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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살인자 ㅇ난감은 재미있지만 난감한 점도 참 많아서 아쉽다

by 썬도그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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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설 연휴 전에 공개한 <살인자 ㅇ난감>은 웹툰 원작의 8부작 드라마입니다. 2010~2011년까지 연재한 꼬마비 작가의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었습니다. 웹툰 원작이라면 기대치가 높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웹툰은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수 많은 웹툰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았다는 것 자체가 대중의 인기를 검증 받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많은 영화사나 드라마 제작사들이 한국 카카오 웹툰,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합니다. 이미 대중으로부터 재미를 검증 받았다는 것과 함께 웹툰 자체가 하나의 콘티라서 제작 편의성도 높죠. 그냥 웹툰을 시각화 하면 되니까요. 물론 그대로 담기 어려운 것은 각색과 배우의 연기와 미장센으로 더 뛰어나게 만들 수 있지만 역량 낮은 연출가가 맡으면 웹툰 원작보다 못한 결과를 내놓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대체적으로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인기가 높습니다. 다만 <스위트 홈>처럼 원작이 있던 시즌1은 꽤 좋은 드라마였지만 원작이 없는 시즌2는 정말 졸작 오브 졸작이었습니다. 

살인자 ㅇ난감의 초반은 긴장감과 독특한 소재에 후반 기대치가 아주 커지다 

살인자 O난감

평범한 대학생인 이탕(최우식 분)은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면서 대학생활을 합니다. 낮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밤에는 편의점 알바를 합니다. 그냥 흔한 모범 대학생입니다. 고등학교 때는 맞고 자란 학폭 피해의 트라우마가 있지만 대학교는 친한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대학생활을 합니다. 

 

그런데 편의점 근무를 하다가 진상 손님을 만나서 기분이 많이 상해있었습니다. 그렇게 야간에 퇴근하다가 시장 골목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봅니다. 그리고 그를 두고 그냥 가는 친구인 듯한 분을 보고 친구 두고 가면 비오는데 죽을 수 있다는 소리를 하죠. 그런데 이분은 진상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이탕에게 화를 냅니다. 화를 넘어서 주먹질과 발길질까지 하자 이탕은 트라우마가 떠올랐고 자신을 때리던 사람을 집에 액자를 걸려고 편의점에서 빌려온 망치로 뒤통수를 쳐서 죽입니다. 

 

평범한 대학생이 순간 욱해서 우발적 살인을 합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는데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끌고 돌아다니던 시각장애인 여자가 이탕 옆을 지나지만 앞이 안 보여서 그냥 지나칩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평상시처럼 활동을 하던 중 어제 이탕이 죽인 사람이 놀랍게도 숨어살던 연쇄 살인범이라는 소리에 또 놀랍니다. 

살인자 O난감

 

죽어 마땅한 사람을 죽인 이탕. 그러나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고 죽여서는 안 됩니다. 그게 사적인 복수라고 해도 문명 사회에서는 사적 복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랬다가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연쇄 반응으로 사회를 돌아가게 할 수 없죠. 예를 들어서 살인자 아들은 살인자 아버지와 다른 인격체인데 피해자 가족이 아들까지 죽음으로 단죄하거나 가해를 하면 끊나지 않는 복수가 계속 될 겁니다. 

 

그리고 이탕은 사적 복수도 아닙니다. 죽여 놓고 보니 연쇄 살인마라는 설정이죠. 당연히 감옥을 가야할 엄청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조사하러 이탕만큼 이름이 독특한 장난감(손석구 분)이라는 이름의 형사가 조사를 나옵니다. 

살인자 O난감

초면에 그래서 왜 죽었어요라고 할 정도로 촉이 좋은 형사 난감은 이탕의 범행 도구인 망치가 없고 목격자도 없어서 의심만 하고 넘어갑니다. 한국은 증거 재판주의 국가라서 살해 동기와 정황이 뚜렷해도 증거가 없으면 형벌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탕이 뭔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만 하고 떠나죠. 이탕도 현장에 두고온 망치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첫 살인은 그렇게 넘어갑니다. 

 

문제는 두번 째 살인입니다. 그 비오는 날 안내견을 끌고 지나갔던 시각장애인 여자는 실제로 시각 장애를 가진 분이 아니었고 이탕의 모든 걸 봤습니다. 안내견이 망치를 물고와서 증거가 사라졌던 겁니다. 그런데 이 여자 분 이탕에게 200만원을 달라는 겁니다. 대학생이 돈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러나 어렵게 마련한 200만원을 들고 여자가 사는 집에 찾아갔더니 월 200만원이라는 소리에 이탕은 깜짝 놀랍니다. 이후 <살인자 O난감>은 질주합니다. 

살인자 O난감

아주 독특한 설정입니다. 우연히 사람을 죽였는데 그 죽은 사람이 죽어 마땅한 연쇄 살인범이거나 살인범이었다는 설정. 우연이 겹치면 필연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탕은 후반에 살기를 느끼면 목 주변의 찌릿하는 능력이라면 능력이 생깁니다. 그러나 이 설정은 없는 게 나을 정도로 별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냥 처음 보는 사람에게서 이걸 느끼면 그 사람은 살인을 해본 사람이거나 살인과 관련된 살기가 가득한 사람이죠. 이걸 이용해서 시즌2를 만들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살인자 O난감> 8부작에서는 큰 활약을 못하네요. 

