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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넷플릭스에 없는 웃음을 가득 담은 소년시대 쿠팡플레이가 해냈다

by 썬도그 2023.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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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보고는 있지만 갈수록 재미가 떨어지네요. 보면서 한숨이 나오는 건 넷플릭스는 총과 피와 괴물과 좀비 없으면 영화나 드라마를 못 만드나 할 정도로 과잉 폭력물이 가득합니다. 가뜩이나 웃고 살 일이 없는데 넷플릭스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있으면 쾌감은 줄고 점점 스트레스를 받게 되네요. 

 

연말 빅 이벤트라고 준비한 700억 대작인 <경성크리처>는 돈을 많이 들인 티가 확확 나지만 영 재미가 없네요. 지금 3화까지 보고 말았습니다. 다 보긴 하겠지만 딱히 손이 안 가네요. 그리고 이 드라마 때문에 안 보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소년시대>입니다. 

쿠팡플레이의 소년시대 올해의 드라마 2위에 바로 등극

소년시대 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는 쿠팡 와우회원이면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월회비가 4,990원이지만 쿠팡 무료 배송과 쿠팡플레이의 SNL과 오리지널 드라마와 기존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나 웨이브나 TVN에 비하면 조악하죠. 

 

특히 오리지널 드라마를 가끔 만들어서 올리는데 재미가 없습니다. 기대치가 아주 낮아요. <소년시대>를 선보이기에 또 하나의 그냥 그런 드라마겠지 했는데 아닙니다. 달라요. 올해 본 드라마 1위는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이 1위이고 2위가 <소년시대>, 3위가 <더글로리>라고 할 정도로 올해의 가장 재미있는 드라마 2위에 바로 올렸습니다. 지금 4화까지 봤는데 아껴 볼 생각입니다.  조카 장난감 사주려고 쿠팡 와우회원 가입했는데 횡재를 했네요. 

 

<소년시대>는 제목에서부터 영화 써니의 '소녀시대'를 연상케 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나 감독 놀음이지만 드라마는 그보다 길기에 시나리오 작가가 중요합니다. 감독은 SBS의 빅히트작인 <열혈사제>의 이명우 감독이고 시나리오는 김재환입니다. 김재환 작가는 주로 각색 활동을 하고 각본은 <고령화 가족>이 유일하네요. 그래서 그런가요. 보면서 너무나도 웃기지만 동시에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들이 마구 섞인 느낌입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아주 잘 섞은 <소년시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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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이렇습니다. 1989년 충남 부여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입니다. 1972년생인 장병태(임시완 분)는 부여 농고 2학년으로 전학을 옵니다. 장병태는 맞는 것에 이골이 난 찌질이입니다. 여자한테 맞고 자란 경력만 십 수년입니다. 피라마트 생태계에서 초식동물급이죠. 

 

그렇게 덜 맞는 법을 체득해 가는데 불법 댄스 강사였던 아버지가 사고를 치고 온양에서 야반도주를 해서 부여로 이사를 옵니다. 이사온 집은 어린 시절 살았던 집에서 셋방살이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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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농고에 전학을 온 장병태는 아산 백호라는 유명한 싸움짱인 정경태(이시우 분)과 자동차를 타고 머리로 충돌하면서 정경태를 며칠 동안 깨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게 아산 백호인 정경태는 병원에 누워있는 동안 찌질이 장병태가 부여농고에 입학을 합니다. 그런데 이 부여농고의 학원 서클(패거리들)이 장병태를 아산 백호로 오해합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헛깔렸나 봅니다. 이때부터 코믹한 상황이 계속 됩니다. 몇몇 의심의 눈길이 들어오지만 우연이 겹치면서 장병태의 아산 백호 행세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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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같은 집에 사는 어렸을 때 장병태를 많이 때렸던 박지영(이선빈 분)이 부모님 몰래 부여 흑거미라는 대단한 싸움꾼으로 활약합니다. 장병태는 언제까지 아산 백호 행세를 할까요? 이 재미가 쏠쏠합니다. 언젠가는 들키겠죠. 그런 조마조마함이 초반의 긴장과 재미를 이어줍니다. 그러다 진짜 아산백호가 돌아오는데 찐 아산 백호가 기억 상실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길게 끌지 않고 정경태가 기억을 찾으면서 드라마는 어디로 갈지 예측 불허입니다. 

 

보면서 여러 생각이 납니다. 2006년 개봉한 충청도 액션의 진수를 보인 <짝패>와 '왕자의 거지'를 모티브로 한 영화 <광해>도 생각나고 대단한 킬러가 기억 상실을 한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도 생각납니다. 그러나 아산 백호가 기억을 금방 찾으면서 이런 비슷함도 바로 지워버리네요. 비슷해도 좋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느낌도 상관없습니다. 재미있으면 됩니다. 재미있으려면 여러 가지의 익숙한 재료를 잘 섞어서 좀 더 맛있게 만들면 아류라고 생각하지 않죠. 

<소년시대>가 재미있는 이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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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89년 현실 고증을 통한 몰입감

 

이명우 감독과 제가 동갑이네요. 그래서 1989년 그 시절을 아주 잘 압니다. 건물이나 도로나 거리는 2023년이지만 최대한 1989년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경찰차, 버스, 구급차는 물론 화장실까지 완벽하게 재현했습니다. 위 장면 화장실이 바로 1989년 당시 표준 소변기였습니다. 집단 소변기였죠. 여기에 파리 잡는 끈끈이도 그시절 그 모습 그대로네요. 아주 아주 그 시대를 잘 담았고 이로 인해 한 순간 1989년으로 시간 이동 및 추억의 상자가 열립니다. 비엔나커피 마시던 80년대 90년대가 가끔 그리웠는데 제대로 그 시절을 잘 담고 있네요. 

