 하니 <듄 3부작>은 1편도 그랬지만 <반지의 제왕>을 능가하지는 못합니다. 
 

듄 파트2

이유는 아주 선명한데 전체적인 서사가 <반지의 제왕>보다 못합니다. 원작 소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복잡한 서사도 아니고 이미 익숙한 서사들이 꽤 있습니다. 대표적인 영화가 <아라비아의 로렌스>죠. 아마도 원작자인 '프랭크 허버트'가 중동 지역에 떠돌던 이야기와 실화를 섞어서 만들었기 때문일 듯하네요.
 
듄 1.2편을 한 줄로 정의하면 백인 귀족이 사막의 아랍인 같은 부족을 이끌고 반란을 이끈다는 설정이죠. 

이거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요? 바로 <스타워즈> 초기 시리즈가 이런 서사였습니다. <스타워즈>가 듄의 영향을 받은 것이죠. 그러나 관객은 선후 관계보다는 우리가 경험한 순으로 보기에 보면서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식으로 전체적인 스토리는 익숙합니다. 이러다 보니 이야기가 주는 재미는 아주 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쿼사츠 해더락'이니 '베네 게세리트'라는 처음 접하는 단어들이 나와서 혼란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듄2>는 볼만합니다. <듄1>편과 비교하면 좀 더 액션 장면이 많아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액션 장면이 엄청나게 많은 것도 아니고 거대한 규모감은 좋지만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더 많은 영화입니다. 따라서 중간에 살짝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2편도 1편처럼 2시간 45분이라는 상당히 긴 영화입니다. 2시간 45분 영화 치고는 한 번 정도 지루했지만 그럼에도 꽉 채웠네요.
 

한스 짐머 음악이 실제 주인공 같았던 <듄 파트2>

듄 파트2

 
전 <듄 파트2>에서 '한스 짐머'가 없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고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음악을 보여줍니다. 요즘 영화 음악 트렌드는 효과음인지 음악인지 구분이 안 가는 음악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 장면의 감정을 끌어올리데 도움이 된다면 여러 도구를 사용합니다. 그런 면에서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를 기가 막히게 표현한 '한스 짐머'의 음악에게 만점을 주고 싶습니다. 여기에 광활한 사막 풍경을 통해서 거대한 이야기를 증폭한 영상 및 연출에도 큰 점수를 주고 싶네요.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엄청난 영화라고 하기엔 뭔가 아쉬운 구석도 있네요. 
대표적으로는 위에서 거론한 서사입니다. 듄 파생 영화들이 많지만 파생 영화들을 이미 수 없이 접하다 보니 이야기 자체에 신선함도 생동감도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미국과 달리 한국은 소설 듄이 빅히트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팬층이 높지 않고 그 결과 1편은 145만 명이라는 다소 아쉬운 흥행 성적을 거두웠고 이게 2편도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자체로만 보면 5백만 도 너끈할 것 같지만 1편을 보고 봐야 하는 장애물이 있습니다. 1편을 보고 보면 좋지만 그냥 가문이 멸망한 한 청년이 사막 민족을 이끌고 반격한다는 이야기라서 시간 없으면 안 봐도 이해 가능합니다. 1960년대 원작이라는 감안 하면 당시로서는 꽤 매끈한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여러 영화와 드라마가 이용해서 너덜너덜해진 서사가 듄 시리즈의 가장 큰 단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태생적 단점을 가지고도 이 정도 뽑아냈다는 건 '드뇌 빌리브' 감독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듄 파트2의 핵심 주제는 운명과 자유의지의 갈등을 담다

듄 파트2

제국력으로 1만 년이 넘은 시기 중세 시대를 연상케 하는 제국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샤담 4세 황제가 지배하는 우주에서 아트레이더스 귀문 가족이 경쟁 귀족 가문인 호전적인 하코넨 가문에 의해 멸망합니다. 아버지를 잃은 공작 아들인 폴(티모시 샬라메 분)이 어머니 제시카(레베카 퍼거슨 분)와 함께 사막으로 도망칩니다. 
 
이 사막이 있는 행성은 우주 성간 이동을 할 때 필요한 물질인 스파이시가 나는 유일한 행성입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석유가 나는 유일한 행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아라키스가 제국의 힘의 원천입니다. 황제는 딸만 있어서 폴의 아버지인 레토 공작을 아들처럼 대했습니다. 그러나 황제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조언에 아트레이더스 가문을 멸망시킵니다. 
 
레토의 아들 폴과 첩인 제시카는 사막으로 피신하고 사막의 원주민인 프레멘들이 이 모자를 받아들이면서 파트 1이 끝납니다. 파트2는 폴이 프레멘과 함께 게릴라가 되어서 아트레이더스 가문을 멸망시킨 하코넨 가문의 스파이스 채굴기를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목표 채굴량이 있는데 이걸 채우지 못하면 황제가 큰 벌을 내립니다. 그러나 폴의 뛰어난 활약으로 스파이스 채굴기들은 수없이 파괴되면서 하코넨과 전 우주에 무앗딥이라는 이름이 퍼지게 됩니다. 
 
무앗딥은 사막 생쥐라는 뜻으로 '길을 인도하는 자'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무앗딥은 프레멘들의 리더로 하코넨 집안 전체와 황제에게까지 그 이름이 알려지게 되죠. 이 무앗딥은 바로 폴입니다. 폴은 연전 연승하면서 프레멘들의 리더가 되어갑니다. 

듄 파트2

폴은 사막의 스파이스에 노출될 때마다 환각을 봅니다. 이 환각은 실제로는 미래입니다. 폴은 어머니가 '베네 게세리트'라서 약간의 예지력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폴은 아라키스 행성 남부에 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 꿈을 꿉니다. 이게 미래의 모습이기에 절대로 폴은 남부로 가지 않겠다고 다짐 또 다짐을 합니다. 
 