 

초반 4부는 좋았으나 송촌이 나온 후반 4부는 집중도가 너무 떨어지다 

살인자 O난감

액션은 많지 않지만 적절한 슬로우 모션을 통해서 동작 하나 하나에 힘을 잔뜩 줍니다. 아주 좋은 촬영법입니다. 순식간에 일어나는 액션을 눈동자를 이용해서 보여주는 액션들은 꽤 창의적이고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후반 4부 서사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네요. 

 

이탕을 의심하는 난감 형사는 이탕을 계속 주목합니다. 이탕은 가족과 연락을 끊고 서울에서 노숙 생활을 하면서 잠적합니다. 이를 노빈이라는 영웅심리에 쩌든 오타쿠가 찾아냅니다. 자신은 살인 능력이 없기에 이탕이라는 배트맨을 앞세워서 경찰과 국가가 처벌하지 못하는 죽어 마땅한 인간들을 처단합니다. 보통 이런 사적 복수를 담거나 자경단 같은 복수단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는 많았습니다. 

 

보통 이런 구도면 배트맨과 로빈처럼 사적 처벌을 하더 다닐 줄 알았는데 이 <살인자 O난감>은 난감하게 진행됩니다. 
후반 4부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살인자 O난감

바로 송촌(이희준 분)입니다. 후반 4부는 이 송촌 캐릭터가 하드캐리한다고 할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송촌은 노빈도 난감 형사도 잘 아는 인물이고 이탕만 이 사람을 잘 모르는데 송촌이 이탕을 찾아가면서 서로 알게 됩니다. 이 서사는 예상치 못해서 신선하긴 하지만 드라마가 아주 질척거리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살인자 O난감>은 죽어 마땅한 사람을 공권력 대신 처벌하는 자경단 이야기를 다루고는 있지만 송촌이 등장하면서 장난감 형사의 과거와 노빈의 과거 그리고 이탕의 현재가 뒹굴거리면서 굴러갑니다. 문제는 이 송촌이라는 캐릭터 등장으로 나오는 메시지가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살인자 O난감

"너는 달라?"라는 대사가 끊임 없이 나오는데  장난감 형사, 이탕, 송촌, 그리고 이 3명을 돕는듯한 사이드킥 캐릭터인 노빈이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사적인 복수와 죽어 마땅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선인지 악인지 말하는 메시지가 너무 약합니다. 

 

먼저 이탕의 우연한 살인 그러나 누군가가 했으면 하는 그 살인을 이탕이 하고 난 후 SNS나 여론을 담는 장면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여론 재판을 통해서 이 사적 복수에 대한 시선을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을 겁니다. 현재 우리 일상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인민 재판이 그것이죠. 아예 인민 재판을 컨셉으로 삼은 유튜버도 꽤 있죠. 

 

그러나  <살인자 O난감>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3명의 주요 캐릭터가 "너는 달라?" 놀이를 하네요. 
이탕의 살인을 어떻게 마무리할지가 참 궁금했는데 그걸 해결하는 방법은 그런대로 이해하고 괜찮은 결말이었습니다. 
또한 그 결말을 이끄는 난감 형사의 과거도 괜찮긴 했지만 마지막 8화의 30분 전까지는 참 지저분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미쳐서 날 뛰는 송촌이 모든 화를 집어 삼키면서 이탕이 살인귀로 변신하나 했는데 그것도 아닙니다. 그냥 눈썹만 염색하고 껄렁거리만 하는 캐릭터에서 다시 흔한 대학생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매끄럽지도 못하네요. 

메시지가 명징하지 않아서 아쉽지만 볼만한  <살인자 O난감>

살인자 O난감

볼만합니다. 4부까지는 강력 추천이었다가 4부 이후 송촌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서사가 복잡해지고 재미도 뚝 떨어지네요. 형사 난감의 이름처럼 난감하네요. 이희준 배우가 연기를 좀 살살하지 워낙 살벌하게 하니 주인공이 송촌인줄 알았네요. 그리고 이런 드라마는 주인공에 몰입하기 쉽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범죄인이면 공감 주기 쉽지 않죠. 다만 이게 살인을 즐겨서 하는 것이 아닌 우연히 하게 된 것이고 그로 인해 심한 고통을 느끼는 것, 천성은 나쁘지 않은 흔한 착한 대학생이 우연찮게 순간적 욱으로 범죄인이 되었다는 설정으로만 8부까지 갔다면 그나마 나을텐데 어? 죽여보니 연쇄살인범이라니? 그리고 주저없이 사람을 죽이는 소질도 있네. 범죄 오타쿠인 노빈이 너 내 친구가 되어라!로 자경단 활동으로 전환하면 8부까지 그렇게 가던가 해야 하는데

 

송촌으로 인해 다시 착해빠진 대학생으로 전환하는 등 드라마의 서사가 갈팡질팡하는 것이 좀 짜증스럽네요. 차라리 노빈이라는 캐릭터를 좀 더 현실적으로 그리던가요. 노빈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비현실적인데 이탕은 비현실적 캐릭터가 되려다 그냥 흔한 대학생으로 전환하는 등 갈팡질팡하다 자빠지는 느낌도 드네요. 그럼에도 8화 후반에 모든 서사를 정리하고 차분하게 마무리하는 점은 그나마 좋네요. 

 

볼만합니다. 4화 이후 좀 맥이 빠지긴 하지만 좀 참고 견디면 8화에 잘 마무리하네요. 

별점 : ★ ★ ★
40자 평 : 초반은 오! 난감, 후반은 어? 난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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