 

다만 찌질이라는 단어는 1989년에 없었습니다. 찌질이라는 단어는 90년대 후반 온라인에서 나온 단어죠. 당시는 쭈굴이가 더 어울립니다. 이런 점만 빼면 당시를 너무 잘 담았네요. 

2. 유쾌한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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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큽니다. 이게 커요. 웃음이 사라진 세상 같은 요즘입니다. 정말 웃을 일도 없고 웃겨주는 것도 많지 않습니다. 이와중에 오래간만에 웃기는 드라마가 나왔네요. 온통 스릴러나 공포물 액션물만 가득한데 정말 대차게 웃겨주네요.

 

웃기는 이유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입니다. 영화 <짝패>에서 이범수의 찰진 충청도 사투리는 참 푸근한데 행동은 조폭이라서 그 부조화에서 나오는 잔잔한 웃음이 좋습니다. <소년시대>는 츤데레와 돌려서 말하는 충청도 사투리의 은근히 재미있는 입담이 잘 담긴 재미있는 대사가 참 많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사투리를 처음 보는 배우들의 야무진 연기가 연결되니 몰입감이 장난 없습니다. 80년대를 가장 잘 담은 영화는 <품행제로>의 충청도 버전 느낌도 납니다. 

 

처음에는 불안 불안 했습니다. 아산 백호로 오해받고 호랑이 행세를 하던 장병태의 설정이 10부까지 이어가기 어렵죠. 그래서 초반 좀 재미있다가 별로일 줄 알았더니 이런 설정을 중반에 살짝 바꾸면서 계속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여기에 박지영이라는 부여 흑거미 캐릭터와 비슷한 초식동물 캐릭터들과 학교 일진(불량 서클)과의 이야기 등등 80년대 후반 고등학교의 흔한 생태계를 잘 보여줍니다. 학창 시절을 배경으로 한 유쾌한 시나리오가 <소년시대>의 핵심 재미입니다. 

 

3. 임시완을 비록한 배우들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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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임시완이 주연이라고 해서 안 봤습니다. 기대도 안 했죠. 그런데 입소문이 꽤 좋더라고요. 임시완인데?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이돌 출신의 배우 중 가장 잘 나가는 배우이지만 저에게는 장그래일뿐입니다. 그런데 놀랬습니다. 임시완이 이렇게 연기를 잘한다고? 여기서 잘한다고는 다른 역할도 잘한다고입니다. 배우들을 보면 한 캐릭터에 매몰되어 버린 배우들이 있어요. 그게 크게 나쁜 건 아닙니다. 특정 분야의 연기를 잘하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죠. 

 

다만 여러 캐릭터를 모두 잘 연기하면 출연 기회가 더 늘어나겠죠. 임시완을 왜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 들었고 중간에 춤 추는 구간에서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도 들었지만 그러기엔 연기가 너무 좋네요. 충청도 사투리도 엄청 잘하면서도 찌질이 연기도 참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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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다양한 조연 배우들의 연기가 맞춤 캐릭터라고 할 정도로 모두 잘 살아 있습니다. 이런 청춘물은 조연 캐릭터가 잘 살아야 하는데 아주 선명하고 또렷하고 잘 살아 있습니다. 어디서 이런 배우들을 섭외했을까 할 정도로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중 가장 유쾌하고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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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산 백호 역을 연기하는 이시우는 독한 눈빛과 부드러운 눈빛 모두를 가진 매력적인 배우로 앞으로 기대가 무척 큰 배우입니다. 이 배우 정말 정말 올해의 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매혹적이네요. 이외에도 부여 흑거미의 이선빈과 부여 소피마르소인 강선화 연기를 하는 강혜원 그리고 옆집에 사는 장병태의 비밀을 알고 있는 조호석 역의 이상진 등등 참 좋은 배우드가 많네요. 제가 지면상 등등으로 했지만 좋은 배우들이 참 많아요. 아! 이분은 꼭 거론해야 하는데 MBC 라스에서 충청도 사투리로 대박을 친 장병태 아버지로 나오는 장학수를 연기한 서현철 배우의 찰진 충청도 사투리 연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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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버하지 않고 진득한 웃음을 만들어내는 연출

 

이명우 감독은 SBS의 <열혈사제>를 연출한 감독입니다. 이 감독은 웃음 포인트를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열혈사제>는 다소 오버하는 느낌도 들었지만 <소년시대>는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피식피식 웃음을 피어나게 하는 구간이 너무 많아서 좋네요. 코미디 연출력은 국내 탑 클래스네요. 2 연타석 장외 홈런을 치는 이 이명우 감독을 쿠팡플레이가 아주 잘 섭외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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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시절 우리들의 모습들

 

이는 제 또래들만 느낄 수 있는 공감일 겁니다. 89년 그 추억의 앨범을 꺼내게 하는 힘이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시대물이 인기나 높은 건 그 시절을 안 살아 본 분들도 공감할 수 있습니다. 가수 김태원 말대로 건물과 도로와 물건들만 바뀌었지 사람 사는 건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누구에게는 추억팔이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아주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극찬만 했네요. 뭐 후반에 좀 힘이 떨어진다는 소리가 있어서 재미 보정을 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4화까지는 올해 본 드라마중 가장 많이 웃은 드라마이고 연말 우울한 일과 소식만 가득했는데 <소년시대> 덕분에 희미하게나마 웃고 살게 되었네요. 고마운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가 본받아야 할 부문이기도 하죠. 피 대신 웃음 좀 만들어주길 바라요. 쿠팡플레이는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꾸준히 이런 퀄리티의 드라마를 만든다면 와우 회원 가입하기 위해서 쿠팡 이용할 일이 늘어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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