이는 북부 출신인 프레멘이자 연인인 챠니(젠 데이아 분)와 헤어지기 싫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남부로 이동하면 챠니와 헤어지게 되고 자신이 원치 않는 메시아가 되어서 거대한 살육이 일어나는 전쟁의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챠니와 헤어져야 합니다. 미래는 이미 정해져 있지만 폴은 그 미래가 싫습니다.

다만 폴이 남부로 안 가면 프레멘이 모두 몰살당할 수 있다는 점도 압니다. 프레멘을 위한다면 남부로 가야 하고 연인과 대살육이 일어나는 전쟁을 막고 싶다면 남부로 가면 안 됩니다. 

듄 파트2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건 좋을 수도 있고 악몽일 수 있지만 밝은 미래가 보인다면 매일매일이 즐겁겠죠. 그러나 미래에 거대한 전쟁이 일어나고 그게 나 때문이라면 하루하루가 지옥일 겁니다. 이런 절망적인 미래를 알고 있는 폴은 운명을 거부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계획 즉 폴의 메시아이자 과거와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진 '쿼사츠 해더락'이라는 초인을 만들기 위한 한 부품이라는 사실에 폴은 더욱 괴로워합니다. 
 
폴의 초인 만들기 계획은 폴의 어머니가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이 듄 시리즈에는 독특한 종족들이 많은데 그중 여성 밀교 집단 같은 '베네 게세리트' 집단이 막후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황제 옆에도 주요 가문 옆에는 '베네 게세리트'가 있어서 미래를 좌지우지합니다. 약간의 예지력과 초능력이 있는데 이 집단의 궁극적인 목적은 '쿼사츠 해더락'이라는 과거와 미래와 공간 이동까지 가능한 초인을 만드는 겁니다. 이 후보에 폴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폴의 어머니 제시카는 사막 민족 프레맨들의 대모가 되고 폴만 거부 안 하면 자연스럽게 메시아가 될 겁니다. 폴은 수 없이 갈등합니다. 운명을 따를 것이냐 내 의지대로 살 것이냐. 영화 <듄 파트2>는 이 갈등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후반 이 갈등이 사라지고 폴이 폭주하게 됩니다. 
 

후반 모래벌레 라이더들의 공습 장면이 웅장화려 하지만 큰 재미는 없다

듄 파트2

상영시간이 길다 보니 액션 장면은 상대적으로 길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거대한 모래 벌레 타고 등장하는 후반 액션은 압권입니다. 정말 전무후무한 모래벌레 라이더들의 액션. 그러나 제 예상과 달리 이 모래벌레 타고 펼쳐는 액션 장면이 너무 짧습니다. 전 이 모래 벌레의 거대한 입으로 흡입 신공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없어요. 또한 모래 벌레에 탄 프레멘들이 이동 사격을 하는 장면이 한 장면 있지만 많지 않습니다 
 
그냥 모래벌레는 거들뿐 바로 전투가 결판이 나는 느낌일 정도로 짜임새는 높지 않네요. 오히려 초반 소규모 전투 액션이 더 흥미롭네요. 액션 연출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다만 우주선 디자인들이 기가 막힙니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매끈하면서도 육중함과 금속 느낌이 강한 CG는 아주 좋네요. 또한 잠자리 비행체도 좋고요. 다만 액션이 웅장하지만 짜임새는 살짝 아쉽습니다. 
 

듄 파트2

특히 하코넨 가문의 신성인 조카인 페이드 로타(오스틴 버틀러 분)과 폴의 지략 대결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없는 건 아닌데 예상과 달리 흘러가는 점도 좀 아쉽네요. 듄 파트3는 또 한 번의 대규모 전투가 펼쳐질 것 같아서 액션은 3부에서 더 커질 듯합니다. 
 

챠니와 폴의 애잔함이 영화의 웅장미를 더 끌어올리다. 

듄 파트2

러브 스토리 영화가 아닌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 영화가 러브 스토리 영화라는 느낌도 듭니다. 챠니를 바라보는 폴의 눈빛과 챠니가 폴을 바라보는 눈빛은 영화의 웅장미를 더 끌어올리고 여기서 '한스 짐머'의 음악이 애잔함을 사막의 모래처럼 흩날리게 합니다. 이 장면이 압권입니다. 전혀 예상 못했던 애잔함이 영화를 다 보고 나올 때 애틋함이 가득 펼쳐지네요. 

듄 파트2듄 파트2

여기에 스타워즈에서 본듯한 가족 서사도 꽤 좋습니다. 여러모로 스타워즈를 많이 떠올리게 하네요. 

 

웅장미가 가득한 듄 파트2 추천하는 영화

듄 파트2

60년대 원작으로 인한 서사의 기시감을 영화 연출의 명장인 '드니 빌뇌브'의 뛰어난 연출과 음악과 영상의 웅장함이 엄청납니다. 따라서 최대한 큰 화면으로 봐야하고 사운드 좋은 영화관에서 볼 것을 추천합니다. 

듄 파트2듄 파트2

 
여기에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들의 화려함도 기가 막히게 좋네요. 주말에 많은 관객들이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1편을 보면 좋지만 안 봐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영화 <듄 파트2>입니다. 종교 영화가 아닐까 할 정도로 종교에 대한 통찰력도 뛰어난 영화입니다. 공포를 매개체로 모든 것이 부족한 프레멘 부족이 종교의 힘을 얻고 봉기하는 모습이 가득 그려집니다. 
 
별점 : ★ ★ ★ ☆
40자 평 : 구세주라는 운명의 길을 걸어가면서 뒤를 돌아 챠니를 바라보는 애듯한 폴의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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